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 무루의 어른을 위한 그림책 읽기
무루(박서영)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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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이들면 자연스럽게 드는 질문이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인생은 왜 살지? 무루 저자도 비슷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 같다. 나와 비슷한 동년배로서 삶의 방식이나 태도도 유사하다. 나도 비혼지향?이고 비건지향이다. 온전한 프리랜서는 아니지만 앞으로 남은 인생은 그렇게 살고 싶다. 내가 내 일의 주인인 삶. 지금까지는 조직생활하면서 배울 건 다 배웠고 주5일 근무는 정말 내 체질이 아니다. 물론 프리랜서라고 해서 규칙적인 생활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내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다.


역시 그림책 전문가답게 다양한 그림책을 소개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 읽은 것도 있지만 처음 들어본 작가들도 많다.

뒤에 부록으로 소개된 그림책 목록이 있으니 거기에 나온 책들을 다 한 번 찾아봐야겠다.


프리랜서로 오래 산 사람들의 고민은 고립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커뮤니티도 만들고 모임도 적극 참여한다. 한수희 작가의 팬이라 수요드로잉 모임도 일부러 안양까지 갔다. 동네 단골집도 만들고. 도시가 아니면 예전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살았을 텐데. 그래서 저자는 '도시 생활에서 지속가능한 자급자족을 위해 즐겁고 유용한 삶의 기술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모임을 만들었다. 5년 동안 이어 왔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사업도 시작하게 되었다.(이상한 일상 그림책 번역사업) 문화마을 사업에서 가드너로 참여하기도 하고, 열두 달 식탁을 꾸리기도 했다. 나도 이런 모임을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 한 때 나도 , 지금도 그렇지만 자급자족을 꿈꾸기도 한다.


한 곳에 정착할 나이가 이제 되었나 보다. 나도 예전에는 전 세계를 돌며 살고 싶었는데 이제는 내가 마음에 드는 집, 동네, 카페, 공원이 더 중요하다. 그곳들을 지키는 것이 더 소중해졌다. 아쉽게도 아직 내가 마음에 드는 동네는 못 찾았다. 정원이 달린 집에 살고 싶은데....언제쯤 이루어질지.


나는 어떤 노인이 되고 싶은가? 일단 공감할 수 있는 노인이었으면 좋겠고, 잘못된 일을 봤을 때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노인이었으면 좋겠다. 고민이 있을 때 동네 아이든, 어른이든 찾아와 차 한잔 같이 마시고 싶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살고 싶다.

 


그래서 이게 다 쓸데없는 짓이었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아무것도 되지 않는 동안에도 사는 게 꽤 재미있었다. 하고 싶은 것이 계속 생겨났고, 오래된 삽질의 결과로 뜻밖의 기회들이 속속 찾아왔다. 다시 덮은 구덩이 곳곳에 어떤 씨앗들이 나도 모르게 심어졌다는 사실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알게 되었다. 증명할 길은 없으나 분명 오래전 내가 판 구덩이에서 난 싹임을 나는 알아볼 수 있다.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경험, 결과를 담보하지 않는 순수한 몰입, 외부의 반응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이것이 삽질의 조건이다. 실컷 빠져들 만큼 재밌다는 점이 놀이하고도 닮았다. 이게 얼마나 재미있는지는 직접 해봐야 한다. 구경꾼은 절대로 그 맛을 알 수 없다. - P30

오해받는 사람이 제일 좋다. 섬 위의 주먹.엘리즈 퐁트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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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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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읽으면서는 예측 가능한 결론일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마지막 Y와 N의 경우가 놀랍다.

오랜만에 잘 만든 판타지 이야기, 시간 여행 이야기를 만났다.

어린이 성폭행이라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청소년의 시각으로 묵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청소년에게 위저드 베이커리 점장과 같은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좀 덜 불행한 사회가 될 텐데...

세상이 너무 무섭고 비극적이라 책 속에서나마 해피 엔딩이길 바란다.

주인공 6살 때 청량리역에서 어머니에게 버려진다. 그 때 주머니 속에 있던 대보름빵을 먹고 쓰러진다. 지나가던 선량한 시민들이 그를 구하고 그는 집에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불화와 어쩜 그가 소아성애자인 걸 알았는지, 바람핀 것 때문인지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맞이하게 된 계모와 이복동생. 계모도 결코 좋은 어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무리 초등학교 교사여도. (아버지 직업이 장난감 회사 간부라는 것도 통찰력 있는 설정이라고 본다. 검사가 얘기 하듯이 어린이 성폭력 가해자의 75 프로는 아는 사람. 동네 사람이 38프로, 친척이 19프로, 교육기관 관계자가 17프로. 그래서 오히려 아동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을 더 조심해야 된다는 업계 통계도 있다.) 결국 집에 쫓겨나게 된 주인공은 피신처로 삼은 곳이 24시간 오픈한 위저드 베이커리.

 

저자는 오히려 가족보다 이웃이 더 도움이 되는 세상을 보여준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가 보다. 분명히 가족만으로 사회는 유지되지 않는다.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리고 가족 내에서 항상 가장 약한 존재를 희생자로 삼는다. 대부분 여성이나 아동이다. 


결국 주인공에게 두 가지 미래가 주어진다. 어떤 미래든 주인공은 도움이 있었기에 잘 해결이 된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이런 도움의 손길이 있었으면 좋겠다. 타임 리와인더, 부두인형 등이 필요없는 세상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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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미술관 SLEEP 내 곁에 미술관
샤나 고잔스키 지음, 슬기 (Red Velvet)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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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미술관 시리즈 : 사랑, 행복, 잠이 있다. 잠은 잠을 주제로 한 그림들을 엮어 놨다.

한 주제로 그림을 묶은 게 새롭다. 일단 양장본 보드북이라 엄청 두껍고 견고하다. 처음 알게 된 화가도 있고 유명한 화가 중에서 처음 본 그림들도 많았다. 그래서 더 즐겁다. 새로운 그림들을 알아가는 재미. 뭉크, 칸딘스키, 호크니, 해링, 반 고흐. 




선물로 이쁜 엽서와 냉장고 마그넷도 딸려 왔다. <할리우드 슬립> (장 콕토), <쌍둥이>(조던 카스틸)  <잠자는 여인이 있는 정물> (앙리 마티스) <누워서 책 읽는 소녀>(에드가 드가) <잠자는 집시> (앙리 루소)<얕고 깊은 것> (바실리 칸딘스키) <잠자리에 든 소녀> (존 커린)  <리스닝 룸> (르네 마그리트) <맴> (파올라 파비)

요즘 미술관도 못 가는데 이렇게 나마 취미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서 기쁘다. 

그림 하나하나에 배경 설명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아무 정보 없이 제목과 화가만 주어지고 그림을 감사하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뒤 도판 목록에는 연도, 소장 위치 등이 나와 있다.



다만 한국 작가 작품이 없는 건 조금 아쉬웠다. (일본 작가 작품들은 꽤 있으면서) 외국 저자라 그럴 수 있지만 샤나 고잔스키를 한국에 초대하고 싶네...

내 곁에 미술관 시리즈 SLEEP를 보고 나니, 다른 시리즈(Love, Happiness)도 찾아보고 싶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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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신예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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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잘 지었다. 나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 꿈을 물어보면 '지속가능한 백수'였다. 그때는 한창 직장생활을 할 때다. 

지금은 답이 살짝 바뀌었다. 지금은 '지속가능한 프리랜서'다. 조직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내 힘으로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지가 늘 고민이었다. 지금도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N잡러가 되기 위해 노력중이라는 얘기다.


신예희 저자는 20년 차 프리랜서다. 20대부터 프리랜서였다니 대단하다. 그래서인지 나와 비슷한 부분도 있고 많이 다른 부분도 있다. 일단 휴식에 대해서 역시 직장인과 프리랜서의 차이가 있나보다. 난 여행은 무조건 휴식 타임. 절대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월급에 익숙하다 보니 솔직히 집의 소중함을 잘 몰랐다. 물론 자취생활도 그리 오래하지 않아서 그럴 것 같다. 하지만 40대가 되니 자가의 소중함을 느낀다. 물론 청약저축은 진작 들어났지만 써먹지는 못하고 있다. 그냥 30대 때 뭐라도 사놓을 걸. 그래서 저자는 돈지랄하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아마 젊었을 때부터 대출도 하고 그래서 돈 갚는데 혼신을 다해서 그렇지 않을까? 난 직장생활하면서 빚이 생기면 못 그만둘 것 같아 빚낼 생각이 없었는데....이게 직장인 마인드와 프리랜서 마인드의 차이일까? 자신의 힘으로 번 돈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빚도 질 수 있다는 게. 아무튼 경제에 대한 개념은 나도 좀 반성한다. 연금보험이라도 빨리 들어야지. 


결국 지속가능한 백수로 살기 위해서는 이것 저것 여러 일을 해야된다는 얘기 같다. 휴식도 취하고 '가성비' 따지는 일은 하지 말고, 퇴근도 제대로 하고...그래도 이런 선배가 있다니 반갑다. 앞으로 동지들을 여러 만들고 싶다. 


오히려 20년 동안 겪은 에피소드들이 재밌었다. 사모님이 아닌 사장님, (우리는 남을 부르는 호칭이 참 빈약하다. 아줌마, 아가씨, 이모 대신 쓸 수 있는 호칭 좀 제발 만듭시다. 아님 모든 사람을 대표라고 부르던지. 자기 인생의 대표니까? ㅎㅎ) 불행배틀에 대한 일화, 20대 때 갑질당한 거, 어렸을 때 배우고 싶은 그림 대신 피아노 배운 거 등 공감가는 경험들이 참 많았다.


모르는 사이, 나는 나를 고립시켰다.

나도 경계하게 되는 말이다. 조직생활 할 때는 몰랐지만, 나이 들면서 점점 인간 관계는 좁아지고 굳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싶지도 않을 때가 많다. 그런데 내가 프리랜서라면? 정말 더 고립될 것 같다. 그렇지 않기 위해 연대하고 어울리도록 노력해야할 것 같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대부분 맨땅에 냅다 헤딩하듯 배운 것이고, 이젠 그걸 즐겁게 써먹을 때다.

프리랜서 20년 차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나는 오히려 10년 넘게 해오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개척중이다. 나도 10년 뒤 이런 자부심이 생기면 좋겠다.

원하는 게 확실한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고, 그걸 향해 걸어가는 사람은 더 드물다. 나도 요즘 이걸 느낀다. 주변에 자신이 진정 뭘 원하고 싶은지 몰라서 계속 싫어하는 직장을 다니는 사람을 많이 봤다. 그런 의미에서 다행이다. 난 내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어서. 하지만 알고 있는 거랑 실천하는 건 정말 별개의 문제인 듯;;;


남에게 보여줄 일 없는, 내가 나에게 제출하는 자기 소개서. 어떤 교육을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이 받았는지, 일과 관계 있든 없든 나 스스로 좋아서 공부한 것이 있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지금 하는 일은 언제부터 어떻게 해왔는지, 경력은 얼마나 되었고, 그동안 어떤 크고 작은 성과를 올렸는지, 특히 뿌드한 건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 유난히 약한 부분, 나를 지금 괴롭히는 고민

일을 통해 경제적 자립이 목표지 자아 실현은 아님.
당신은 온전히 홀로 30대를 보내고 40대를 맞이한 경험이 있는가? 온전한 당신만의 공간을 꾸리고 지킨 경험이 있는가? 그 속에서 고독을 느끼고, 때론 그걸 즐기고, 때론 그걸 떨쳐본 경험은?
내가 안 하면 아무도 대신 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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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마스터! 성공 창업을 위한 실전 세무 - 목차만 봐도 절세할 수 있다
김동오 지음 / 다온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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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물론 요즘 창업도 많이 하지만, 실제로 내 주변에서 제대로 창업한 사람은 별로 없다.

사업자등록만 하고 운영을 안 하거나, 겁도 없이 부동산부터 계약하고 보는 사람들뿐이다.

요즘 창업동아리도 기웃거리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교육도 듣고 있다.

<1일 마스터! 성공 창업을 위한 실전 세무>는 내가 궁금했던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가령 개인사업이 좋을지 법인사업이 좋을지, 간이 과세자가 좋을지 일반 과세자가 좋을지, 부가기치세 신고와 원천세 신고가 왜 중요한지, 세금 계산서와 계산서의 차이가 뭔지 등등.



그리고 동업에 대한 팁도 도움이 되었다. 무조건 동업 계약서를 쓰고 공증을 받을 것. 동업하면 유리한 점이 많다고 한다. 특히 절세 관점에서. 

나도 1인 기업보다 동업으로 시작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반드시 계약서부터 준비해야지.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아주 꼼꼼한 질문들에 대한 답도 준비되어 있다. 가령 배우자에게 급여 제공시 지켜야할 사항이라든지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하기, 아르바이트생 급여 신고하기 등. 그리고 소득공제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와 있다. 비과세 되는 연금저축 상품을 빨리 가입해야겠다. 




내년에는 사회적기업이든 협동조합이든 시작할 생각이 있는데, 시작 전에 이 책을 꼼꼼히 읽어봐야겠다.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창업은 꿈도 꾸지 마라!


책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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