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신예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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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잘 지었다. 나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 꿈을 물어보면 '지속가능한 백수'였다. 그때는 한창 직장생활을 할 때다. 

지금은 답이 살짝 바뀌었다. 지금은 '지속가능한 프리랜서'다. 조직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내 힘으로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지가 늘 고민이었다. 지금도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N잡러가 되기 위해 노력중이라는 얘기다.


신예희 저자는 20년 차 프리랜서다. 20대부터 프리랜서였다니 대단하다. 그래서인지 나와 비슷한 부분도 있고 많이 다른 부분도 있다. 일단 휴식에 대해서 역시 직장인과 프리랜서의 차이가 있나보다. 난 여행은 무조건 휴식 타임. 절대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월급에 익숙하다 보니 솔직히 집의 소중함을 잘 몰랐다. 물론 자취생활도 그리 오래하지 않아서 그럴 것 같다. 하지만 40대가 되니 자가의 소중함을 느낀다. 물론 청약저축은 진작 들어났지만 써먹지는 못하고 있다. 그냥 30대 때 뭐라도 사놓을 걸. 그래서 저자는 돈지랄하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아마 젊었을 때부터 대출도 하고 그래서 돈 갚는데 혼신을 다해서 그렇지 않을까? 난 직장생활하면서 빚이 생기면 못 그만둘 것 같아 빚낼 생각이 없었는데....이게 직장인 마인드와 프리랜서 마인드의 차이일까? 자신의 힘으로 번 돈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빚도 질 수 있다는 게. 아무튼 경제에 대한 개념은 나도 좀 반성한다. 연금보험이라도 빨리 들어야지. 


결국 지속가능한 백수로 살기 위해서는 이것 저것 여러 일을 해야된다는 얘기 같다. 휴식도 취하고 '가성비' 따지는 일은 하지 말고, 퇴근도 제대로 하고...그래도 이런 선배가 있다니 반갑다. 앞으로 동지들을 여러 만들고 싶다. 


오히려 20년 동안 겪은 에피소드들이 재밌었다. 사모님이 아닌 사장님, (우리는 남을 부르는 호칭이 참 빈약하다. 아줌마, 아가씨, 이모 대신 쓸 수 있는 호칭 좀 제발 만듭시다. 아님 모든 사람을 대표라고 부르던지. 자기 인생의 대표니까? ㅎㅎ) 불행배틀에 대한 일화, 20대 때 갑질당한 거, 어렸을 때 배우고 싶은 그림 대신 피아노 배운 거 등 공감가는 경험들이 참 많았다.


모르는 사이, 나는 나를 고립시켰다.

나도 경계하게 되는 말이다. 조직생활 할 때는 몰랐지만, 나이 들면서 점점 인간 관계는 좁아지고 굳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싶지도 않을 때가 많다. 그런데 내가 프리랜서라면? 정말 더 고립될 것 같다. 그렇지 않기 위해 연대하고 어울리도록 노력해야할 것 같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대부분 맨땅에 냅다 헤딩하듯 배운 것이고, 이젠 그걸 즐겁게 써먹을 때다.

프리랜서 20년 차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나는 오히려 10년 넘게 해오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개척중이다. 나도 10년 뒤 이런 자부심이 생기면 좋겠다.

원하는 게 확실한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고, 그걸 향해 걸어가는 사람은 더 드물다. 나도 요즘 이걸 느낀다. 주변에 자신이 진정 뭘 원하고 싶은지 몰라서 계속 싫어하는 직장을 다니는 사람을 많이 봤다. 그런 의미에서 다행이다. 난 내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어서. 하지만 알고 있는 거랑 실천하는 건 정말 별개의 문제인 듯;;;


남에게 보여줄 일 없는, 내가 나에게 제출하는 자기 소개서. 어떤 교육을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이 받았는지, 일과 관계 있든 없든 나 스스로 좋아서 공부한 것이 있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지금 하는 일은 언제부터 어떻게 해왔는지, 경력은 얼마나 되었고, 그동안 어떤 크고 작은 성과를 올렸는지, 특히 뿌드한 건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 유난히 약한 부분, 나를 지금 괴롭히는 고민

일을 통해 경제적 자립이 목표지 자아 실현은 아님.
당신은 온전히 홀로 30대를 보내고 40대를 맞이한 경험이 있는가? 온전한 당신만의 공간을 꾸리고 지킨 경험이 있는가? 그 속에서 고독을 느끼고, 때론 그걸 즐기고, 때론 그걸 떨쳐본 경험은?
내가 안 하면 아무도 대신 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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