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일공일삼 6
페터 헤르틀링 지음, 페터 크노르 그림, 박양규 옮김 / 비룡소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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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아가 된 칼레를 돌보는 할머니. 둘의 나이차는 60년. 

할머니는 칼레를 위해서라도 젊게 건강하게 살려고 한다.


페터 헤르틀링 작가는 1933년생인데 1976년(43세)에 이 책으로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받았다.

유치원 들어가기 전에 칼레는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자 가난한 할머니가 손주를 맡는다. 

고아 연금 받는 것도 쉽지 않고, 손주의 학교 숙제도 할머니는 제대로 봐주지 못한다. 

하지만 손주 덕분에 성격도 더 유해지고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칼레 저 녀석을 데리고 양로원에 갔따 오길 아주 잘 했어. 나도 처음엔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어. 그다지 있을 만한 곳은 아니니까. 내가 그렇게 늙었다는 생각도 아직은 들지 않아. 

아마 칼레 덕분일 거야. 저 녀석을 키우지 않았더라면 만날 앓는 소리나 하면서 이웃 사람들을 괴롭혔겠지. 그러니까 칼레는 내 보약이야. (1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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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0가지 - 믿음·이해·수행·깨달음
이일야 지음 / 불광출판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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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대불교신문>에 연재한 원고를 엮은 것이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믿음의 길로 불교의 다양한 신앙체계를 다룬다. 2장 이해의 길에서는 근본불교와 대승불교의 가르침을 역사적으로 살펴본다. 3장 닦음의 길에서는 불교의 수행 체계를 다루었다. 4장 깨침의 길은 불교의 다양한 종파를 다룬다. 내가 궁금했던 질문들에 답이 거의 다 들어있다.


몇 년 전에 위파사나 묵언 수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위파사나와 불교 수행의 관계가 궁금했었다. 단순히 명상이라 생각했는데 싯다르타는 위빠사나를 통해 깨침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수행법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다. 당시 위빠사나 수행을 했을 때 호흡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호흡 조절만 되도 수행이 가능하다고.


인도/네팔에서 불교가 시작했는데 왜 소멸했는지도 다루고 있다.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불교는 외적으로 이슬람의 무력에 파괴되었고 내적으로 정체성을 상실함으로써 힌두교에 무너졌다. 불교와 같은 시대에 발생했던 자이나교는 지금까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힌두교에서는 수많은 신들을 숭배한다. 창조의 신 브라흐마, 유지의 신 비슈누, 죽음의 신 시바를 가장 선호한다. 유지의 신 비슈누는 물고기나 거북이 왕자 등 열 가지 모습으로 자신을 나타내는데, 그 중 한 명이 바로 석가모니 붓다였다. 즉 인도인에게 역사적 붓다는 비슈누 신의 아바타였던 것이다.  이렇게 불교는 힌두교의 일부분으로 전락하고 만다.


원불교가 불교인지 아닌지도 궁금했다. 결과적으로는 원불교는 스스로 불교이기를 거부했다.


그밖에도 필요한 부분을 골라서 읽을 수 있고 순서대로 읽어도 무방하다.

불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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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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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소설보다 작가의 말이 더 공감이 됐다.

이스터에그 설명도 좋았고, 일 다니며 몰래 소설을 쓴 작가의 고백도 신선했다.

작가는 직장 생활을 10년 했다고 한다. 어쩐지 글을 읽으며 내공이 느껴졌다.

소설을 쓰는 일, 그건 내 오래고 오랜 비밀이었다.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이상하게 부끄러웠따. 절친한 친구나 가족에게조차, 소설을 쓴다는 사실을 꼭꼭 숨겨왔다.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신나게 웃고 떠들다가도, 내게는 너무나 중요한 나의 일부를 이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내가 자초한 일이면서도 한없이 외로웠다.

소설가로 데뷔하고 나서 가장 신기했던 일은, 더 이상 혼자 쓰고 혼자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단 한명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내 글이 가닿는다는 것이었다. 무섭기도 하지만, 오래 바라왔던 일이다.”

장류진 작가의 첫 단편집은 8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1.     잘 살겠습니다 :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빛나 언니와 주인공 같은 사람은 누구나 알 것이다. 개인 메일을 써야 하는데 전체 메일로 회신해서 낭패 본 이야기, 청첩장을 받고도 오지 않아 서운한 이야기, 계산적으로 결혼식 선물을 고르는 마음, 진부한 마음으로 선물 했는데 상대방은 감격해서 프로필에 올린 이야기 등등 너무 익숙해서 놀랍다. 아마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사람들도 공감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2.     일의 기쁨과 슬픔: 중고마켓(우동마켓)이라는 소재와 또라이 상사를 정말 잘 접목했다. 판교 테크노밸리라는 공간, 거북이알의 사연, 또라이 상사, 감정 티 내는 천재앱 개발자, 월급을 포인트로 주는 또라이 회사(분명 노동청에 신고하면 걸릴 텐데). 분명 법이 없었으면 이렇게 행동할 상사들이 얼마나 많을까? 갑질의 끝판왕.

3.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가장 공감이 안 갔던 단편이다. 썸을 탔던 회사 동료, 여자가 사별하자 일본으로 이사 가고, 그 여자를 만나러 가는 옛 직장 동료의 이야기

4.      다소 낮음: 냉장고송과 유튜브 스타를 교묘하게 접목했다. 결국 위로 받은 존재가 반려견이라는 사실이 좋았다.

5.     도움의 손길: 가사도우미 아줌마를 부르는 신혼 부부의 이야기. 실제로 내 주변에서도 앱으로 청소 도우미를 부르는 사례들이 많아 공감이 더 갔다. 시각의 차이 때문인지, 입장의 차이 때문인지 두 여성의 상황이 다 공감이 갔다.

6.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출근하기 전 몇 시간을 참 박진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7.     새벽의 방문자들: 오페스텔에 성매매에 대해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작가는 거기에 착안한 모양이다. 주인공과 헤어졌던 엑스가 성매매하러 오는 손님이었다는 설정은 조금 진부했지만 건너편 동으로 찾아가는 설정은 신선했다.

8.     탐페레 공항: 여행지에서 우연히 스친 사람과의 인연. 누구나 있을 것 같다. 가끔 생각나는 사람. 연락을 주저하는 사람.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보고 싶은 사람은 먼저 연락하라는 것을 잘 말해주는 단편이다. 정말 시간은 상대적이다. 10년이 1년보다 짧게 느껴지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일의 기쁨과 슬픔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당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가 부럽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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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도깨비 좋은꿈어린이 10
이상배 지음, 김문주 그림 / 좋은꿈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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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손때가 묻고 친하게 지내다 보니 신령스러운 물건이 된 거야

세상 모든 물건에는 본디부터 정령이라는 게 있다고 해.

푸른색 잉크의 만년필

혼령

몽당비의 정령

두엄자리

칠흑 같은 그믐밤

허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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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 창비청소년문학 73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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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의 단편으로 구성됐다. <이어폰>은 단편이라기보다는 중편에 가깝다.

가장 기억에 남은 단편은 <아는 사람>. 과외선생님과 학생에게 성폭행 당하는 이야기다. 정말 끔찍하다. 이걸 쓰는 작가도 힘들었을 것 같다.

원래 5명(여자 4, 남자 1)이 함께 과외를 했는데, 어느날 주인공 나 빼고 여자들이 다 나가버렸다. 하지만 주인공은 오히려 두 명만 과외를 받아서 더 자세히 물어볼 수 있어 좋아했다. 어느 날 과외선생님이 휴가가고, 주인공과 남자애만 오피스텔에서 모이게 되었는데, 남자는 약을 타고 강간을 했다. 알고 보니 과외 선생과 모의해서 앞의 3명의 여자아이들에게도 똑같은 짓을 했다. 동영상 촬영하고 협박하고 주인공을 풀어준다. 주인공은 나오자마자 엄마에게 전화해 경찰에 신고한다. 힘들고 괴로운 내용을 담담하게 끌고 나간다. 

너는 끝났지? 나는 시작이다.


<이어폰>은 엄마의 죽음을 옆에서 겪고도 이어폰 때문에 전혀 듣지 못해 구하지 못한 아들 이야기다. 힘든 상황을 할머니와 고모가 옆에서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설정이 감동적이다. 철이 없는 아빠의 트라우마도 쉽게 풀리진 않겠지만, 짊어 지고 살아야할 무게다. 


<고드름>은 서술 방식이 특이하다. 따옴표 없이 쭉 서술한다. 그래서 조금 불편하다. 세 명의 친구가 가상으로 살인을 모의하는데, 이걸 옆에서 들은 아저씨가 진짜인 줄 알고 신고하는 내용이다.


<그녀>는 남학생 나의 입장에서 할아버지 장례시에 갔다가 만나게 된 같은 반 여학생(유급해서 누나) '그녀' 관찰기다. 돼지를 키운 농가에서 머물기 때문에 돼지할머니와 둘이서 산다. 미진이는 어떤 사연으로 시골에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할말 하고 쓸데없이 참견하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일침을 가하는 모습이 시원하다.


<미진이>는 <그녀>에나온 그녀다. 어떻게 해서 미진이가 할머니와 살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우울증에 걸린 엄마와 힘들어하는 아빠를 피해 할머니댁으로 온 것이다. 자신에게 모진 말을 하는 엄마 때문에 가출했지만 의지할 친구 한 명도 없는 미진. 학교 그만둔다고 해도 말리지 않는 아빠. 엄마 아빠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느낀 미진. 


결과적으로 완성된 사람들 겉으로 흉내만 냈지. 그들이 병신같이 몰두하는 과정은 병신처럼 무시하고. 그런데 넌, 병신처럼 몰두해도 안 돼. 그냥 평범한 애거든. 너 전혀 특별한 사람 아니야. 명심해. 


<만두>는 만두가게를 하는 ㅇ머마와 딸 이야기다. 엄마와 하반신 마지된 아저씨를 불쌍히 여기는 지난가는 손님의 말을 듣고 열받아 접시를 던진다. 


<파란 아이>는 죽은 누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중학생 황선우 이야기다. 누나가 아기일 때 목욕탕에서 익사한다. 동생 선우는 신기하게 입술이 파랗다. 그래서 '파란 아이'라고 불린다. 누나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된 선우는 대신 은우라는 이름을 스스로 정한다. 방학 때는 할머니가 있는 시골에 왔다가, 친구 동아가 놀러오면서 친구의 다른 면을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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