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을 마무리한 피로감. (작아서 넘어갔지만 신경이 쓰이는 실수가 있었다는 자괴감 포함)
-이번에 일하면서 받은 각별한 스트레스의 잔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끝났으니 매우 속 시원함.
-지혜(그것이 판단력, 자제력, 관대함, 용기를 포함하는 것이라면) 매우 부족.
-방탕한 생활로 인한 체력 저하.
-하지만 속으론 스스로를 너무 닦아세운 듯한 생각에, 그냥 막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마음.
▶ 바람은 이렇습니다;
-기운이 넘치는, 신나는 음악이면 좋겠습니다. 용기가 나게요.
-겨울을 준비하는 다정하고 따뜻한 음악도 환영합니다.
-위로를 주면 좋겠습니다만, 그러다 마음이 약해지는 것은 곤란합니다.
-지금껏 못 들어본 사람(혹은 악기)의 음악이면 더 좋겠습니다.
-베토벤의 교향곡들과 바흐의 첼로곡들, 리쌍과 MC 스나이퍼의 신보 들이 궁금합니다.
▶ 참고로 저는 지난 한달, 이 두 음반의 힘으로 버텼습니다.
기돈 크레머, 모짜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전곡집
일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기분을 좋게 해주고 심지어 뭔가 영감을 주기까지 하는 음악으로 모짜르트 만한 것이 있을까요? 게다가 기돈 크레머와 그의 젊은(!) 동료들의 기운찬 연주들이 좋고, 음, 부끄러운 일이지만, 왜, 현란한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음, 내가 음악을 아무리 모른다 해도, '아, 연주 참 잘한다'고 말하게 되는데, 음, 그런 어떤 아는 척이 주는 속물적인 쾌감이 하하하하하;;;; (네, 전 이런 사람이에요.)
미카, "아는 게 너무 많았던 소년"
저에게 미카를 처음 알려준 다락방님을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좋아하게 만든 앨범입니다. 아, 노래 잘 하는 가수 어디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분이 있다면 냉큼 이 앨범을 내놓고 싶습니다. 왜 노래를 잘하는 분들은 다 발라드, 아니면 록, 아니면 인디.. 그럴까요? 이런 사실을 슬퍼하시는 분들께도 냉큼, 권하고 싶습니다. 세상에, 혹시 우리가 그의 가창력을 의심할까봐 라이브 CD까지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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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여러분, 도와주세요. 병이 나으면 신세는 꼭 갚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