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을 지켜 줘 키큰하늘 12
김서나경 지음, 임나운 옮김 / 잇츠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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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을 지켜줘! 중요하지 않은 비밀은 없어. 

 

남 얘기를 좋아하는 속성이 우리에게 있다. 두 사람이 모여서 한 사람 비밀을 잘근잘근 맛있게 퍼뜨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남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비밀을 전제로 이야기한다손 치더라도 언젠가는 주변에 퍼지기 마련이다. 세상에 비밀은 지켜질 수가 없다. 비밀은 지키라고 있는 것인데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쉽게 이야기한다면 그건 비밀이 아니다. 비밀이라고 얘기해 준 상대방에 대해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다. 비밀이라면 목에 칼이 들어오더라도 나 외에는 누구에게도 얘기해서는 안된다. 심지어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마지막까지 숨 죽이며 읽었다. 반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들 관계는 남학생들과 달리 미묘한 심리적 기류가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 친밀한 또래 관계 형성을 두세 명씩 그룹을 형성해서 오랫동안 관계를 맺는다.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관계 집단을 저마다 지니고 있다. 만약 이도 저도 아닌 홀로 동떨어져 있다면 학교 생활이 쉽지 않다. 학교를 작은 사회라고 말한다. 친구 관계 맺기가 참 중요하다. 학교 생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뤘다. 아니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만한 미묘한 갈등 관계를 긴장감의 끈을 놓지 않도록 이야기를 구성했다. 친구 관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집단에서 함께 읽고 토의하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 이야기다. 나 또한 얼마 전 비밀을 듣게 되었다. 직위 상 어쩔 수 없이 듣게 된 비밀이다. 교감이라는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한 가지는 인사를 다룬다는 점이다. 선생님들의 크고 작은 인적사항을 다룬다. 그중에 아주 중요한 비밀은 인비 즉 개인의 인적 사항에 대한 비밀로 취급한다. 교감의 직급 상관인 교장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상급 기관에 제출할 때에도 누가 뜯어보지 못하도록 단단히 밀봉해서 직접 서류를 챙겨 제출하기도 한다. 만약 인비가 새어 나갈 경우 대형 사고로 처리된다. 직원들의 인적 사항에 대한 비밀은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을 지키기 못하고 쉽게 발설하는 경우가 있다.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큰 잘못이다. 진심 어린 사과로도 상대방의 상처를 씻을 수 없다. 

 

상대방의 아픔을 진심으로 생각하다면 당연히 비밀은 지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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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산 패밀리 4 특서 어린이문학 9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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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자격

 

동물들 사이에서도 리더의 자격이 통용된다. 천개산에 들개들도 리더의 자격 조건을 안다. 리더란 자고로 구성원 하나하나 마음으로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아픔을 공감하고 슬퍼할 줄 알아야 한다. 똑똑한 것은 둘째다. 첫째는 개성이 다른 한 명 한 명을 이해하고 맞출 수 있는 넉넉한 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후보군들이 국가의 리더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리더란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지켜보며 누가 진짜 리더의 자격이 있는지 검증받아야 한다. 그들이 내뱉은 말들은 실수가 아니라 그들의 인격을 드러낸다. 덮으려고 해도 사람 됨됨이는 덮을 수가 없다. 감추려고 해도 언젠가는 드러난다. 

 

구성원들이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는 것만으로 리더십을 얻을 수 없다. 리더십은 본질에서 찾아야 한다. 먹고 사는 것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본질은 마음 깊숙한 곳에 있다.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은 것이다. 편함과 평안함은 다르다. 편함은 잠시 잠깐 일시적인 만족감에 불과하지만 평안함은 지속적이며 그 기저에 신뢰가 고요히 흐른다. 

 

리더는 구성원들을 믿고 신뢰해야 한다. 실수나 단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눈 감아주고 오히려 보이지 않는 장점과 선한 의도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리더의 눈빛에 이 모든 것이 드러난다. 말 한마디만 들어도 구성원들은 리더의 자격 여부를 판가름한다. 

 

나는 리더로서 자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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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액션 키큰하늘 10
노수미 지음, 해랑 그림 / 잇츠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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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아내 말을 들었어야 했다. 나름 아내를 도와준다고 아내 차에 주유를 하러 아침 일찍 그러니까 오전 6시에 지하 주차장에 내려갔다. 자동차 시동을 켜고 급할 것도 없는데 조급한 마음으로 지하 주차장 커브를 돌다가 그만 주차되어 있었던 자동차 범퍼를 치고 말았다.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데 기어코 내 고집대로 하려다 그만 남의 자동차 범퍼를. 사실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오다가 그랬으니 그리 세게 부딪친 것은 아니었다고 판단되었다. 어떻게 할까? 순간 망설여졌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그냥 지나칠까. 살짝 부딪친 것인데 설마 자동차에 충격을 많이 주었을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고민하다가 아내에게 이실직고를 하고 다시 지하주차장에 내려가 적힌 핸드폰 번호로 차주와 통화를 했다.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 사고 차량 접수도 하고. 

 

만약 그때 경미한 접촉 사고로 생각하고 그냥 전화를 하지 않고 모른 체했다면 어땠을까? 내 마음이 편했을까? 

 

거짓말은 나이와 상관없는 것 같다. 다 큰 나와 같은 사람도 순간 거짓말을 할까 고민했으니까 말이다. 정직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손해 볼 각오를 하는 것이고 정당하게 피해에 따른 보상을 지불한다는 뜻이다. 원래 상처가 되어 있었던 곳에 내가 살짝 부딪친 것뿐인데라는 서운한 생각이 들더라도 엄연히 내가 저지른 피해에 대해서는 피해자 측이 원하는 대로 처리하는 것이 정직한 행동이다. 순간 모른 체할까 하는 생각을 가진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거짓은 거짓을 낳는다. 거짓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거짓을 생산해 낼 수밖에 없다. 부끄럽고 후회가 되더라도 처음부터 사실대로 용서를 구하고 적절한 보상을 해 드리는 것이 거짓에 대항하는 삶이다. 거짓말은 표정에 드러난다. 남을 속일 수는 있더라도 자신을 속일 수 없다. 마음이 불편한 체 살아갈 수밖에 없다. 당장 금전적인 손해를 피한다손 치더라도 결국은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차라리 매도 먼저 맞는 것이 속 편하다고 잘못을 저질렀으면 고개를 숙이고 잘못을 시인하는 길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이 사고 이후로부터 나의 운전 스타일이 조신해졌다. 사고는 순간 일어난다. 서두를 때 발생할 확률이 높다. 느긋하게 생각하고 느긋하게 행동해야 할 나이다. 마음은 청춘인데 몸이 말을 안 듣는 떼다. 운동 신경도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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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왕 - 제1회 책읽는곰 어린이책 공모전 장편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 큰곰자리 고학년 1
곽영미 지음, 해랑 그림 / 책읽는곰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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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리더는 희생을 감수한다. 말뿐인 리더는 리더로서의 자격이 없다. 리더는 말로 자신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몸소 희생함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희생은 용기를 동반한다. 위험의 순간을 회피하지 않는다. 리더이기에 과감히 용기를 낸다.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길러진다. 훈련된다. 갑자기 리더가 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통해 리더로서의 감을 키워간다. 리더는 강요하지 않는다. 구성원들의 요청을 자발적으로 끌어낸다. 

 

들개왕 달의 이야기다. 진짜 대장은 따로 있었다. 대장이 가짜임을 알만한 이는 안다. 대장 노릇하기는 쉬워도 진짜 대장은 어렵다. 목숨을 걸어야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을 지키기 위해서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리더의 눈빛은 다르다. 눈빛에 꿈이 담겨 있다. 리더는 현실 너머의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현실에 매몰된 리더는 꿈을 꾸지 않는다. 편안함만 추구한다. 구성원들을 이용한다. 

 

평범한 사람도 꿈을 꾸면 리더가 될 수 있다. 들개왕 달처럼. 허황된 꿈이 아니다. 리더는 리더를 낳는다. 리더는 리더를 키워야 한다. 진정한 리더는 남을 성장시킨다. 부모라면 자녀들에게 본을 보여야 하고 직장의 리더라면 당연히 구성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리더를 보며 리더를 꿈꾸게 만들어야 한다. 반대로 리더를 보며 구성원들이 리더 되기를 꿈꾸지 않는다면 리더의 삶을 뒤돌아보아야 한다. 

 

곽영미 장편동화 들개왕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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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걷는 거 그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 산티아고 순례길 30일 걷기만 했는데 시리즈
나하나.김민지 지음 / 하나되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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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걷는 과정이 걷기의 목표라는 말에 공감한다. 산에 오르는 것도 정상에 다다르기 위한 것이 목표가 되는 순간 산행이 고행이 되지만 산자락을 따라 걷는 과정을 즐긴다면 쉼이 되며 나를 찾아가는 순간이 된다. 마라톤에 틈틈이 도전하고 있다. 달리기도 기록을 경신하기 위한 것이 목표가 되면 몸에 무리가 가지만 뛰는 것 자체를 즐기면 뛰는 과정이 회복의 시간이 된다.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다. 과정은 여유를 찾게 만든다. 과정은 사람을 보는 시선을 따듯하게 한다. 결과가 목적이 되면 나만을 위한 삶이 되지만 과정에 중심을 두면 타인을 위해 내 곁을 비워두게 된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무명의 사람들의 걷는 과정 자체가 목표이고 걸으면서 문제 해결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 

 

느긋하게 걷는 거 그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걷기의 진수는 느긋함에 있다. 삶의 묘미도 그렇지 않을까. 직장 안에서 서로 간 갈등이 생기는 이유도 느긋함이 없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기고 일에 매몰되는 이유는 목표 지향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렇다.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늘 조급함으로 일에 덤벼 든다. 나만 그러면 괜찮은데 은근히 직원들에게 눈치를 준다. 소위 말해서 꼰대 기질이다. 삶이란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생활의 스타일은 극히 개인적이다. 나에게 맞추라는 식으로 생활한다. 곁에 틈을 주지 않는다. 그래야만 더 많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는다. 목표를 이루면 그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끝없이 달려간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느긋하게 생활하는 거 그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목표보다는 과정에 의미를 둔다. 오래 걷기 위해서는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한다. 빨리 걷는 것은 한계가 있다. 느긋하게 생활하면 잃었던 것을 다시 회복하게 된다. 놓쳐던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된다. 마음을 느긋하게 갖는 것이 어찌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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