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여행 가 - 2023 문학나눔 선정도서 마루비 어린이 문학 15
김태호 지음, 이석구 그림 / 마루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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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봄은 찾아온다. 두꺼운 외투를 벗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몰려온다. 여전히 바람은 차지만 피부에 와닿는 느낌은 따스함이 점점 짙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을 움츠리며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다.

이제 학교만이 아이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되어 버렸다. 가정에서도 돌봐 줄 여력이 없는 아이들은 학교만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버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학교만 나와주면 그나마 안심이다. 책상에 엎어 하루 종일 자더라도 괜찮다. 학교 울타리 안에만 있어도 최소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 따뜻한 끼니를 먹일 수 있다. 적어도 선생님들의 애정 어린 눈길과 말 한마디라도 받을 수 있다. 학교는 이 시대 아이들을 키우는 최후의 보루다.

교육이 있기 전에 돌봄이 전제 조건이 되어 있어야 한다.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져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집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보금자리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 사랑으로 먼저 채워져야 한다. 따돌림으로부터 안전하게 보장받아야 한다. 학습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교육하기 전에 아이들의 심리적 정서적 안정이 필요한 이유다.

2026년부터는 전국적으로 학생 맞춤형 통합 지원이 전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교육이 이루어지기 전에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학력의 부진은 개인 탓이 아닌 학생 주변의 환경 탓이 크다. 든든한 어른이 곁에 부재하기 때문이다. 구호가 거창하게 외칠 게 아니다. 우리의 아이가 모두의 아이가 되도록 제도적 정비와 함께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아이들이 놓여 있는 참담한 현실을 김태호 작가의 『아이가 여행가』에서 읽을 수 있었다. 학생 맞춤형 통합 지원을 위해 아이들의 현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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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 - 주의 침탈 시대를 돌파하는 돌봄의 읽기를 위하여
전병근 지음 / 유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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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이 사람의 지능을 능가하고 있다. 인공 지능이 처리하는 지식의 양을 사람이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미 사람은 기억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가족 핸드폰 번호도 외우지 못한다. 검색하면 되니까. 편리한 세상을 살아간다. 그런데 그 편리함이 사람을 둔화시키고 있다. 아니 인공 지능의 노예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긴장해야 한다.

인공 지능과 사람의 지능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 분명히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지능이 있다. 바로 읽기 지능이다. 왜 읽어야 할까?

문자의 발명이 사람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듯이 지금은 인공 지능의 발명이 인류의 문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나가고 있다. 문자는 기억을 둔화시켰다. 인공 지능이 읽기를 둔화시키고 있듯이.

읽기는 인공 지능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의 무기다. 읽기는 단순히 문자를 읽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읽기란 사고와 관련이 있다. 소설 읽기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앞당겼듯이 읽기를 통해 사람의 지능은 고차원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특히 천천히 읽기, 깊이 읽기, 여유를 가지고 읽기는 차별화된 사람을 만들어갈 것이다.

앞으로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는 편리함을 넘어 아무것도 자율적으로 행하지 못하는 불편한 삶이 될 것이다. 반면에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지독하게 책을 읽어가는 사람의 미래는 인공 지능 시대에 아주 특별한 존재로 살아갈 것이다. 선택은 바로 여러분의 몫이다.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는 읽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의 희망적 미래를 그리며 더 나아가 읽기를 통해 사람들이 더불어 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간곡한 부탁을 하고 있다.

읽기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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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교육과정디자인연구소 지음 / 테크빌교육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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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의 입장에서 교사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선생님 학급은 마음이 푹 놓일 것 같다. 학생을 중심에 두고 자신만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부단히 애쓰는 선생님이라면 학급 관리는 말할 것도 없다. 학부모들도 그 선생님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선생님의 크고 작은 실수가 있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으실 것이다. 그 이유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관심이 남다르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학생의 특성을 생각하며 다양한 수업을 이끌어내며 선생님만의 특별한 교육과정이 아이들로 하여금 학교 가는 즐거움을 크게 만들기 때문에 소문을 내지 않더라도 저절로 향기가 나는 학급이 될 것이다. 

 

교사 교육과정은 교사 마음대로 자유롭게 운영하는 교육과정이 아니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과 지역 수준의 교육과정을 철저히 분석하고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특성, 학부모의 요구, 학생의 필요를 따라 교사가 직접 설계하는 교육과정이다. 선생님들은 새롭게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으신다. 학생에게 맞추는 교육과정 설계는 교사의 부단한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사 교육과정은 문서로서의 교육과정이 교사의 수업을 통해 생명력을 얻는 것이다. 지침이나 규정만 반영하는 수동적인 교육과정이 아니다. 법령에 의해 작성된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교사가 직접 자율성을 발휘한 교육과정이다. 

 

국가에서는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공통 기준만 제시한다. 세부 사항은 학교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수립한다. 교사들의 실천적인 교육과정이 교사 교육과정인 것이다. 학생을 중심에 두고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발휘한다. 

 

교장과 교감이 해야 할 몫은 교사 교육과정에 대한 Why를 먼저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학교의 비전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Why를 먼저 구성원들과 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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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의 골드랜드 1 : 차원의 문을 건너다 -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판타지 게임 코딩 차원의 골드랜드 1
심선민 지음, Hako 그림, 다산상상단 검토, 송상수 감수, 다산스마트에듀 SW교육센터 / 다산스마트에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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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만화 중에 나와 같은 세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뇌리에 강인하게 박혀 있는 책이 있다. 이원복 작가의 먼 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는 공전의 히트를 친 책 중에 하나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책과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시간을 내어 집 근처 도서관을 데리고 다녔다. 어린이 도서관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코너는 역시 학습 만화 시리즈다. 당시 한자를 소재로 한 마법 한자 시리즈는 책장이 너덜너덜할 정도로 대출 순위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것 같다.

학습 만화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히 있다. 다만 아이들의 관심도만큼은 최강이었다. 학습 만화에서 글밥이 좀 더 많은 책으로 옮겨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책장을 넘기는 자녀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흐뭇함은 감출 수가 없었다.

최근 코딩에 대한 학습 만화가 출시되어 그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것 같다. 도시를 지켜 내기 위한 기나긴 여정을 담아낸 책이다. 다만 수동적으로 눈으로 읽는 것에만 머물지 않도록 큐알 코드를 통해 관련 홈페이지를 연계시켜 놓았다. 직접 코딩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인 것 같다. 아이들의 호기심이 캐릭터, 아이템에만 고정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딩을 설계할 수 있도록 노력한 듯싶다. 서책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시도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초중등학교 교육과정도 많이 달라졌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의무적으로 정보 관련 영역을 34시간 이수하도록 했다. 기존의 실과 교과에서만 17시간 편성했었는데 교과의 범위를 넓혀 단위 학교에서 다양한 과목 또는 활동을 통해 학생의 요구를 수용한 변화다.

학습 만화도 조금씩 시대의 변화상을 반영하고 있다. 세계 지리, 한자 습득, 코딩 학습 등 어린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출판 시장이 많이 위축되고 있다는데 회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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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삼킨 100층 아파트 꿈터 어린이 50
류미정 지음, 김이주 그림 / 꿈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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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을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 나부터가 그렇다. 『쓰레기가 삼킨 100층 아파트』를 구하기 위해 힘찬이는 100층 높이의 아파트를 계단을 이용하여 걸어 올라간다. 엘리베이터를 움직이는 것도 전기다. 전기는 결국 탄소 발생으로 생긴 결과물이다. 최대한 걸어서 움직일 때 탄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에 옮겼다가도 작심삼일에 그친다. 아파트를 계단을 이용해서 걸어 다녀 보지만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나도 모르게 다시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뿐인가.

 

힘찬이가 100층을 오르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 탄소 중립이 과연 지킬 수 있는 과제일지 의심스럽다.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택배와 배달 서비스는 일상의 지형을 흔들고 있다. 안방에 앉아서도 원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받아볼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 일회용으로 포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음식을 배달시켰을 때 발생하는 플라스틱 용기는 탄소 배출 덩어리다. 편리함과 불편함의 경계를 적절히 조절하며 탄소 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파트 단지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감히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명절 연휴가 오래 진행될 경우 쓰레기 배출이 부분적으로 제한됨에도 불구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곳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 놔 둘 자리조차 찾지 못하는 지경이 되어 버린다. 버리는 사람은 많은데 진작 치울 사람이 없다. 버리는 것들이 다시 분해되어 환경으로 재흡수된다고 하면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지만 썩지 않고 오랫동안 땅 속에 존재하며 생태계를 혼란에 빠뜨리게 되는 것이 큰 문제다. 

 

환경 교육을 넘어 생태전환 교육은 나이가 어릴 때부터 해야 된다. 삶의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어른들이 먼저 본을 보이며 자녀들이 살아갈 지구를 좀 더 오랫동안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쓰레기가 삼킨 100층 아파트』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기후 위기만 보더라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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