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나는 정보보안 전문가가 될 거야! job? Special 시리즈 9
강지선 지음, 시소 그림, 임희석 감수 / 국일아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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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눈높이 맞춘 직업 관련 안내서 중 정보보안에 관한 책이다. 정보보안은 정보를 여러가지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세상은 정보를 생산하는 일보다도 정보를 지켜내는 일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하루에 5백만 회 이상 데이터가 유출되고 침해당한다고 한다. 정보보안은 기관에서만 지켜야 할 사항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도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임을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다. 

 

지금은 초등학생들도 누구나 핸드폰을 손에 쥐고 다닌다. 만약 여러분의 손에 들려 있는 핸드폰 안의 데이터가 모두 유출되거나 삭제된다면 어떨까? 상상 조차 하기 싫을 것이다. 핸드폰에 담겨진 중요한 사진들, 문서, 연락처가 사라진다면 막막할 것이다. 그뿐인가. 은행 인증서 또는 인적 사항이 담겨진 정보들이 유출된다면 순신간에 멘붕이 되지 않을까! 정보를 지켜내는 일이 중요한 직업 중의 하나로 부상할 것은 예측 가능한 일이다.

 

<나는 정보보안 전문가가 될 거야!>에서 정보보안에 관련된 직업을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개하고 있다. 막연하게 이런 직업은 이렇다는 식이 아니라 학생들과 밀접한 이야기를 소재로 정보보안 관련 직업들을 알차게 소개하고 있다. 침해사고대응 전문가, 사이버보안 관제사, 취약성 분석 전문가, 악성코드분석 전문가, 사이버포렌식 전문가, 클라우드보안 전문가, 보안프로그램 개발자, 사이버보안 관리사 등 정보보안 관련 직업도 무수히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화이트 해커도 소개하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해킹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한 결과 2018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으로 뽑힌 박찬암, 스스로 컴퓨터를 공부하여 삼성을 거쳐 구글에 입사한 이정훈씨를 롤모델로 실어 놓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일반적으로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던 해커라는 영역에서 역발상으로 정보를 보안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한 결과라는 점이다. 사이버 세상의 경찰관이라고 불리우는 정보보안 전문가에 대해 우리 자녀들이 컴퓨터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텐데 직업을 소개하며 의미있는 시간을 창조해 낼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해 주면 좋을 듯 싶다. 

 

국일출판사에서는 4차 산업 혁명 시대 유망 직업 스페셜로 로봇, 드론, 프린팅, 인공지능, 빅테이터, 유튜브 크리에이터, 바이러스, 블록체인 전문가 등을 출시했다. 미래 사회 없어지는 직업이 있는 반면 새롭게 탄생하는 직업군도 있다고 한다. 그 중에 새로운 산업 혁명 시대,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분야를 소개하고 있으니 자녀들에게 안내해 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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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백서 - 새로운 인생 진로를 찾는 당신을 위한
한국폴리텍대학 지음 / 앳워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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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 진로를 찾기 위해 한국폴리텍대학에 입학하여 최고의 기술 전문가로 거듭난 24명의 취업 성공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참고로 한국폴리텍대학은 1968년 설립 이래 지난 50년간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인재를 양성해 온 대한민국 대표 공공 직업교육 기관이다. 2020년 현재 전국 35곳에 캠퍼스가 위치해 있고 4개 교육원, 1개 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제가 살고 있는 강릉에도 한국폴리텍대학이 있다. 집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다.

 

<취준백서>에는 한국폴리텍대학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이들의 수기가 담겨 있다. 심지어 일반인 중에는 퇴직 후 노후를 위해 기술을 배우러 입학한 이들도 있고, 남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영역에 과감히 뛰어들어 성과를 만들어낸 여성분들도 있다. 이들 모두의 수기를 읽다보면 가슴이 짠해 진다. 주위를 둘러보면 청년 실업란, 일자리 감소,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취업 불투명 등 소위 먹고 살만한 일들이 점점 줄어가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또 다른 직업 교육을 받지 않으면 일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폴리텍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시단순히 취업률을 높여 보이기 위한 허수의 숫자가 아니다. 시시한(?) 곳을 취업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전문 기술 능력을 바탕으로 꿈과 희망을 키워낼 수 있는 곳으로 모두 영전하듯 취업한 사례들이다. 예전의 기술 천시 인식을 단박에 바꿔가게 만드는 곳이 바로 한국폴리텍대학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소위 학벌이라고 불리우는 곳을 쫓아 다른 사람을 의식하기보다 자신이 도전하고 싶은 영역을 마음껏 도전해 봤으면 한다.

 

스마트전기과(삼성에스원 입사), 바이오배양공정과(한미약품 입사), 전기에너지시스템과(포스코 입사), 기계시스템과(한국중부발전 입사), 산업설비자동화과(법무부 인천출입국 외국인청 입사), 생명의약분석과(셀트리온 입사), 신소재응용과(포스코 입사), 산업설비자동화과(한국수자원공사), 산업설비자동화과(에스코 입사), 반도체시스템과(버슘머트리얼즈 입사), 자동차과 전문기술과정(TS 한국교통안전공단 입사), 전기제어과 전문기술과정(알투람 입사), 자동차과 전문기술과정(기아오토큐 입사), 산업설비과 전문기술과정(한전KPS 입사), 스마트전기과 전문기술과정(한국전기안전공사 입사), 기계시스템과 하이테크과정(아웃소싱테크놀러지 일본 입사), 자동화시스템과 하이테크과정(키엔스코리아 입사), 생명정보시스템과 하이테크과정(다이오진 입사), 임베디드시스템과 하이테크과정(라온피플 입사), 컴퓨터응용기계과 전문기술과정(솔로몬테크 입사), 공동주택 ERP&기업회계실무직종 여성재취업과정(청주 두산한솔아파트 입사), 공조설비직종 중장년재취업과정(강릉 연곡부영아파트 입사) 등 역경을 딛고 취업에 성공하여 자신감을 가진 24명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제 한국폴리텍대학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리라 여겨진다.

 

특히 기술계 고등학교 학생, 마이스터고 학생들처럼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전문 능력을 키우고 있는 이들이 <취준백서>를 참고하면 더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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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모르파티
김규태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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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교직에 몸 담으며 교육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현직 교장선생님의 에세이다. 주제별로 담아낸 문장 하나하나마다 깊이가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평소에 탄탄한 독서와 사색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41개의 주제로 다양한 분야를 풀어낸 교장선생님의 삶의 철학을 들어보시라. 교직에 입문하여 교편을 잡고 계시는 분이라면 나도 이렇게 늙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다. 아래는 많은 분량의 글 속에서 내게 와닿은 구절을 뽑아낸 내용이다. 관련 쪽수를 기입해 놓았으니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를 원하시는 독자들이 계시다면 필요한 부분을 들춰보면 좋을 듯 싶다.

 

1. 사람이 먼저다. <논어> 향당편 12절. 廐(마굿간 구)焚(불사를 분). 마굿간이 불탔을 때 말보다 사람의 안부를 먼저 물어보았다는 고사가 전해 내려 온다. 인간 만사 새옹지마, 올라갔으면 내려오는 것은 당연한 일. 잠룡이 현룡이 되고, 현룡이 비룡이 되어, 항룡(용 중 가장 높은 등급)이 되었을 때 지난 세월의 잘잘못에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19)

 

2. 그래도 꽃이 핀다. 위기란, 위험과 기회가 합쳐진 말. 전화위복, 재앙이 복으로 바뀌며 새옹지마, 눈앞에 벌어지는 결과에 너무 연연해 지지 말라고 한다.(23)

 

3. 인생은 아모르파티. Amor Fati.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30)

 

4. 내 이름이 브랜드다. Brand. 낙인. 고대 들판에서 방목하던 소를 구분하기 위해 불에 달군 인두로 찍었던 행위. 정체성. (33)

 

5.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성장한다. 자발적인 고독이 필요하다. 독일 신학자 폴 틸리히 "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고, 고독이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43)

 

6. 나의 강점을 돋보이게 하라. 전문적인 공부, 관찰과 상상력, 열정이면 충분하다. (47)

7. 꽃을 버려야 열매가 맺는다. 인간 관계를 비우고 버려라(54)

8. 핑계를 대지 마라. '핑계' 란 무덤 뒤에 담처럼 날개 모양으로 흙을 둘러쌓아 놓은 것을 말한다. 그러니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56)

9. 고수들은 뭔가 다르다. 교자채신. 자식에게 땔감을 직접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라.(63)

10. 코끼리는 어떻게 생겼을까. 불교 '맹인모상'의 우화에서 비롯되었다.(73)

11. 꿈과 희망 그리고 비전. 꿈과 희망은 마음 속 생각이지만, 비전은 구체적인 실행이 담겨진 생각이다.(82)

12. 목표는 매일 봐야 이루어진다.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87)

13. 성취가 쌓이면 성공이 된다. 성공의 디딤돌은 소소한 성취 경험이다.(95)

14. 의미 없는 반복은 단순 노동이다. 열심은 심장에 열이 나서 탄다는 뜻이다. 심장이 타도록 일하라(98)

15. Latte is horse. 이제는 부모들이 공부하고 변해야 하는 시대다!(107)

16. 쓸데없는 짓의 행복 & 성공. 세상에 쓸데없는 짓은 아무것도 없다.

17. 단순함에는 힘이 있다. 욕교반졸. 미니멀 라이프.

18. 떠나라. 그러면 보인다. 여행은 공간독서이고, 독서는 시간여행이다. 여행은 걸어 다니며 배우는 독서활동이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걸으며 하는 독서이다. 여행은 서서 서서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여행은 지구를 독서하는 것이다.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이고,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다.(124)

19. 온몸을 사용하라. 중요한 것은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을 다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 없느냐이다.(133)

20.기초 없는 성장은 없다. 인생의 4분의 1은 성장하면서 보내고, 나머지 4분의 3은 늙으면서 보낸다.(137)

21. Swag, 멋지게 뻐겨라. 스코틀랜드의 일부 사람들이 흔들거리며 걷는 모습을 Swagger라고 하는데서 유래했다.(140)

22.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공부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실용적인 삶의 도구를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장인에게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151)

23. 공부는 친밀감이 좌우한다. 세종대왕의 수불석권. 책을 놓지 않고 책과 친하게 지냄(156)

24. 1만 시간의 법칙과 유쾌한 반란. 청계천 판자촌 소년가장 고졸 신화 김동연 아주대 총장.(169)

25. 박학, 절문, 신사, 독행하라. School. 그리스어 Schole 어원. 스콜레는 '여유'라는 뜻. 학교는 여유를 가지고 사색하는 장소여야 한다.(175)

26. 세상을 바꾸는 힘은 지식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27. 공부에도 요령이 있다. 핸드폰 전원을 꺼라.

28. 절실할 때 공부하라.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판다.(192)

29. 내용 잇기 공부가 중요하다. 연결학습.

30. 게임을 공부와 연결해라. 자녀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211)

31. 지금, 당장, 시작하라. 포기하려면 처음부터 아예 시작하지 마라.

32. 성공 & 행복. 성공을 원한다면 도구와 힘을 길러라.

33. 변화는 소리 없이 온다. 미래 사회 일자리는 다양화, 지능화, 개인화다.(238)

34. 인생을 바꿀 가장 위대한 비책은 독서다. 가난한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단 2%만이 독서를 한다.(242)

35. 준비된 자는 두렵지 않다. 준비한다는 것은 현재의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이다.(247)

36. 천재의 머리보다 몽당연필이 낫다. 독일 속담.

37. 세상 변화의 원동력은 호기심 & 관찰이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다만 호기심이 많을 뿐. 아인슈타인.

38. 상상 & 창조하라. 박학다식이 중요하다.

39. 나만의 Story를 만들어라.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275)

40.업글 인간이 되어라. '업그레이드 인간'. 자기 계발형 인간.

41.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우리 몸의 가치는 51억원(소설가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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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행을 생각합니다
김홍재 지음 / 달꽃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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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 코로나-19 는 우리의 생활을 COVID-19 이전 이후로 바꾸어 놓았다. COVID- 이후 달라진 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한 가지가 여행, 특히 해외여행의 제한이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저마다 계획을 세워 힐링 코스로 해외를 다녀오던 모습들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저자는 아마도 여행에 대한 그리움을 <오늘도 여행을 생각합니다>라고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다. 10년 동안 꼼꼼하게 여행을 준비하고 허니문 여행으로 45일간 지구 한 바퀴를 돌아본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직업 특성 상 해외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저자도 항공 마일리지의 특별한 제도를 알지 못했다면 여행 경비의 부담으로 쉽게 도전하지 못했으리라 짐작된다.

 

잠깐, 저자가 활용한 항공 마일리지의 특별한 제도란 다음과 같다. 

 

R.T.W(Round the World, 지구 한 바퀴 마일리지 보너스 프로그램) 는 44만 마일을 적립하면 전 구간 비즈니스 좌석으로 비행할 수 있는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 두 장을 획득할 수 있다.(12~13)

 

알뜰하게 항공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적립한 저자는 허니문 여행을 지구 일주로 실행에 옮겼다. 그동안 눈여겨 봐 왔던 곳을 알차게 다닌 흔적들이 책 속에 녹아져 있다. 내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여행지는 저자도 책에 처음으로 소개했던 곳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엘 아테네오, EL Ateneo' 다. 저자가 소개하기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고 한다. 서점으로 쓰이고 있는 그 장소는 100년 전통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1919년부터 오페라, 탱고 공연장 등으로 쓰이다가 2000년부터 서점으로 탈바꿈되었다고 한다. 저자가 실어 놓은 엘 아테네오의 사진만 보더라도 웅장함과 질서 정연함이 시선을 주목케 한다. 저자의 심금을 움직인 명문장 'Bookshelf is better than Wardrobe' 처럼 나이가 들수록 진정한 아름다움은 악세사리로 치장된 외적인 모습이 아니라 오랫동안 책을 읽으며 단련된 내적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다. 책과 함께 보내온 세월의 흔적은 말과 행동 속에 은연히 드러나게 되는 법이다. 허니문 여행의 코스로 아름다운 서점을 정한 저자의 선택에 고개를 저절로 떨구어진다. 

 

여행은 걸어다니면서 하는 독서라고 말한다. 곳곳의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풍경 속에서 일상의 고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평소에는 깨닫지 못한 생각들을 여행지에서 발견하곤 한다.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여행은 오랫동안 두고두고 이야기감이 되고 유대감을 증폭시키는 도구가 된다. 할수만 있으면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다양한 여행을 경험해 보라는 조언처럼 가보지 못한 곳을 돌아다니며 때로는 체력적 부담과 경제적 비용이 크게 와 닿기는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이 낭비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인생의 경험을 여행을 통해 얻게 되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얻는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찾아다니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하는 데 있다. 마르셀 푸루스트" (145)

 

맞다. 새로운 시선!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은 자기만의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며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나만의 독특한 삶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제공한다. <여행의 이유>의 김영하 작가도 여행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하지 않았나. "인생과 여행은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그렇다. 전 세계의 팬데믹 상황으로 여행은 제한되었지만 '오늘도 여행을 생각하며' 일상으로 한 발자국 발을 내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찌보면 우리 인생 하나하나가 여행이다. 여행을 떠나는 심정으로 늘 봐 오던 사람들도 새롭게 대하며, 흔히 봐 왔던 풍경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오늘 하루도 새롭게 의미를 담아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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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과 역설 - 10개의 키워드로 읽는 독일통일과 평화
이동기 지음 / 아카넷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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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 평화의 길, 통일의 길이 요원해 보인다.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라는 오명의 딱지를 언제 떼어낼 수 있을까. 젊은 층을 중심으로 통일보다는 현재 이대로가 더 좋다라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설문조사를 접하면서 우리 내부적으로도 하나된 생각보다 점차 마음이 분열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마 초중고 수업 시간에 최소한 1~2시간 이상은 통일을 주제로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어른들의 영향 때문인지 초등학교 학생들도 의외로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아마 경제적인 요인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지금보다도 더 퍅퍅하게 실물 경제가 진행될 것이고 경제적인 수준을 맞추기 위해 어느 정도 경제적 이익을 나눠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가장 와 닿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통일 이야기는 우리의 숙원의 과제임에 틀림 없다. 통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우리 민족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 해결해야 할 첫번째 숙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통일 정책은 초미의 관심사이며 심지어 당락을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되어왔다. 냉전시기에는 반공 정책으로 내세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화해 무드가 펼쳐진 시대에는 햇볓 정책을 계승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최근에는 남북간 정상회담이 한창 무르익을 때에는 정상회담을 주도한 정당이 지방선거를 압승한 기염을 토해 내기도 했다. 이처럼 '통일'은 '정치'의 도구가 되어 왔고 정치인의 부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제가 되어왔다. 과연 진실로 통일을 바라는 정치인들이 있을까 의심이 들기도 한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통일을 때때마다 이용하고 있지 않나 싶다. 통일은 정치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촘촘한 관계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통일의 모델로 독일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처럼 이념 대립으로 분단되어 있었던 곳이 독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이라는 공통된 정치적 이유로 분단된 사실과 분단된 당사국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 강대국들의 유불리에 따라 민족이 둘로 갈라져야 했던 점은 붕어빵과 같이 닮아 있었다. 분단 된 후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적 수준의 차가 급격하게 벌어진 것도 공통점이다. 주민들이 서로 왕래가 단절되었고 군사적 대립도 팽팽했다는 점도 매우 흡사했다. 그런데 단 하나, 다른 점이 있다. 통일 정책의 연계성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통일이라는 대전제 아래 시행 방법이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반드시 통일을 이뤄내겠다는 정치인들의 생각이 여야를 떠나 일맥상통했다는 점이다. 

 

독일이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통일을 이뤄낼 수 있었던 점은 서로 입장이 다른 정치인들의 간의 불신과 오해를 없애기 위한 소통의 자리를 부단히 가졌다는 점이며, 평화 정치를 위한 모험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결 정치는 불신과 오해를 증폭시킬 수 밖에 없다. 신의와 선의를 바탕으로 한 평화정치는 분단된 지역의 최고 지도자들끼리의 생각을 하나로 모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심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 만남의 자리를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 갔으며 공간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 도로도 개설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 쪽편을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변화되어야 할 파트너로 생각했으며 서로의 정치적 입장을 먼저 인정하며 대화의 자리로 나섰다는 점이다. 

 

"새로운 친구를 얻느라 오랜 친구를 잃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되, 서로 다른 성격과 지향의 친구 둘을 모두 가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소위 당시 서독의 동방정책의 철학이기도 하다. 성향이 다른 친구를 얻기 위해 내 것을 포기하는 행위도 서슴치 않았기에 친구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독일 통일을 가리켜 '의도치 않았던 결과' 였다고 지금까지 말하고 있는 것이다.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며 될 수 있는 한 접근을 포기하지 않았다. 접근한고 해서 동질성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접근은 최소한의 관계 유지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행위인 셈이다. 모험이자 실험이었고 새로운 친구를 얻기 위해 인내였다. 

 

독일 통일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기대하지 않았던 친구 진영에서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언젠가는 발현된다는 점이다. 구 동독 지역에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혁명이 시발은 1980년대 후반 '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 의 소모임"에서 움직임이 발견되었다. 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를 시작으로 대중 운동이 전개되었고 우리에게도 친숙한 촛불집회가 전개되었다는 점이다. 

 

저자 이동기 교수가 통일을 향한 첫 걸음으로 '국가연합'을 제시한 이유도 당시 동서독 통일의 방향이 흡수통일이 아니라 각국의 독자성을 인정하며 단위 국가의 통일을 넘어 유럽의 통일을 지향했기에 의도치 않게 통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간 각자의 영역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다양함을 통한 풍성함을 경험하고 공통의 공간을 만들어 가야함을 강조한다. 물론 위험이 따른 실험임에 틀림이 없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국가 연합 형식의 통일 방향은 다양성과 기민함이 필요하며 인내와 절제가 뒤따라야만 가능한 일이다. 

 

"어떤 개혁과 변화도 체제 내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외부에서 필요한 것은 정치 선전과 이데올로기 압박이 아니라 더 많은 자유와 민주주의, 안전과 신뢰, 평등과 복리를 통해 유인하고 자극하고 내적 변화를 돕고 외적 교란을 줄이는 것 뿐이다" 

 

최근 국제 정세 속에 깨닫게 되는 점은 결코 외부의 힘을 이용하여 통일을 이뤄낼 수 없다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단지 통일을 지지하는 듯 하나 결국 속내는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 남북한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이며 정치인들에게만 맡겨 둘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실현 가능한 통일 정책을 제안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입장에서 모험에 뛰어 들 준비를 해야 한다. 국민이 모험에 뛰어 들 수 있도록 탁월한 정치가가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다. 통일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다. 다른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해서 차선책으로 미뤄 둘 문제가 아니다. 어려움을 감내하고서라도 늦기 전에 도전하고 이뤄내야 할 시급한 사항이다. 통일에 대한 새로운 제3의 길을 제안한 <비밀과 역설>이 닫혀진 우리의 생각을 새로운 길로 이끄는 방향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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