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성의 1만 킬로미터 - 그들은 왜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는가?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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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코로나가 전 세계 인류에게 가져다 준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심지어 AC-After Covid19, 세상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정도로 사회적 파급력이 강했다. 그런데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 

바로 탈북민에 관한 문제였다. 

 

코로나 이전에도 탈북민에 관한 문제는 국제적 이슈로 등장하기도 했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국가들, 소위 공산당 1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나타나는 빈번한 인권 유린 사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권고와 촉구를 거듭 반복해 왔다. 탈북민이 처한 현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인권 유린 그 자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노예보다 못한 짐승 취급을 당할 뿐만 아니라 공안 당국에 의해 체포되고 다시 북한으로 송환되었을 경우에는 처형까지 당하는 그야말로 생명 경시 현상이 탈북민에게는 보편화 되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과 라오스, 몽골과 캄보디아, 태국 경지를 돌아 한국으로까지 자유 행진을 탈북민들이 감행하는 이유는 잡혀서 북한 내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굶어죽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국 인신매매단에 팔려가 짐승 취급을 당하면서까지도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며 목숨을 건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아직도 수 천명의 탈북민들이 중국 내 숨어서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들어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지성의 1만킬로미터를 통해 탈북민들이 북한을 탈출하여 어렵게 어렵게 여러 경로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코로나를 통해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던 사람들이 탈북민들이었다고 한다. 국경 지대의 삼엄한 경비를 통해 사람들의 왕래를 차단했던 지난 3년간의 시절은 탈북민들에게는 고통보다도 더한 기간이었다고 한다. 

 

탈북민들을 말없이 뒤에서 묵묵하게 도와주는 큰 손이 현재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사명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점점 갈수록 탈북민들을 구출하는 일이 어려워지는 이유는 중간에 브로커들이 제시하는 금액들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탈북민 1명을 빼내기 위해 금액이 높아질수록 후원금들을 더 많이 모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지성 작가는 책에서 말했듯이 자신도 왜 이런 위험한 일에 마음이 가고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후원자의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신기할 따름이라고 한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수 많은 탈북민들이 대한민국 내에 정착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이 일은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는 탈북민이 당하는 고통을 생각하면 바로 정답이 나온다. 

 

참 어려운 결정을 했고 이지성 작가 본인도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한 명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모습에 참 많은 도전을 받는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과 고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다면 이 자유를 북한에 있는 수 많은 동포들 그리고 탈북하여 중국 내에서 노예처럼 짐승처럼 취급당하는 탈북민들에게 선물해 주어야 할 일말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끝으로 탈북민에 대해 이토록 사실적으로 기록한 책을 기회가 닿는다면 한 번 쯤 일독해 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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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프레지던트 - 국가 기념식과 대통령 행사 이야기
탁현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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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없다! _285쪽

 

저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조직인 '행정부'에서 국가 단위 행사의 전체적인 기획과 공연을 실제적으로 운영한 사람이다. 국내 행사 뿐만 아니라 대통령 순방까지 기획하고 운영한 사람이다보니 지나온 일들을 회상해 놓은 이 책이 많은 이들로부터 관심과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 같다. 나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저자 덕분에 국가 행사가 어떻게 기획되고 진행되는지 대충 알게 되지 않았나 싶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나 행사를 기획할 때 가장 신경써야 할 주안점은 아마도 '의미 부여'가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 행사를 준비할 때에도 '의미 부여'에 부쩍 신경쓰는 추세다. 현수막 하나를 교문에 내걸때에도 상투적인 문구보다는 '의미와 가치'를 담은 문구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게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고 신경을 쓰는 이유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참석하는 대상자 또는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함이다. 

 

'감동'은 억지로 만들어낸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심'이 전달될 때  '감동'은 덤으로 따라 오는 것이다.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애국지사 또는 독립유공자를 예우하기 위한 세밀한 기획들은 당시 영상을 통해 지켜본 국민들이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가슴뭉클한 진한 감동을 전해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것 같았다. 나 또한 출장길에 대중교통 안에서 펼쳐든 이 책을 꼼꼼히 읽어내려가는 데 군데군데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들이 많았다. 나이가 들어서 눈물샘이 많아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글 속에서도 진한 감동이 느껴졌기 때문일게다. 

 

 

형식적인 아름다움도 중요한 가치이지만, 내용이 없으면 형식은 공허해 진다. 

형식은 반복되고 유지되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내용은 매번 새롭게 해석되고 변화할 때 의미가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_292쪽

 

관행과 전례는 담당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메세지에 '의미'를 담아내는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움을 기획하고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행사의 본질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다양한 입장의 소리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최고 결정권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 모든 일들을 기획하는 사람은 행사가 마칠 때까지 밤잠을 못 잘 것 같다. 국가 행사에는 정치적인 입장이 다른 이들의 논평이 이어진다. 칭찬보다 비판이 더 크기에 심리적 부담을 이겨내야 하는 어려움이 더 클 것 같다. 우리나라도 국가 행사만큼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성숙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음악은 그러한 형식만 남은 행사에 내용을 채워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_292쪽

 

시대에 따라 의미를 전달하는 도구들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음악은 메세지를 전달하는 훌륭한 도구다. 전 세계의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K-POP도 음악이 바탕 되어 있다. 저자는 책 제목처럼 대통령의 입퇴장 곡을 '미스터 프레지던트'로 일관되게 사용했다. 대통령에 따라 입퇴장 곡도 달랐다고 한다. 국가 행사에 의미를 담아낼 때도 저자는 음악 선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 같다. 긴 연설보다는 때로는 짧은 음악 한 소절이 감동을 만들어낸다. 형식과 내용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음악을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시대에는.

 

어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면,

조금은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신보다 어린 사람, 예의 없고 삐딱한 사람과 함께 일하길 권한다. 

큰 도움이 될 것이다. _424쪽

 

자신보다 어린 사람, 예의 없고 삐딱한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 그러나 새로움과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견고한 방법과 틀을 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저자가 사용한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매우 어려운 방법이다. 누군들 삐딱한 사람을 좋아하겠는가.

 

젊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받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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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금기 깨기 - 미래로 가는 길에는 금기가 없다
김동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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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대통령 후보군은 아니지만 그의 정책 공약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것은 그가 그동안 걸어왔던 삶에서 전문성과 리더십, 혁신과 인간적인 면이 타후보와 구별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에 전문성과 실력을 겸비한 인재들을 발굴하고 등용하여 세세한 부분들을 맡길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하는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이 일국의 지도자에게 기본적으로 바라는 바는 '존경받는 어른'으로서의 면모가 아닌가 싶다. 

 

먼저, 그는 <대한민국 금기 깨기>에서 책 제목처럼 그동안 케케묵은 고질적인 병폐들을 금기라고 지목하고 견고한 금기를 깨기 위한 나름 처방전을 제시한다. 그가 진단한 고질적인 병폐가 무엇일까? 병폐의 근원이 정치 분야임을 지적한다. 아무리 탁월한 경제 정책도 정치인들의 손에 들리면 당리당략에 의해 물거품이 되어진 경험들을 소개하고 있다. 수 많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시한 경제 정책들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중장기적으로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한 대안들인진대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임기 안에서 성급하게 성과를 내야 하는 일에만 주목한 나머지 멀리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사례들을 경험하면서 이래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한민국 금기의 제1항으로 정치를 거론하고 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 과연 선거에 의해 선출된 정치인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섬기는 자세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의 권력을 영속하기 위해 당리당략에만 급급한지. 

 

정치 분야에 이어 두 번째 그가 제시한 대한민국 금기는 '경제' 문제다. 경제는 당장 국민들이 먹고사는 일에 직결되어 있다. 일자리, 주거문제, 더 나아가 노후와 복지까지. 첩첩산중인 경제 문제에 그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데에 가장 큰 문제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규제를 더 강화하여 정책이 신속하게 뿌리를 내리는데 방해가 되고 있고 국가와 시장의 개입을 균형있게 조율하지 못하여 더욱 더 미궁 속으로 빠져 들고 있는 것이 우리 경제의 현 주소라고 지적한다. 오랫동안 경제 부처에서 일하고 직전까지는 경제부총리로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한 경험을 살려 경색되어 있는 한국의 경제 정책을 조목조목 대안들을 제시한 부분을 읽노라면 경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조차도 고개가 끄떡여질 정도다. 

 

마지막으로 그가 거론한 대한민국 금기 중 하나는 교육 분야다. 그가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교육의 문제는 교육만으로 풀리지 않는다.(176쪽) 일자리, 노동시장, 산업구조, 정치구조, 경제 작동원리, 사회적 자본,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바로 교육문제다. 그가 교육에서 제시한 금기 깨기들은 충격 그 자체다. 대학 입시 제도 뿐만 아니라 대학 구조 자체를 건드려야 하며 철밥통 같은 공무원(교육 뿐만 아니라 전 분야)의 지위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참고로 교육감 또는 교육부 장관의 자질은 교육 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식견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교사의 권위와 전문성이 존중받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가장 우수한 인재들을 교사로 뽑아놓고 교육부와 교육청의 눈치를 보게 해서는 안 된다. 교사의 승진제도를 없애거나 단순화시켜 교사는 가르치는 일에 집중토록 하자. 이하생략" (195~196쪽)

 

정치, 경제, 교육을 포함한 사회 전반적인 대한민국 금기를 깨는 일에는 커다란 저항이 불가피하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누군가는 칼자루를 빼어 들어야 한다. 지도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608299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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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즘의 오징어게임
빅토 비안코 지음, 김진욱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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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마키아벨리의 정치론이 최근 성행하고 있는 넥플리스 영화 <오징어게임>이라고 말한다. 먼저 마키아벨리를 살펴보자. 그는 마키아벨리는 원래부터 가진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일벌레였다.  14년 동안 피렌체의 시민의 자유를 위해 쉬지 않고 일한 공직자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그를 알아주는 이가 없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도 원래 책의 제목은 <군주정에 대하여>였다. 그가 강조한 이상적 군주는 인민과 귀족을 포괄하는 전체적인 조망이 가능한 지도자였다. 마키아벨리즘은 이상을 가진 사람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너무 뛰어난 사람도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한다. 마키아벨리가 가장 중시하는 지도자의 덕목은 탁월한 통찰력이다. 시대의 역사적 맥락을 짚어내고 국가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능력은 지도자의 필수조건이다.

 

그렇다면 <마키아벨리즘의 오징어게임>의 저자 빅토 비안코는 왜 마키아벨리즘을 오징어게임으로 보았을까? 

 

우리 사회의 단면을 자세히 살펴보자.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 뿐만 아니라 일자리 마저 사라지고 있다. 파이가 줄어들고 있다. 개인 간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개인주의가 강화되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수축사회에서는 특정 계층이 부를 독식하면 나머지 계층이 빈곤해 지는 제로섬 사회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오징어게임도 그렇지 않는가. 정해진 상금을 얻기 위해 죽고 죽이는 게임을 한다. 최후의 1인만 상금을 거머쥘 수 있기에. 마키아벨리도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입어 자신이 제안한 군주 정치를 실현하고자 했지만 결국 공화정으로의 회귀를 통해 이상을 실천하지 못하고 말았다. 마키아벨리가 바라는 군주상이 바로 격이 다른 리더가 아니었을까? 높은 품격을 지닌 리더말이다. 마키아벨리는 경쟁을 유도한다. 이상적인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오징어게임을 통해 최후의 1인이 되어야 한다.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이란 통치 이론은 권모술수주의란 명칭으로도 불리운다" (93쪽)

 

오징어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은 사소한 정을 뿌리치고 철저하게 승리를 위해 게임의 룰대로 냉정하게 임한다. 제갈공명도 신임했던 마속을 단칼에 베어버린다. 군율을 어겼기에.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통치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다수의 사례들이 있다. 권모술수도 곧 통치의 방법이었다. 

 

당시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이탈리아 반도 안에 여러 개의 도시국가들은 스스로 강해져야했다. 강자 생존의 시대 속에 오른쪽 뺨을 맞으면 양쪽 빰을 때려야 했다. 강한 도시만이 최후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경쟁적인 수축 사회에 어떤 태도와 시각으로 살아가야 할까?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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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선물이 된다면 - 미국 메릴랜드주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건 자전 에세이
유미 호건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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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퍼스트레이디 자서전이 출간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대통령에 관한 자서전은 참 많다. 우리나라도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 이명박 등등 대통령 재임 시절 있었던 일화나 자신이 걸어온 삶, 철학 등을 기록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반면 퍼스트레이디에 관한 책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통령의 지근 거리에서 국정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는 페스트레이디의 삶을 담아낸 책이 출간되어 대통령 내외의 일상 뿐만 아니라 퍼스트레이디가 바라보는 다양한 생각들을 들어보면 좋을 듯 싶다. 

 

미국 메릴랜드주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건은 2015년부터 한국에서도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메릴랜드주는 미국에서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된 지역이다. 이곳에서 유미 호건의 남편 래리 호건은 236년만에 공화당 당적을 가지고 재선을 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래리 호건 특유의 친화력과 정치 감각이 뛰어난 점도 있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내조 역할을 감당해냈던 유미 호건 여사의 도움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메릴랜드주에는 소수계 이민자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고 한국계도 상당수가 포진되어 살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한국계 이민자 유미 호건의 호소력 있는 활동은 래리 호건에게 큰 도움으로 작용되었다.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건의 한국 이름은 '박유미' 다. 전남 나주 태생으로 이른 나이(19세)에 미국으로 건너와 결혼 생활을 했지만 전 남편의 도박과 무절제한 삶으로 첫 결혼 생활은 깨지고 말았다. 그후 홀로 세 딸을 키우며 힘들게 살아가던 중 래리 호건을 만나게 되고 재혼을 하게 된다. 래리 호건이 정치에 입문했을 때 늘 곁에서 조언해 주고 힘이 되어 주었던 유미 호건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메릴랜드주에서 공화당 출신의 남편이 주지자로 당선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고된 이민자의 삶을 살았던 박유미는 일약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건'으로 변신하게 된다. 고생하며 낯선 땅에서 살아온 삶이 뒷받침되어 유미 호건 특유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계 이민자라는 딱지가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분위기를 반전시켜 메릴랜드주에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소수계 아시안인들을 대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얼마전 코로나-19로 인해 아시아인들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미국에서 일어났을 때 유미 호건은 남편을 설득하여 메릴랜드주에서 아시아인들을 보호하고 폭력사태를 막아내는 일에 숨은 역할을 했다. 

 

우리의 인생은 아무도 모른다.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간 아시아계 이민자가 미국 주지사 퍼스트레이디가 되리라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여자 혼자의 몸으로 세 딸을 키워낸 것도 기적인데 말이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유미 호건은 그리스도인이다. 인생의 역경 속에 늘 그녀는 기도했을 것이다. 남편의 정치적 동반자로써 늘 기도로 중보했을 것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래리 호건의 행보 속에 유심히 지켜보아야할 인물이 있으니 바로 유미 호건이다.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언론에 크게 조명되지는 않지만 대통령을 움직이는 이는 바로 퍼스트레이디다. 우리나라도 이제 내년 3월이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 대통령 후보로 나온 여야 후보들의 면면들이 토론회를 통해 여러가지 방향에서 검증되고 있다. 가능하다면 대통령 후보로 나온 여야 경선 후보들의 배우자들도 국민들의 입장에서 검증해 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최소한 그들이 살아온 인생의 흔적들이라도 안다면 퍼스트레이디로써 역할을 잘 감당해 낼 수 있을지 국민들이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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