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 이재명
엄광용 지음 / 파람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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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미국의 지리학과 교수, 총균쇠의 저자)는 최근 한겨레신문과의 대담에서 2050년까지의 30년이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평등, 핵무기, 기후변화의 문제가 지구의 생존을 좌지우지 할 것이며 이것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을 경우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단, 앞으로 30년을 미리 준비할 각국의 현명한 지도자가 선출된다면 희망의 불씨를 계속 살려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가지도자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 대목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장 우리나라도 내년에 앞으로 5년을 이끌어갈 리더를 선출하기 때문이다. 재임 기간이 5년이라고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국제적인 상황이 바뀌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결코 5년이라는 시간이 짧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국가의 미래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미칠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내년에 가장 현명한 대통령이 선출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어떤 대통령을 선출해야 할까?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고 하지만, 지금껏 선거를 통해 최상의 대통령이 선출되었다고만 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한다. 2021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당에서는 일치감치 예비경선을 통해 6명의 대통령 예비 후보를 선출해 놓고 있다. 본선 진출을 위해 서로 간의 정책 대결 뿐만 아니라 네거티브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독주하는 범야권 후보와 지지율 열세로 아직 두각을 보이지 않고 있는 다수의 후보들이 얼굴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TV토론, 라디오 방송 출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왜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하는지 소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심각단계에서는 예전처럼 대면 행사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비대면으로 정책과 철학들을 알려야 할 텐데 그 중에 하나가 <책> 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대통령 임기를 마친 전임 대통령들이 자신의 재임 기간을 회고하여 책을 출간하거나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통령을 회상하며 여러 책들을 출간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선거를 앞두고 자신을 알리기 위해 출판 기념회 형식을 가지면서 책을 출간해 오고 있다. 최근에 김동연 대통령 후보가 <대한민국 금기깨기>라는 책을 출판 한 것으로 기억한다. 대통령 후보로 나오시는 분들이 <책>을 통해 자신을 많이 알리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한다. 대통령 후보를 대신하여 누군가가 글을 대필하는 형식의 책보다는 후보 스스로가 직접 글을 써서 책으로 독자들을 만나면 어떨까 싶다.

 

<파워풀 이재명>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십여차례 인터뷰를 했던 저자가 쓴 책이다.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했던 여러 정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기초자치단체장부터 시작해서 광역자치 단체장까지 직접 실무를 해 본 사람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해져서 대통령의 역할을 뚝딱 해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고 말한다. 이재명 후보를 우리나라 최초의 노동자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 공단에서 노동자로 살아야 했던 후보의 옛 이야기를 들려주며 가난과 고통을 겪어본 사람이야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신문에서, 방송에서 토막 토막식으로 듣기 했지만, 글로 책으로 풀스토리를 읽으니 느낌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대중들에게 오해 시비가 있었던 내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해명하고 있다. 진실여부는 독자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 기회가 된다면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책들을 읽어보고 판단해 보면 비롯 한 표밖에 되지 않지만 소중하게 투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 책을 즐겨 읽고 깊이 있는 사고력을 지닌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물론 대통령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 좋은 참모들을 기용해야 하며 여러 가지 일들을 분담시켜야 한다. 다만, 정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책을 읽어 왔고,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야 리더의 자격이 있다고 본다. 개인의 사리사욕, 불분명한 판단력, 한 치 앞도 바라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능력으로는 결코 리더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하루 아침에 대통령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고, 미래에는 어떤 생각으로 살아갈 것인지 분명한 철학을 가진 사람이어야 대통령감이라고 본다. 좁게는 과거에 어떤 책들을 읽어왔으며, 현재 어떤 책들을 읽었는지, 미래에는 무슨 책을 읽을 것인지 소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대통령감이라고 본다. 책 읽지 않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책 많이 읽었던 흉내는 낼 수 없는 법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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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1950 미중전쟁 - 한국전쟁, 양강 구도의 전초전
KBS 다큐 인사이트〈1950 미중전쟁〉 제작팀 지음, 박태균 감수.해제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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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패권 경쟁으로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시진핑과 바이든의 정상들도 대놓고 견제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한반도가 미중 양국 패권 경쟁의 전쟁터로 변하지 않을까 촉각을 세워야 하는 시기다. 21세기 미중 패권 경쟁이 있기 전에 20세기 미중 전쟁이 있었으니 바로 1950년 한국전쟁(6.25)이다. 지금의 미중전쟁은 무역전쟁이며 경제전쟁이다. 정보전과 군사전도 있겠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은 패권 경쟁이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에서 만난 미중 전쟁의 양상은 겉으로는 군사전이었지만 내면으로 깊숙히 파고 들면 한반도 쟁탈전이었다고 봐야 한다. 

 

『1950 미중전쟁』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기 전 국제 정세와 한국 전쟁 중 보인 미국과 중국의 시선, 한국 전쟁 후 미국과 중국이 보인 자세에 대해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기록하고 있다. 먼저, 한국 전쟁이 일어나기 전 중국과 미국의 시선을 바라보자.

 

첫째, 중국은 내전으로 내홍을 겪고 있었고 밖으로 시선을 돌릴 겨를이 없었다. 미국은 애치슨 선언으로 한국과 타이완을 태평양 지역 보호 밖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분쟁 지역이 될 한국에 군대를 주둔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고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일본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둘째, 중국은 한국 전쟁 전 김일성과의 면담에 있어서도 참전에 대한 명확한 확답을 주지 않았고,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북한이 선제 공격을 해 올 이유가 없다라고 오판하고 있었다. 

 

셋째, 중국의 마오쩌둥은 소련 스탈린을 그렇게 신뢰하지 않았으며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도 아시아보다 유럽에 치중하기를 원했다. 

 

따라서, 한국 전쟁은 한반도 안에서 남한과 북한의 국지전 정도로만 생각할 뿐이었다. 중국과 미국이 부딪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국 전쟁이 시작된 후 중국과 미국의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첫째, 중국은 미국이 38도선 이북으로 올라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은 예상을 깨고 한반도 전체를 통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둘째, 중국은 평양과 함흥을 잇는 분계선까지만 미국이 북진할 것으로 생각하고 나머지 부분은 전쟁 없이 참전만으로 북한 이북지역을 접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다시말하자면, 미국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셋째, 중국과 미국 양국이 의도치 않게 전쟁의 범위는 커져 갔고 그들이 싸워야 할 대상은 상대방 뿐만 아니라 혹독한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이었고 정전의 명분을 서로 찾기 바빴다. 그러다 소련 스탈린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정전의 명분이 되었다. 

 

마지막 한국 전쟁 후 중국과 미국의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자. 

 

첫째, 중국은 한국에 주둔하게 된 미국의 핵전략 무기에 대해 극도로 위협을 느꼈으며 미국이 언제라도 자국으로 영향력을 행할 수 있음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중국을 위시로 한 공산 세력이 남하하지 못하도록 한국과 베트남을 영향권 아래 두기를 원했다. 

 

둘째, 중국의 핵무기 보유 후 돌이킬 수 없는 분단 상황은 한반도에 고착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군사적 지원은 필수요소가 되었으며 일대일로의 시진핑의 전략과 미국의 태평양 전략이 팽팽하게 맞서게 되었다. 

 

셋째, 한반도를 두고 미중 전쟁은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를 경제적 권역으로 서로 편입하고자 한다. 

 

미중 전쟁이 새롭게 나타난 것이 아니다. 1950년에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전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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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스탠딩
래리 호건 지음, 안진환 옮김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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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투명하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밝히고, 정확한 사실을 알리면 사람들은 어떤 고난이 닥쳐도 믿고 지원한다

 

주지사에 취임한 뒤 5개월만에 공격적인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3기라는 진단을 받고 기자회견을 만류하는 비서진에게 래리 호건이 한 말이다.

 

그렇다. 숨김없이 낱낱히 알려야 한다. 나머지는 시민들이 판단한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항상 투명하게 진실되게 알려야 한다. 그게 최선의 일이다. 지금 당장 곤혹스럽더라도 훗날 뒤돌아보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 세계가 팬데믹 상황 속 K-방역이 호평을 받은 이유도 래리 호건 주지사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전 국민에게 확진자수를 숨김 없이 밝히면 나머지는 국민들이 알아서 한다. 판단은 국민에게 맡기고 정치적 지도자는 여러가지 정치적 셈법으로 머리를 굴릴 것이 아니라 소상히 투명하게 밝히는 일이 가장 최선의 일임을 알게 된다. 

 

인구 600만명의 메릴랜드주. 1951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맥켈딘이 공화당 출신으로 주지사에 당선된 이후 63년 만에 공화당 출신 주지사로 당선된 래리 호건.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인 메릴랜드주에서 래리 호건이 당선된 것은 미국에서 가장 큰 정치적 이변으로 기록되었다. 2014년 주지사 선거 당시 매릴랜드주지사 민주당 후보는 막강한 지원 세력을 받는다. 버락 오바마, 미셸 오바마, 빌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부부가 동시에 지원 유세를 할 정도로 메릴랜드주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포기해서도 안 되는 지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명의 래리 호건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당선된다. 우리나라로 예로 든다면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장에 보수측 후보가 당선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래리 호건이 공화당 후보로 63년만에 주지사에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선거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당시 메릴랜드주의 전반적인 경제 성과는 50개 주 가운데 49위. 세금과 각종 수수료, 통행료로 인해 사람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있었다. 주민 대다수가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을 선거로 당선 시킨 이유는 래리 호건의 당선 수락 연설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여러분이 어떤 당의 지지자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일부터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우리의 위대한 메릴랜드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치적 중도를 표방하며 민주당원과 무당파를 끌어들였으며 훌륭한 메시지, 초당파적 풀뿌리조직, 민첩한 직원, 활기찬 자원봉사자 조직, 부족한 선거 자금을 다량의 땀으로 극복한 래리 호건은 62대 주지사로 당선되었고, 놀라운 일은 2019년 재선을 했을 뿐만 아니라 2024년 미국 대선 후보로 강력히 부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지사 당선 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당시 문대통령은 래리 호건에게 당신은 한국 국민의 사위라고 칭찬했으며 한인 최초의 주지사 영부인이된 유미를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사실, 래리 호건이 주지사가 되기까지 영부인 김유미의 내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래리 호건의 말이다. 교회 집사인 아내는 늘 기도를 믿고 의지했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이겨내도록 도와주실거예요. 당신은 죽지 않아요. 당신은 더 좋아질거예요. 하나님은 당신을 위한 계획을 갖고 계시거든요" 

 

우파와 좌파, 보수와 진보의 싸움이 아닌 옳고 그름의 싸움으로 본 래리 호건은 같은 공화당 출신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차 견제를 받을 정도로 소신 있는 정치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나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실패가 나머지 인생을 정의하도록 놔두지 않기로 결심했다.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약자의 입장에서 싸움을 벌여야하는 도전입니다. " 그의 명연설이 시사해 주는 점이 있다. 정치적 대립이 어느 때보다도 날카롭게 서 있는 대한민국 정치 지형 속에 래리 호건과 같은 철학을 지닌 정치인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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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의 시대 - 세대론과 색깔론에 가려진 한국 사회의 성장기
김시우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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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생이 온다!

 

2018~2019년 <90년생이 온다>가 100쇄를 넘길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아마 2021년에는 80년생이 바라본 우리 사회의 모습이 담긴 책 <추월의 시대>가 대를 잇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철승 교수는 <불평등의 세대>에서 60년생의 386세대를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붙들려는 세대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우리 나이로 50대에서 60대 초반에 있는 분들이다. 민주화를 일궈낸 세대라 자신의 공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들의 사상 기저에 있는 대한민국은 선진국을 쫓아가야 하는 다시말하면 추격해야 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기에 그들이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도록 돗자리를 깔아드려야 할 책임이 지금의 80년생에게 있다고 <추월의 시대> 저자들은 당돌하게 이야기한다.

 

사실, 저자들은 현재 우리 나이로 보면 30대다. 전후2세대, N세대, 88만원 세대, 밀레니얼 세대로 불린다. 6명의 공저자들은 프롤로그에서 '열등감 이후의 한국 사회, 어디로 갈 것인가?' 라는 화두를 던지며 책 제목처럼 이제는 대한민국이 추격의 시대를 지나 추월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으니 자긍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80년생인 그들이 가진 자신감은 과연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단지 객기 또는 허세일까? 그들의 논리를 찬찬히 읽어 가다보면 산업화 세대 또는 민주화 세대라고 하는 현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최상위층에 군림하고 있는 이들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현상들을 분명하게 잡아내고 있다. 타성에 젖어 있는 기성 세대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첫째, 제2차세계대전 이후 편성된 국제 질서가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다시 재편되고 있으며 결국 역동성이 있고 선진국에 막 진입한 대한민국에게는 5천년 역사에 최고의 기회라고 공저자들 즉 30대들은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예로 든 여러 사례 중 몇 가지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이나 일본의 오프쇼어링과 달리 한국은 국내 협력업체를 모조리 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협력사를 관리하며 노사 관리 방식을 현지에서그대로 정착시키고 있기에 동남아시아든 동유럽이든 경쟁력을 가지고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재벌 대기업의 부정적인 면 대신 해외에서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성공할 수 있었던 사례로 제조에 필요한 부품사를 직접 거느리는 수직계열화가 중단없는 사업을 펼치기에 유리했다는 점으로 사례를 들고 있다. 

 

한국이 어느 순간부터 또 다른 특색을 지닌 하나의 선진국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대처에서 비대면 경제를 가능케 했던 물류 시스템과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일자리를 위협받게 된 4차산업혁명 시대를 도래한 시점에서도 이미 예전부터 한국의 대규모 공장은 자동화 설비로 돌아가고 있었기에 다른 국가들이 우왕좌왕할 때 이미 준비가 남달랐던 점을 예로 든다. 

 

둘째, 동질성에 입각한 강력한 공동체 의식을 한국의 역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고 최근 코로나19 한복판에서 외신기자들이 놀랄 정도로 단결력이 강한 공동체임이 확인되었고 그것이 앞으로 미래 사회를 추월해 나갈 동력임을 자신있게 주장한다.

 

사실 80년생은 '내 노력으로 이 사회에서 상승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이라고 하는 우파 세대도 아니고, '정치를 통해 사회를 바꾸는 것이 의미 있다고 믿는 사람들' 이라고 하는 좌파 세대로 아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역동성에 몸을 맡기고 기민함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촉을 가진 세대라고 본다. 따라서, 때로는 페달을 멈춰서라도 자전거를 세울 줄 알며 교육수준과 판단 능력이 이전 세대보다 높아 언제 어디에서든지 유익을 선택할 수 있는 독특한 세대임을 저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80년생을 포함하여 90년생까지 한국의 청년 세대는 다수파가 친미, 친시장경제, 복지정책을 지향한다는 설문조사를 책에서 근거 자료로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보수 담론과 진보 담론의 갈등 구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다시말하면 '중도파' 이며 저자들이 말하는 '80을 위한 정치' 세대다. 책임있는 포퓰리즘을 말하며 정치권을 항해 피드백을 요구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예전의 선거에서는 지역간 대립이 뚜렷해다면 앞으로는 세대 간의 대립이 드러날 것이며 그 중에서 키를 쥐고 있는 세대가 바로 80년생임을 정치인들이 인식하지 않는다면 실패를 자인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엄중하게 선언하고 있다.

 

셋째, 우리가 이제는 약소국이 아니라 강대국이며 이미 추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예로 지정학적 위치에서 우리 스스로가 강대국에 끼여 있어 약소국으로 느끼는 것이지 이미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을 가리켜 선진국이며 그중에서도 앞서가는 나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 규모 10위 안팎, 군사력 기준으로도 10위 안팎, 어느 누구에게도 위협을 주지 않는 나라라는 독특한 성격으로 무기든 기술이든 다른 경쟁국보다도 유리한 고지를 이미 점령하고 있음도 이야기하고 있다. 

 

선진국이라면 모두가 공통점으로 염려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법을 80년생의 시각에서 풀어내고 있는 것이 여타 다른 분석과 차별성을 가지는 이 책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80년생을 대표로 하는 저자들은 역사관에 대해서도 식민사관, 종속사관을 넘어 냉철하게 역사 의식을 탐구하고 있으며 공정에 대한 정의도 실력에 의한 선발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다고 여기는 실력 조차도 엄밀히 따져 보면 신분론에 근거한 공정함임을 주장하고 있다. 즉 자신이 이미 이뤄낸 자원이나 대학 학벌, 스펙만으로 모든 노력이 결정되어야한다면 그것은 좁은 의미의 공정함이라고 말이다. 

 

추월의 시대를 선도해야 할 시점에서 80년생이 뿜어낸 혁신적인 생각에 귀를 기울여 보시라. 코로나19 팬데믹이 쉽게 종식되기 어렵고 백신이 개발되었으나 또 다른 바이러스를 대비해야 하는 시대에 기존의 방법과 생각만으로는 험난한 장벽을 뛰어넘어가기가 벅찬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생각의 유연함과 참신성이 여전히 살아있고 이 시대를 향한 책임감이 누적되어 가고 있는 세대인 80년생의 생각들을 정책으로 과감히 받아들이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추월의 시대> 곁에 두고 짬짬히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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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 - 시민 혁명, 아테네 민주주의는 어떻게 제국주의의 길을 갔는가 : 민주 역사의 두 얼굴 민주주의 역사 시리즈 1
김대갑 지음 / 노느매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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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왔던 민주주의 상식을 뒤덮는 저자의 치밀한 민주주의 역사 기록 조사물이다. 우리가 늘 익숙하게 들어왔던 민주주의 상식이란 무엇인가?

 

1. 민주주의 역사는 서구-남성-백인을 중심으로 한 국가에서 시작되었다.

2. 링컨 미국 대통령은 노예를 해방 시킨 위대한 사람이었다.

3. 영국의 시민혁명, 미국의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은 민주주의 단초를 마련했다.

4. 민주주의는 부르주아가 만들었다. 

 

위 네 가지는 기존에 알고 왔던 민주주의 역사 상식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하나하나 진실과 거짓을 밝혀내고 있다. 

 

1. 민주주의 역사는 서구-남성-백인이 주를 이룬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만이 민주주의를 위해 애쓴 것이 아니다. 비서구 지역인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이슬람 지역인 메소포타미아에서도, 북아메리카의 원래 주인인 인디언 지역에서 민주주의 역사가 비교적 빨리 시작되었으며 남성이 아닌 여성들의 적극적 저항으로 민주주의를 앞당겼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특히 여성들이 참정권을 쟁취하기까지 기나긴 세월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대한민국은 1948년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여성들도 선거권을 가질 수 있었지만 스위스는 1970년대에 비로소 여성들이 참정권을 가질 수 있었다. 1918년에 참정권을 얻은 영국 여성들은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심지어 목숨을 내놓는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서프러제트 운동이 바로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이다. 여성운동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땅에서도 줄기차게 이어졌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역사 교과서에 소개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화림(조선의용대 대원, 백범의 비서), 박차정(조선의용대 대원), 남자현(여자 안중근, 조선 총독 암살 가담), 안경신(평안남도 도청 폭탄 투척), 김마리아(대한민국애국부인회 비밀결사) 등독립운동을 위해 애쓴 수 많은 여성들이 있었기에 해방 후 여성들도 참정권을 얻게 될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서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더욱 활성화 되었음을 역사에서 고찰할 수 있다. 성경에서도 등장하는 그발(비블로스)은 페니키아인들이 세운 도시 국가 중 하나였다. 그곳에서는 장로들과 지혜 있는 사람들의 회의체가 발달되어 있었고 아테네보다도 500년이나 앞섰다고 전해온다. 그리스인들에게 회의체 민주주의 문화를 소개한 것은 페니키아인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페르시아의 키루스 왕(성경에세는 고레스 왕으로 잘 알려져 있다)은 '키루스 원통 비문'으로 유명하다. 키루스 원통 비문에는 인종 차별 금지부터 평등주의, 피정복민의 전통과 종교에 대한 존중, 노동권 보호 등 광범위한 민주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성경에서 키루스(고레스)왕은 노예 생활을 하고 있던 유대인들을 해방시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고 성전 건축을 허락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과격한 단체로 인해 잘못 알려지고 있는 이슬람도 사실 민주주의 원칙이 철저히 지키기로 유명한 종교로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아프카니스탄에서도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을 정도였지만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뒤에는 온몸을 감싸는 부르카를 입어야만 했다.

 

2. 링컨 미국 대통령은 노예를 해방 시키기 위해 남북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연방 국가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위대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부 지역이 독립해 나가는 것을 막아야 했다.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의 '국민'에는 아쉽게도 '흑인'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결과는 노예 해방을 반대한 남부가 패배했기에 링컨에게는 위대한 찬사가 뒤덮혀 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잘 알듯이 미국은 원주민인 인디언들을 무차별 학살하고 그들의 땅을 빼앗아 만든 국가다. 민주주의 국가의 화신으로 미국을 말하지만 사실 인디언 사회로부터 배운 것이라는 점을 책에서 밝혀낸다. 인디언 사회는 사회 경제적으로 평등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평등도 실천하고 있었다고 한다. 재산 소유가 아니라 평판에 의해 권력이 인정되는 사회가 인디언 사회였다고 한다. 대표적인 인디언 민주주의 사례 중 하나가 '이로쿼이 연방' 이다. 다섯 개 부족이 연합을 이뤄 평화를 유지한 사례다. 지금도 미국에는 인디언 사회에서 유래된 말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시애틀(추장), 체로키(자동차), 다코타(자동차), 폰티악(자동차), 메타세쿼이아(체로키족 사람), 모하비(자동차), 치누크, 아파치, 코만치(헬리콥터), 푸에블로호(선박), 레드 클라우드(미 육군 2사단, 추장 이름), 클리블랜드(야구팀), OK(촉토족이 동의할 때 사용한 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디어의 향취가 남아 있다. 

 

3. 영국의 시민혁명, 미국의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은 반쪽짜리 혁명에 불과했다. 영국의 시민혁명 당시 시민군 크롬웰은 아일랜드로의 파병을 거부했던 수평파의 집회를 반란이라 규정하고 무력 진압을 감행했을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아일랜드 사람들을 무차별 학살하기도 했다.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민주주의를 학살한 경우다. 미국의 독립 혁명은 미국의 백인들이 인디언족을 몰살시키고 흑인 노예들에게 아무런 권리를 주지 않은 자신들의 성취에 도취되어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한 침략 행위임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힘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이들에게 자유와 평등을 주고 그들과 연대하여 제 몫을 찾아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프랑스 혁명은 자유, 평등, 박애를 기치로 전제 군주정을 무너뜨렸지만 진정한 박애는 없었음을 단두대에 끌려간 올랭프 드 구즈의 죽음과 마리안느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 

 

4. 민주주의는 부르주아 뿐만 아니라 시민, 민중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3.1운동만 보더라도 확연하게 드러낸다. 민족대표 33인의 독립 선언서 낭독이 있었지만 그 뒤에 불길같이 타올랐던 노동자들과 농민, 여성, 학생들에 의해 전국 곳곳에서 민족 독립 운동의 도화선을 끌어냈다. 3.1운동의 영향으로 결국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세워진 것으로 보아도 민주주의의 시작은 양반이나 지식인층에서 주도한 것이 아님을 확연히 볼 수 있다. 

 

참고로 소말리아 해적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왜 그들이 해적질을 할 수 밖에 없는지 구조를 살펴보면 단순한 국제 범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랜 내전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소말리아는 주인 없는 땅처럼 취급되어 주변 국가들이 불법으로 폐기물을 소말리아 해역에 쏟아 붓고 있다. 심지어 핵폐기물까지 투기했다는 유엔 보고서도 있을 정도다. 그뿐인가. 전 세계의 어선들이 몰려들어 물고기를 남획까지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어선들도 예외일 수 없다. 2014년에는 유럽연합이 한국을 예비 불법 어획국으로 지정했다. 소말리아 해적이 목숨을 걸고 해적질을 하는 이유도 서구 여러 나라의 이기적인 행위들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에서는 민주주의 탄생 과정이 결코 민주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강조한다.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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