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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마주한 3.1운동 - 민주주의의 눈으로 새롭게 읽다
김정인 지음 / 책과함께 / 2019년 1월
평점 :
2019년이 3.1운동 100주년이 있었던 해다. 저자는 3.1운동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오늘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서 동일하게 그 정신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역설한다. 그 증거로 3.1운동이 주는 역사적 의미를 6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시사점을 제시해 주고 있다. 저자의 촘촘한 역사적 사료 조사에 의한 논리 전개를 따라가다보면 새로운 시선으로 3.1운동의 정신과 역사적 의의를 새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붙잡고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저자의 주장 또한 연구에 의한 결과물이므로 이와 다르게 생각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견이 보이는 부분은 독자들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
저자는 3.1운동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공간, 사람, 문화, 세계, 사상, 기억이라는 테마로 분석한다. 6개의 시선을 통합하는 키워드라고 한다면 '민주주의' 라고 할 수 있겠다. <공간>에서는 3.1운동이 일어난 장소에 대한 정확한 팩트를 체크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존의 서술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3.1운동이 확산 된 것으로 강조하고 있으나 저자의 사료 조사에 의하면 25만 인구가 집결되어 있는 서울에서 3.1운동이 일어난 것은 맞으나 서울에서만 유일하게 일어난 것은 아님을 밝혀내고 있다.
67쪽을 보면,
"3월 1일 서울과 동시에 만세시위를 전개한 평양, 진남포, 안주, 의주, 선천, 원산 등이 모두 북부지방에 자리하고 있었다" (67쪽)
보시다시피 서울과 동시에 북부지방 6개 곳에서 만세시위가 일어났고 일회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람>에서는 3.1운동을 주도한 사람의 면면을 분석했다. 첫째는 천도교와 기독교를 중심으로 연대가 순식간에 이루어졌고 불교까지 합세하면서 일제의 탄압 앞에 종교계가 힘을 모았다는 점이다. 둘째, 동학농민운동을 반대했던 유림들도 농민과 노동자, 학생들과 함께 3.1운동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126쪽을 보면,
"가장 중요한 연대세력은 역시 기독교계였다. 장로교 장로 이승훈은 송진우를 만나 천도교의 독립운동 계획을 듣고는 동참할 뜻을 밝혔다"
3.1운동은 모두가 함께 참여한 시위였고, 계층과 종교를 넘어 일제에 대항한 자발적인 성격을 띄었기에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었다.
<문화>에서는 '연대'를 강조했다. 전라남도 무안군 암태도 소작쟁의, 원산총파업, 광주학생운동은 민족 차별, 자유 억압 등에 분노한 약자인 식민지민들이 함께 연대했던 싸움이었다.
140쪽을 보면,
"3.1운동은 오늘날 저항문화의 출발점에 해당한다. 오늘날과 같이 집회와 행진을 결합한 시위가 대중화되었다"
저항의 이면에는 살상, 고문, 탄압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저항했던 3.1운동의 정신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도전이 되고 불의와 자유의 억압 앞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를 고스란히 이야기해 주고 있다.
<세계>에서는 3.1운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달랐다는 점이다. 제국주의의 열강들은 3.1운동을 소요 또는 반란의 성격으로 대수롭지 않게 치부한 반면 대한민국처럼 식민 통치에 있었던 인도, 중국에서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167쪽을 보면, (중국신문)에 실린 기사
"이번 조선독립운동에 참가한 사람은 학생과 기독교도가 가장 많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육 보급의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으며, 이제는 감히 기독교를 경시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데 현재 중국의 학생과 기독교들은 어찌하여 모두 의기소침하여 있는가?"
<사상>에서는 민주주의와 평화, 비폭력을 외친 3.1운동의 정신적 기조를 다루고 있다. 3.1운동은 비폭력ㅇ이며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도 실천한 혁명이었으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학생 혁명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억>에서는 기존의 교과서에서는 어떻게 3.1운동을 다루고 있는지 분석해 놓았다. 보수적인 역사적 기술 뿐만 아니라 진보적 역사 기록들을 비교하며 과장된 부분이나 허위로 기록된 부분들을 지적하며 시대마다 3.1운동을 해석하는 부분들이 약간의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을 살아가고 있고 미래를 살아갈 우리들은 3.1운동의 정신을 어떻게 계승해 가야 할 지 고민해야 할 차례다. 개인적 또는 집단적 이익을 떠나 국가의 회복을 위해 아무런 대가없이 남녀노소 구분없이 거리로 뛰쳐 나왔던 국민들의 정신을 가감없이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