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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 - 조선 7인방이 고백한 교과서 밖 ‘찐’ 역사 ㅣ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
문부일 지음 / 다른 / 2021년 8월
평점 :
기록은 역사가 된다!
조선왕조실록은 세계기록문화유산이다. 기록으로 남겨졌기에 소중한 유산이 될 수 있었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오랫동안 유지했던 왕조가 조선이다. 그 조선의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500년 가깝게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사람이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100년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어려운데 말이다. <역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에 나온 일곱 명의 인물들도 기록으로 남겨져 있기에 후손들이 기억하고 재평가할 수 있다. 기록되어진 것이 없었다면 언급조차 할 수 없었을텐데 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겠지만, 적자생존! 기록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여러분도 늦지 않았으니 꼭 하루 하루의 일과를 기록으로 남겨 놓으시길)
나도 기록하면 나름대로 할 말이 많다. 국민학교 시절 나름 일기 숙제는 꼬박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워낙 이사를 많이 다녀서 현재 생존해 있는 일기장은 없다. 지금처럼 블로그, 카페, SNS라도 있었다면 그 흔적들을 추적해 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가장 오랫동안 남아 있는 일기장은 <병영일기>다. 전라남도 장성군 육군보병학교에서 O.B.C.(초급 장교과정) 과정 중에 투박한 일기장을 구입해서 가끔 썼던 일기다. 703특공연대 소대장으로 복무하면서도 그곳에 가끔 썼던 병영의 일상을 기록했다. 25년이 넘은 최고령 일기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투장면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점이다. 기록할 분위기가 아니었기에... 1996년 강릉무장공비침투사건에 투입된 3개월의 경험을 기록으로 생산해 내지 못한 점은 두고 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두번째 남아 있는 일기장은 <육아일기>다. 세 자녀를 키우면서 썼던 일기장이다. 첫째는 나름 태어나기 전부터 백일, 돌까지 꾀 썼던 것 같다. 둘째부터는 조금 시들해졌고 셋째는 가뭄에 콩나듯 정말 가끔 썼다. 아뭏든 <육아일기>도 아직 보관 중이다. 세번째 일기장은 <교사 일기>다. 초임교사 때부터 쓴 일기장인데 철 지난 업무수첩을 버리기 아까워 그곳에다가 쓰고 싶을 때만 써 내려갔던 일기다. 분량은 얼마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교감일기>가 있다. 2021년 1월부터 써 내려간 일기장이다. 일기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기 때문에 정말 솔직하게 적게 된다. 교감이 되기 전, 교감이 되고 나서 만나는 일상의 삶과 교직원들과의 교류에서 느껴지는 생각과 감정을 거칠게 써 내려갔다. 세월이 지나서 읽게 된다면 그때의 기억을 쉽게 소환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 하루 하루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불규칙함도 체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루는 기분이 좋다가도 어느 날은 다운되어 속상함을 써 내려갔던 일기가 <교감일기>다.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교감일기>에 아이디어를 얻어 정말 말 그대로 <교감일기>로 책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유월에 초고를 어찌어찌 겨우 넘겼다. 분량은 250쪽이다. 출판사 편집장님께서 원고를 보시고 간간히 수정해 달라고 조르신다. 꼭지별로 수정 방향을 알려오신다. 원래 썼던 분량의 절반 이상은 날아갈 것 같다. 처음에 의도했던 방향도 굉장히 비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책 제목도, 책 목차도 수정해야 한다고 한다. 출판을 처음 경험해 보는 나로써는 당황스럽다. 하지만 초짜가 무슨 재주가 있겠는가. 아뭏든 짧은 교감 생활을 담아낸 책이 곧 있으면 출간 된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족적을 남기는 역사적 일이 될 것이기에^^
우리 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를 뒤돌아보더라도 최고의 일기는 <조선왕조실록>이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위인들의 실제 모습이 조선왕조실록에 그대로 나타나 있는 기록에 근거해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한 두가지 아님을 읽어낼 수 있다. 권력욕이 강했던 세종대왕, 예민하고 체력이 약했던 이순신 장군, 개혁성향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고 싶었던 정조, 금수저 김정희는 기록에 근거해 보면 정말 평소에 우리가 상상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쓰고 있는 <교감 일기>도 혹시 교직원 중에 누군가가 본다면 겉으로 보이는 교감 이창수와 전혀 다른 인간 이창수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으리라.^^
<역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를 통해 역사적 인물들의 개인적 성향, 성격, 사고방식, 정치적 선택 뒤에 가려진 내밀한 생각들을 읽어낼 수 있다. 인물에 대한 위대함은 후대에 특정한 사람에 의해 평가된 것이지 개인의 삶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다면 과연 위대함이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을까 싶다. 인간은 결코 위대할 수 없다! 그들의 약한 모습, 평소 모습을 보며 오히려 위로를 얻고 용기를 가진다. 강한 것은 부서지거나 끊어지지만 약한 것은 휘어질 뿐이다. <교감 일기>에는 실패와 고민 거리가 많이 적혀 있다. 약한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훗날 자녀들이 고인이 된 나의 일기를 보면 아빠의 다른 모습을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고 생각한 바를 차곡차곡 적어가는 블로그 <이창수의 서재>는 참 글쓰기가 편리하다.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으니 말이다. 바빠서 쓸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종이에 쓰지 못한다면 얼마든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SNS에 써 내려갈 수 있으니 말이다. 여러분도, 한 번 도전해 보시라^^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