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인문학이 되는 시간 : 사상·유적편 문화가 인문학이 되는 시간
플로랑스 브론스타인.장프랑수아 페팽 지음, 조은미.권지현 옮김 / 북스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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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서울편1>에서 문화유산의 의미를 다음과 말하고 있다.

 

"문화유산에 관한 지식을 주워 담을 때 재미를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은 각 계의 전문가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는 것이다. 문화유산을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화유산은 그 시대가 남긴 가치관과 의미들이 함축되어 있는 문화의 결정체다. 나라마다 후대의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억하기를 원하고 그 가치들을 후대의 사람들이 대대로 이어받아 전승하기를 원한다. 빛나는 문화유산으로부터 사상을 읽기를 원한다. 문화유산을 통해 나무를 보기보다 숲 전체를 보기를 바란다. <문화가 인문학이 되는 시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상과 유적 분야에서 인류가 계승할 가치가 있는 유형의 또는 무형의 문화유산을 가감 없이 소개하고 있다. 고대와 중세, 근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깊이있게 사상을 탐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죽기 전에 꼭 알아 둘러보아야할 소중한 유산들을 독자들에게 묵직하게 전하고 있다. 책의 내용이 비교적 방대하긴 하지만 허투루 넘길 장이 없는 것은 인문학적 깊이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교의 변천사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영향을 끼쳤던 사상가들을 집대성했다. 곁에 두고두고 참고서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유형의 문화유산에는 그 시대의 사상적 기반 뿐만 아니라 건축의 미, 당시의 정치적 관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도 알아야 깊게 볼 수 있는 것처럼 각 나라마다 자신있게 자랑하는 문화유산들도 크기의 웅장함 뿐만 아니라 문화유산에 담긴 다양한 역사적 관계들을 사전에 밑바탕에 깔고 보아야 정확히 알아볼 수 있다. <문화가 인문학이 되는 시간>은 역사적 가이드로 손색이 없다고 본다.

 

"서로 마주하고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과 왕궁은 시대에 따라 교권과 왕권이 대립하거나 상보했던 역사를 증명한다. (중략) 노트르담 대성당은 빅토르 위고의 1831년 작품 '노트르담의 꼬부'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며.." (200쪽)

 

중세 프랑스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으로 노트르담 대성당, 몽생미셸 수도원, 생드니 대성당, 중세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산마르코 대성당, 산 조반니 세례당, 에티오티아의 성 기오르기스 교회,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과테말라의 티칼 유적지 등 동서양 오대륙 곳곳의 시대별 유산들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책이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큰 특징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시대와 동떨어진 유산들도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으며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 이해를 돕고 있다.

 

인문학은 사람을 배우는 학문이다. 사람이 무엇인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지에 대해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추구하는 학문이 인문학이다. 인문학의 기초는 문, 사, 철 즉 문학, 역사, 철학이 주를 이루지만 이것들을 바탕으로 파생된 예술, 건축, 과학, 교육 등 인문학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살아가는 삶 그 자체가 바로 인문학이다. 인문학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양식인 문화를 통해 좀 더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얻는 즐거움 중 하나가 '인문학적 소양' 이 될 것 같다. 시대의 결이 담긴 인문학을 끌어안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자 독자들이 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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