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까페 옆에는 정신치료센터가 있어요.
그래서 좀 정신 나간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요,
다들 착하고 해는 안끼치고, 어떤 분은 좀 웃기기까지 해서
지금까지는 별다른 일이 없었어요.
근데 어젠 어떤 분이 자꾸 테이블을 걷어차서 넘어뜨리는거에요.
커피 종이컵들이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어요.
그래서 하지 말라고 하면서 테이블을 일으켜 세우는데 또 그러는거에요.
그래서 보스한테 연락해서 이러이러하다 했더니 보스가 그 담당 의사에게 연락을 해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황급하게 우르르 내려오더군요.
그리곤 까페에서 정신 상담을 시작했어요. 나는 바에서 커피머신 정리를 하고 있었고요.
여자의사는 '다이앤, 왜 그렇게 화가 난거죠?' 라고 다정한 어투로 묻기 시작했어요.
눈썹이 아주 짙어서 프리다 칼로를 연상케하는 스패니쉬계의 여자환자는 징징거리면서 대답을 하기 시작했어요.
프리다 칼로보다는 두배 세배로 뚱뚱했어요. 참고로.
그런데 문득, 의사의 삶이라는거, 정신병환자의 삶이라는거, 이런게 모두 다 중요한 것 같은데
당황한 까페 알바생의 삶은 정말 엑스트라밖에 되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영화 같은데 보면 나오는 때로는 아름답기까지 한 정신병환자의 삶과,
그 환자와의 따뜻한 교감을 통해 치유되는 삭막한 의사의 삶. 이런 얘기 많잖아요. 왜.


그래서 갑자기 슬퍼졌어요.
그냥 나는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고 배경으로 사라지는 그런 엑스트라가 된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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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10-12-19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그런 엑스트라는 당신처럼 슬퍼하지 않아요. 하얀 궁전이었던가요. 거기선 여자 웨이트리스가 주인공이었죠. 꽤 연기파 여배우인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몹쓸 건망증.

Forgettable. 2010-12-19 07:40   좋아요 0 | URL
영화 뭔지 찾아봤어요. 수잔 서랜든이네요. :)
거의 20년전 영화인데.. 구할 수 있을까요? 보고싶어졌는데.

순오기 2010-12-19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들의 뽀님은 알라딘에선 배경이 아니니까 절대 슬퍼하지 말아요~ ^^

2년 전에 아이들 중학교 미술선생님께서, 자신은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분을 새로이 보게 되었고...배경이 되어주는 삶이라는 건, 그분의 삶의 철학과 깊은 성찰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됐거든요.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거~ 멋지지 않나요?
물론 뽀님이 말하는 배경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아 먹었어요.^^

Forgettable. 2010-12-20 13:53   좋아요 0 | URL
하하 네. ^^

저도 조연의 삶에 좀 집착하는 편이거든요. 나는 천재나 주인공이 될 수 없으니까 적어도 그들의 배경이 되어주는, 그들을 주인공다운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멋진 조연이 되고 싶다고 언제나 생각해요. 하지만 요즘은 조연은 커녕ㅋㅋ 엑스트라의 삶 ㅎㅎㅎ 그래서 좀 다운됐었는데 이제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

다락방 2010-12-19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

러브 액츄얼리 같은 옴니버스 영화를 찍는다면 까페 알바생에게도, 닥터에게도, 환자에게도 같은 분량의 시간이 주어지고 저마다의 환경에서 주인공이 될거에요.
까페 알바생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찍는다면, 닥터와 환자는 손님 1,2 로밖에 등장하지 못하겠죠. 심지어 손님 1,2가 닥터와 환자인지 관객들은 알지도 못할거에요. 관객들은 까페 알바생의 삶만을 보게 되겠죠. 그때의 배경은 닥터와 환자일거에요. 그 외에 다른 많은 사람들.

또 내가 그 까페에 손님으로 가게 된다면, 내가 보게 될건 뽀에요. 내가 찾는것도 뽀일거고, 내 눈에 먼저 들어올 것도 뽀일거에요. 왜냐하면 나는 뽀를 알고, 뽀를 보러 거기에 가는거니까. 나에게는 그때 닥터도 환자도 안중에 없을거에요.

배경이 되거나 혹은 주인공이 되거나 하는것은 누가 어디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어쨋든 일단 나에게는 그들이 배경이에요. 물론, 나는 뽀가 이런것쯤은 잘 알고 있을거라고 믿어요. 그러나 단지 이 순간 그런 느낌이 들었다는 것도.

Forgettable. 2010-12-20 13:57   좋아요 0 | URL
흐흐 저 로맨스영화 안좋아해서 그 유명하다는 [러브 액츄얼리]도 아직 보지 못했는데, 주위에 그 영화 팬들이 많아서 올 크리스마스에 그거 같이 보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얼마 전에 본 [하와이, 오슬로]라는 영화에서도 카메라가 스쳐지나가는 모두에게도 각자의 특별한 삶이 있다는 걸 보여주더라구요. 그 어느 누구도 엑스트라가 아니라는 듯이요.

까페에 언제 올거에요? 응? 제가 정말 맛있는 아메리카노 만들어드릴게요. 엑스트라 핫!으로 ㅋㅋㅋ 전 근데 요새 여기서 일하니까 미친 시럽에 길들여져서.. 매일매일 여러가지 시럽으로 실험적 커피를 마시는데요. 그러다보니 시럽중독 ㅋㅋ 단 커피 절대 못마셨는데 요즘 아메리카노를 못마시겠어요. 힝

아 오랜만에 다락방님의 따뜻하게 마음을 울리는 긴 댓글 감동적이네요. :) 징징거린 보람이 있네요. ㅋㅋ

무스탕 2010-12-1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의 시각으로만 읽지말고 우리의 시각으로도 읽어주세요.
뽀님은 절대 우리의 시각에선 중심에 계시지 변방이 아니시니까요.

문득 요즘 개그콘서트의 한 꼭지가 생각나네요. 제목은 잘 모르겠는데 엑스트라들이 주인공인 코너에요 ^^

Forgettable. 2010-12-20 13:59   좋아요 0 | URL
와 개그콘서트 진짜 오랜만에 듣네요. 요즘도 역시 재미있나요? ㅎㅎㅎ

그냥 좀 더 영화적으로 주목받는 직업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까페알바생 말고 의사나 교수나 감독이나 사진가나 뭐 이런거요. ^^ 아무래도 가족과 친구들을 모두 한국에 두고 와서 나 혼자 뒤쳐진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어요.

2010-12-19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엑스트라가 아무리 가여워도 작가가 한 줄 쓰면 주인공이 될 수 있고, 주인공이 아무리 잘 나가도 작가가 한 줄 쓰면 비극으로 끝날 수도 있는데, 카페의 상황을 보고 생각하고 분석하고 서술한 주체가 뽀 님이니까 결국 뽀 님이 작가인 셈이고, 그러고 나면 주인공이고 엑스트라고 간에 알아서 기어야 하지 않겠느냐능;

제가 말하고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_- 아무튼 다들 따뜻한 댓글을 써 주시는 걸 보니 훈훈하네요. 적어도 이곳에선 뽀 님이 여왕이신데, 비록 이곳이 온라인상의 세상이긴 해도, 딱히 이곳이고 저곳이고 간에 자연의 법칙이나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큰 차이도 없을테니 어디가 더 소중하고 말고 결정할 건 결국 자기 자신의 권리인 것 같아요.

부연하자면, 전 주인공은 피곤해서 싫고, 엑스트라는 가여워서 싫으니, 그냥 관찰자가 되고 싶어요; 관찰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 일종의 치트라면, 그냥 엑스트라 할래요;; 주인공이라는 큰 관심의 대상이 되면, 그 관심을 유지하고 지속하는 것에 대해 무척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니 괴로울 것 같아요. 달이 차면 기울어야 하는데, 과연 언제까지 무대 위에 서 있을 수 있을까요. 차라리 소소한 엑스트라가 되어서, 아는 몇몇 사람과 따뜻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에 만족하며 살고 싶어요.

저 혼자 신나서 사실 제 자신도 잘 모를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암튼 요즘엔 글 쓰는 데 재미를 붙여서 만년필과 함께 살고 있어요. 글을 쓴다는 게 소설이나 시를 쓰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아무거나 끄적이는데, 잉크 잔뜩 채우고 로디아 패드나 복면사과 까르네 같은 질 좋은 종이에 글자를 새기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요샌 영어 필기체를 배워 보려고 하는데, 소문자 r 과 s 는 대체 어떻게 쓰는건지, 꼬불꼬불 아무리 따라 써도 제 r 과 s 는 뭔가 나사 빠진 불량품이라 마음이 답답하네요-_-

Forgettable. 2010-12-20 14:1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아 모두 제 앞에서는 알아서 기어야 하는군요!!! 역시 ㅋㅋㅋㅋㅋㅋㅋㅋ 위트넘치는 위로. 너무 좋아요!!! ㅠㅠㅠ ㅋㅋㅋ

그러게요. 다들 제가 듣고 싶은 말만 꼭꼭 집에서 해주시네요. ^^ 그냥 저도 제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거 잘 알고 있는데, 그 날은 왠지 홀로 쓸쓸하게 묻혀진 기분이 들었어요. 챙겨주는 사람이 여기는 별로 없으니까.. 원래는 챙김받는거 좋아하고, 누가 옆에 있어줘야 하는게 당연하고 그러다가 혼자 있으니까 그런 고독이 쌓이고 쌓이다보니 이런 지경까지;;;;; 하지만 애초에 여기에 온게 '혼자임'에 익숙해지기 위해서였으니까 다 제가 자초한 일이죠. 강해지리라. 강해지리라. ㅎㅎㅎ

전 위의 댓글에도 쓰긴 했는데, 주인공의 조력자 역할이요. 고흐의 '동생' 이라던가, [왕의 남자]의 감우성 역할이라던가, 달리의 여자 갈라라던가.. 뭐 주인공을 진정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하지만 덩달아 나도 빛나고 싶기까지 하니깐 욕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닌것 같아요. 그렇다고 막 주인공이 되고싶은건 아닌데.. 술자리 같은데 가도 제게 말걸어 주는 사람이 없으면 혼자 우울해진다니깐요. 먼저 말걸지도 않으면서;; 그래서 일대일 만남을 선호한다능 ㅋ

요즘 만년필과 종이 리뷰 잘 읽고 있어요. 뭐 하나에 빠지면 집중하는 코님의 능력에 새삼 감탄중이라니까요. 저도 예전에 필기체 공부할 때 r이랑 s만 엄청나게 그림그리듯이 연습했던 기억이 ㅋㅋㅋㅋㅋㅋ 언제한번 글씨 사진도 보여주세요. 필기체 abcd......이런거라도. 좋은 종이에 좋은 만년필로 쓰면 아무거나 써도 좀 간지일 듯...ㅋㅋㅋㅋ

전 이 댓글 무슨 말인지 잘 알겠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역시 어차피 중요한건 나네요. 뭐니뭐니해도요.

비로그인 2010-12-2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게터블님

한국 오심 저랑 소주마시기로 했잖아요!! (읭???) ㅋ

Forgettable. 2010-12-22 18:50   좋아요 0 | URL
ㅋㅋ 당연 기억하고 있죠!!!
요즘 바람결님 술 땡기시나. 이 뜬금 없는 댓글은 뭐??!!!!!!!!! ㅋㅋㅋㅋㅋㅋㅋ
저 갈때까지 단련해 두고 계쎄요. 양주로 트레이닝 중이거든요 :D
 
잘 알지도 못하면서 - Like You Know It Al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예전에 [극장전]을 볼 때였다. 난 혼자 심각하게 보고 있는데 뒤에서 자꾸 웃는거다. 완전 심각한 분위기인데 계속 낄낄거린다. 그래서 짜증나서 그만 좀 웃으라고 그러진 못하고 영화가 끝난 후 한참 노려보기만 했었다. 그로부터 몇년 후,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보며 오히려 그 때 내가 영화 코드를 이해하지 못했었던 것 같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홍상수의 코드를 이해했냐, 하면 적어도 시도는 하는 중이라고 대답하겠다.   

친구에게 이 영화를 설명해주려고 했는데, 이 영화는 완전 리얼리티다. 어떤 거만한(imperious) 영화감독이 있다, 그는 그걸 표현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그 모습이 좀 찌질하다. 그 감독이 과거의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다. 했더니 친구가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 라고 하는데 더 이상 설명이 안되는 거다. 말문이 막혀서 한동안 침묵이 흐르다가, 이건 이렇게 설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시추에이션의 반복인 것 같다고 했더니, 친구가 [시리어스 맨]을 언급했다. 상황의 연속이고, 처음과 끝이 없는 그런거냐고. 어 맞네. 요즘 이 영화 얘기 많이 듣네.  

어쨌든, 이 영화 얘기하다가 궁금해졌는데, real과 unreal의 차이가 뭘까.  

현실이 아닌 이야기는 말 그대로, 이야기. 어떤 남녀가 있고, 사랑에 빠질 뻔 하고, 그러다가 갈등이 있고, 마지막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현실은 그럼 뭘까. 홍상수의 영화가 현실에 조금 가까운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보며 낄낄거리다가 바로 다음 날 [사랑을 놓치다]를 보니까 그렇게 촌스러워 보일 수가 없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세련되었다는 건 아닌데. [사랑을 놓치다]는 그냥 '너무' 영화다 싶었다. 영화는 영화여야 하는게 맞는데, 그게 뭐 문제란 말인가.   

그래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영화적이지 않냐고 하냐면(영화적인게 뭔지 이젠 점점 헷갈리기 시작한다만) 그건 또 아니다. 이를테면 에로배우 모녀의 포옹이라던가, 강간당한게 다 당신 때문이라며 히스테리컬하게 소리지르는 엄지원의 모습, 어딘가 좀 이상해보이는 후배 부부, 할아버지가 자러 들어간 방에서 들려오는 대학생의 신음소리, 불륜의 현장을 당당하게 잡으러 들어온 후배. 등등등 뭐 단편적으로는 있을법하다 하더라도 이 모든 이야기가 한데서 흘러나오는 건 픽션이니까 가능한 거 아닌가.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보면서도 리얼하다고 말하면 안되는거다. 

현실이냐. 가상이냐. 중요한가? 

매체는 모방일 수밖에 없다. 실제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일련의 편집과정을 걸쳐 픽션이 되고야 만다. 하다못해 스너프 필름도 픽션의 일종이다. 미디어는 물론 그 어떤 책도, 그 어떤 사진도 마찬가지다. 리얼이 될래야 될 수가 없다. 리얼은 삶 자체이고, 개개인의 그것이 가지각색인데 매체를 접하는 대중 모두에게 리얼이 되는게 가능한가. 단지 리얼이고자 노력할 뿐. 반대로 최대한 리얼에서 벗어나고자 해도 모방의 틀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세상에 좋은 것들은 누군가가 이미 만들어두었으니까. 리얼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있는 이야기인 양 멋들어지게 만들어놓은 게 더 좋지만, 이런 걸 찾는게 살아가는 낙이라고 생각했지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보면서 리얼에 최대한 가깝게 보이는 것도 나름의 재미라는 걸 알았다.  

모두가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닮고자 하며 발버둥친다면, 어쩌면 이데아는 바로 현실이 아닐까. 잡을 수 없는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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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오슬로 - Hawaii, Osl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내가 달릴 수밖에 없다면 나의 비달도 나를 위해 함께 달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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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한 16층의 방에서는 에드먼튼의 전경이 다 내려다 보인다. 옆 건물의 한 벽 전체엔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조명 장식이 반짝거리고 노란 가로등 불빛은 내 눈이 허락하는 곳 너머까지 펼쳐져 있어서 어느 바다의 오징어 배 불빛들을 연상케 한다. 살짝 열어 둔 창문에서 스며드는 찬바람은 내륙 한 가운데의 이 도시에서 겨울 바다를 느끼게 만들어준다. 

친구에게 받아온 침대는 무척 크고 익숙치 않아서 밤을 외롭게 만들고, 정리한다고 해둔 옷가지들은 여전히 너저분해서 내가 낯선 곳에 있다는 걸 잊게 해준다. 이사할 때 짐을 싸고, 청소를 하며 엄마 생각을 많이 했다. 내방 간수 하나 하기가 이렇게 힘든데 집 한채를 꾸리는 엄마는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 몸 건사하기도 벅찬데 아이 셋을 더 챙겨야 했던 엄마는 그동안 벗어나고 싶어 했을까. 이런 것들. 

여러 사람들이 있었고, 떠났고, 남아 있다. 좋은 사람들, 좋지만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 그런 와중에 나는 계속해서 사랑에 빠져 있다. 떠난 사람에게, 내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사람에게, 내게 말을 건네는 사람에게, 내게 키스하는 사람에게. 정말 사랑에 빠져 있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종류의 인간인지. 어떤 방식의 사랑이든 계속해서 찾고 있다. 친구는 자학하는 내게 내가 지금껏 그만큼 사랑에 둘러 싸여 살아왔고, 그래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며, 단지 다른 사람보다 사랑을 담은 통이 클 뿐이라고 말해주었다.  

   
 

 아, 바로 그 '희망은 없지요'에서 
위대한 희망이 당신에게 솟아나는 것입니다! 
이쪽에 희망이 없다는 것은 저쪽에는 아주 큰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찌나 큰 희망인지 야심까지도
그 너머를 보지 못하며, 오히려 드러난 자신의 행운을 의심하지요.

 
  템페스트 中

희망이라는 거, 다 헛되다고 말하며 비관적이고 회의적인 척 하다가도 그래도 이번주에는 또 어떤 새로운 일들이 생길지 궁금해하는 내게 이 책은 어쩌면 정답을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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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6 13: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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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6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6 14: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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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6 14: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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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6 14: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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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9 17: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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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9 1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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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9 17: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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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9 23: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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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2 04: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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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H 2010-12-10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좀만기달려 침대가 좁다고 생각하게 해주지1!!!

Forgettable. 2010-12-12 04:46   좋아요 0 | URL
나 이거 음란스팸댓글인줄 아라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0-12-13 13:28   좋아요 0 | URL
이 댓글 좋다! ㅎㅎㅎㅎㅎ

자하(紫霞) 2010-12-13 20:15   좋아요 0 | URL
이 댓글 좋다!ㅎㅎㅎㅎㅎ2

Forgettable. 2010-12-16 12:39   좋아요 0 | URL
다들 이런걸 좋아하시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모쨩 2011-01-20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리하는거 서울오면 다 망가질거면서 ㅋ
선배가 정리한다는거에 거품물고 놀라고 있는중 ㅎ
선배의 그 책상과 서랍들이 떠오름 ㅋㅋㅋ

Forgettable. 2011-01-20 14:0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ㅋㅋㅋㅋ 망가진지 오랜데요???
지금 내 방 꼴 어쩜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봐도 막 한숨이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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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1-2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Forgettable. 2010-11-23 14:18   좋아요 0 | URL
눈을 정화하시길^^

라로 2010-11-23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님 전공 사진으로 바꿔요!!ㅎㅎㅎ

Forgettable. 2010-11-23 14:18   좋아요 0 | URL
요즘 카메라들이 좋아서 다들 이정도는 찍는걸요 :)

제갈수철 2010-11-23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왼쪽은 가질 수 없는 내 마음,
오른쪽은 버릴 수 없는 내 마음 같네요그려.

Forgettable. 2010-11-23 14:27   좋아요 0 | URL
딱이네요. 어느 무엇 하나 더 소중하다 콕 집어 말 할 수가 없어요.

길을 잘못들어서 스키 리조트로 들어갔는데요. 슬로프도 멋지고 애들은 더 핫 하고.. 오랜만에 두근두근 ㅋㅋ 내려오기 싫었어요. 아무래도 병 나기 전에 스키 타러 다시 가야할 것 같아요.

LJH 2010-11-2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흑...백..인거지? 왠지 겨울은 아름다운데 삭막해

Forgettable. 2010-11-23 17:27   좋아요 0 | URL
흑백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왼쪽 사진은 진짜 운 좋아서 날씨 좋았던건데 날씨 흐리면 여름에도 산 보이지도 않음 -ㅁ-

루체오페르 2010-11-24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자연의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멋진 사진입니다.^^

Forgettable. 2010-11-24 15:43   좋아요 0 | URL
참 좋죠. ^^ 다시 가도 어째 또 새로워서 와와 소리지르며 있었네요. :)

잉크냄새 2010-11-24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유유히 저 호수위를 스쳐지나가는 것만 같군요.

Forgettable. 2010-11-24 15:43   좋아요 0 | URL
시간이 참 제멋대로 가는 듯 해요. 난 신경도 안써주고.

잉크냄새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소식 궁금해요!!!!

자하(紫霞) 2010-11-26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있어봤으면 좋겠네요!
저는 세상 어떤 인공건물보다 자연이 제일 멋있다고 생각해요~^^

Forgettable. 2010-11-30 16:24   좋아요 0 | URL
저는 오래된 건물이 자연 속에 파묻혀 있는거 좋아해요. ㅎㅎㅎ
이곳은 맨날 가도 안지겨워요.

2010-11-26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왼쪽 사진은 예전에 본 것 같은데, 벌써 오른쪽 사진이 현재에 더 가까울 정도로 다른 시간이 되어 버렸네요.
그건 그렇고 문득 생각났는데, 왠지 왼쪽 사진은 밥 로스의 그림 같아요;;
참 쉽죠 하며 슥슥 붓칠하는거 보고 있으면 왠지 긴장이 풀리면서 잠이 와서 좋았는데 ㅠ

Forgettable. 2010-11-30 16:25   좋아요 0 | URL
아 다들 밥아저씨를 떠올리는군요.
캐네디언 친구한테 물어봤는데, 이 분을 알긴 아는데 캐네디언인줄을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ㅋㅋㅋ
어쩐지 캐나다 풍경을 그리는 것 같았던 기억인데 말이죠.

이곳에 있으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