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내내 화장하고 밖으로 나오는 건 참 귀찮은 일이었다. 특히 어제는 회사에 나왔어야 했고... (이게 컸던 걸까? ㅜ) 주말 중 하루 정도는 화장 안하고 맨 얼굴로 늘어진 잠옷 하나 입은 채 집안에서 뒹굴뒹굴 하는 것도 인생에서 큰 여유이자 윤활유인데 말이다.

 

지난 토요일은... 오전에는 아빠 스마트폰 교체를 하러 같이 갔었고 오후에는 학원에, 그리고 저녁엔 선배 언니 만나 피자와 와인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더랬다. 밤늦게 들어와... 일요일 아침, 때려 죽여도 못 일어날 것 같던 몸을 일으키고 회사라는 곳에 나왔고... 능률 제로 상태로 같이 나오겠다던 과장이 응급실에 실려갔음을 통보받고 더더욱 하기 싫어져서 그냥 대충 지내다 퇴근.. (왜 나갔니..ㅜ) 저녁엔 일본에서 온 지인과의 만남이 있어서 고깃집에서 맥주와 고기를 대박 먹었다.

 

그러고보니, 먹고 마시고 수다하고... 이런 게 회사라는 공간을 벗어나면 내가 주로 하는 일이다. 의미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어제의 저녁 모임은... 사실 좀 힘들었다. 모임을 가지다보면 사람이 다 마음에 들 수는 없는데, 한명이 유독 까칠하고 내게 간섭을 한다. 살쪘다고 밥도 못 먹게 하고 아침부터의 식단과 운동에 대해 잔소리하고... 내 일에 대해서도 더 올라가야 한다 말아야 한다 이런 걸로 갑론을박한다. 재미없게스리.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한테 간섭하는 거라는 걸, 모르는 것 같다. 일단 두 번 같은 얘기 하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자꾸 같은 소리로 날 제재하는 게 짜증(!)이 난다. 결국 참다가 짜증을 내버리긴 했지만 .... 만남의 횟수를 줄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쭈욱 같은 감정을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면 알수록 좋아야 하는데, 알면 알수록 버거워지면 참 난감하다. 그래서 가급적 거리를 약간은 둔다는 게 나의 방침인데... 이 모임이 그 거리가 좀 좁혀지면서 날 힘들게 하고 있다. 어제 저녁부터 계속 찝찝.

 

 

뜬금없이, 요즘 읽고 있는 책 얘기를 하자면, 찰스 디킨즈의 <오래된 골동품 상점>.

 

 

고전을 읽는 즐거움이란, 더할 나위없는 것 중의 하나이고, 디킨즈의 소설들은 늘 나를 재미나게 했었기에 들었다. 처음엔 (고전이라는 게 늘 그렇듯이) 약간 지루하게 느껴지고, 최근 소설들과는 다르게 템포도 느려서 진도도 안 빠지다가 중간 이후부터는 무지하게 흥미가 생기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할아버지와 손녀의 방랑기..? 정도에 해당하는 내용인데 그 와중에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끼리 얽히고 섥힌 관계들이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 책. 이반 일리치의 <그림자 노동>.

 

한달째 잡고 있는 책이다. ㅜㅜ 출퇴근 때 지하철에서만 읽고 있는데 내용이 녹록치 않아서 빨리 넘어가지질 않기도 하고 이반 일리치의 책은 특성상 생각을 좀 하면서 읽어야 하기에 더 그러한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역사 이야기 - 콜럼부스 이런 - 가 나와서 좀더 재미나게 읽고 있다. 이반 일리치의 책들을 보면, 아 이 사람은 정말 난 사람이야. 시대를 이렇게 앞질러 가다니 이런 감탄사만 연신 하게 된다. 그러면서 괜한 자괴감이.. 나는 누구인가. 뭘 하고 있는가.

 

에잇. 이런 비교는 금물이다.

 

 

 

책을 싸짊어지고 어디 가서 읽다가 와야겠다. 6월 초 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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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6 14: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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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6 17: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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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6 17: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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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7 18: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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