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했다시피, 서점이나 책에 대한 책은 무조건 사는 편이다. 그김에 산 이 책. <어느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빈에서 공부하고 아주 어린 나이에 아들 하나 덜렁 낳고 살던 여성(페트라부인)이 독일 남자랑 결혼해서 함부르크에서 딸 하나 더 낳고 잘 살고 있었다는 거다. 남편은 출판사에서 잘 나가고 있고 본인도 칼럼을 쓰며 여유롭게 안정적으로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빈에 갔다가 오래된 서점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덜컥 입찰에 응모했다. 그리고 된 거지. 그 이후는 정말..

 

남편은 직장 그만두고, 가족은 전부 빈으로 이사가야 하는데 크리스마스 대목 앞두고 서점을 오픈해야 해서 일단 딸이랑 페트라부인만 빈의 친구집에 얹혀 살게 된다. 남편은 주말마다 와서 서점 오픈을 돕고 아들은 함부르크를 떠나기 싫어해서 친구집에 남고 페트라부인은 완전 동분서주... 그렇게 해서 결국 서점을 짜잔... 열어 버렸다. 그간에 도움 받은 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았고.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업종을 바꿔 버린 페트라부인.

 

근데 놀라운 건, 이 서점이 잘 된다는 거다. 동네 사람들은 그곳에 와서 책을 사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생활이 될 정도로 모여든다. 페트라부인은 심지어 서점을 중간에 개보수도 하고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남편은 직장을 얻었다가 다시 서점으로 복귀... 매일매일 밤까지 일하고 매일매일 사건사고의 연속이지만, 지역에서 서점을 하며 사람들과의 교류를 하는 그 생활에 만족하는 그녀의 일상은 다이나믹하면서도 흥미진지나면서도... 부럽다.

 

첫째는, 동네 서점이 잘 될 수 있는 그 분위기가 부럽고, 둘째는, 그런 일을 함께 도모할 파트너가 있음이 부럽고, 셋째는, 도와줄 많은 지인들이 있음이 부럽고, .... 그렇게 책을 읽으며 계속 부러워만 했다. 이 정력적인 페트라부인은 심지어 한 출판인과 함께 범죄소설도 계속 내고 있다. 진정 열심히 사는 모습에, 다시 한번 부러웠다.

 

나도 언젠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행복한 날이 올까.. 라는 상상(혹은 망상..ㅜ)을 해본다. 이런 책은 내게 괜한 꿈을 주고, 그래서 며칠은 참 들뜨게 하는 힘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