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녘에 영어셤이라는 걸 보고 .. (회사 권장.. 아니 강요사항으로 팀점수에 반영한다며 협박하는 통에... 나의 아름다운 일요일에 영어셤 같은 걸... 보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ㅜ) 그 셤장소가 마침 코엑스 근처라 밥한그릇 후딱 현대백화점 식당가에서 한후 반디앤 루니스에 휘리릭 달려갔다.

기실, 엄마에게 메세지가 오기를, 이왕 백화점까지 들어갔으니 옷 좀 보고 사서 오렴...이었지만 그나는 점심 먹고 졸린 나머지 옷에 집중할 수 없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메세지로 보내고는 서점으로 휘리릭 한 것이다. (물론 집에 와서 대박 잔소리 들어버렸다 쩝)

옷보다는 책. 뭐 어쩌겠는가. (피식)


 

오랜만의 서점 나들이라 가슴이 콩닥콩닥. 이제 고속터미널의 영풍문고도 사라지고, 오프라인서점이라봐야 손으로 꼽을 지경인데, 이 곳 코엑스의 반디앤 루니스 마저 없어진다면 너무 슬플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무거워도 오늘은 몇 권 사들고 와야겠다 싶었다.

책이 넘쳐나는 곳에 있다는 것은, 나의 행복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 교보문고보다는 정리도 덜 되어 있고 책 종류도 좀 덜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으니까. 근데 쭈욱 훑어보니 내가 요즘 책을 많이 사긴 산 듯. 신간 중에 고를 만한 책들은 다 나의 책장에 잠잠히 꽂혀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꾸역꾸역 2권 사들고 나왔다. ㅎㅎ


알라딘에는 이것밖에 없는데, 사실 2010년인가에 새판이 나왔다. 이건 절판된 모습. 어쩄거나, 난 이걸 좀 쉽다는 이유로 영문원서로 읽었었는데, 엄마가 어제 문득 읽고 싶다고 하셔서 냉큼 집어들었다. 공경희씨의 번역이니, 내가 읽어낸 영어실력보다 나을 것도 같고. 큭. 그 때, 이 책을 읽을 때, 생각해보면 인간극장 류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었던 기억이 난다. 모리교수의 인생이, 그의 인생관이, 너무나 멋지고 너무나 감동적이고...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서 덧없이 사라졌다는 게, 그럼에도 그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는 게 많이 서글펐었던 것. 엄마가 다 읽고 나시면 나도 다시 한번 가볍게 읽어볼까 싶다.




리 차일드의 '61시간'은 이미 한글로 구입했고. 이 'The Affair'는 최근작이다. 리처 시리즈는 아직 접한 적이 없어서 처음부터 읽을까 싶었지만, 그냥 최신작에 꽂혀서 사버렸다. 뒷표지를 보니 리 차일드 아저씨, 그냥 평범해보이는 아저씨던데, 우째 이런 시리즈들을 멋지게 내고 계시는 지. 하긴 이런 류의 시리즈를 내는 유명 작가 중에 얼굴 보고 놀란 적이 어디 한두번이겠는가. 우히히. 암튼 오랜만에 원서를 읽어봐야겠다 하고는 불쑥 사기는 샀는데, 다 읽어낼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아무래도 영어를 읽어내려 가는건 한글보다는 훨씬 느려서 다른 책들을 읽을 시간을 그만큼 앗아간다는 단점이 있어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문드문 읽는 건, 그나마 reading skill이라도 떨어지지 않도록 감각을 살려두고 싶다는, 좀 웃긴 욕구.

 

 

 

 

 


일단 여기까지 사고 몇 권 사겠다고 사진으로 찍어두고는 서점을 나왔다.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친다고 옆에 있던 링코도 들러 문방구용품 가득 사서 돌아왔다는 얘기도 첨언.

..........


 

내일부터 통근버스에서 읽을 책을 골라보았다. 신영복선생의 '변방을 찾아서'.


얇고 가볍고. 그러나 내용은 절대 가볍지 않을 것이기에 통근버스에서 생각이란 걸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신영복선생의 책이 날 실망시킨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에. 책을 펼치니 신영복선생의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다. 변방은 창조공간입니다...

'이 책은 <경향신문>에 연재한 '변방을 찾아서'의 글들을 모은 것이다. 내가 쓴 글씨가 있는 곳을 찾아가서 그 글씨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글이다.....취재 대상을 선정하는 기획 단계에서 알게 된 것이지만, 내가 쓴 글씨들이 대체로 '변방'에 있었다. 그래서 기획 연재의 제목이 자연스럽게 '변방을 찾아서'가 되었다. 지역적으로도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또 그곳의 성격 또한 주류 담론이 지배하는 공간이 아니었다. 내게 글씨를 부탁했던 사람들도 중심부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기도 했을 것이다....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산화한 사람들이 역사의 변방이 아님은 물론이다. 열혈 중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변방의 의미를 단지 주변부의 의미로 읽는다는 것은 지극히 천박한 관점일 수도 있다.' ... 첫머리부터 기대를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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