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별볼일 없는 제 서재, 현재 즐겨찾아주시는 분이 15분 계십니다.

(어제도 한분이... ^^;; 감사합니다~ ^^)

그리고 제가 리뷰 외엔 글을 자주 안 올리니까, 그나마 늘 찾아주시는 분은 10분 내외이신데요.

오늘은 몇 분 안 되시지만, 요즘 갑자기 방문자가 늘었네요.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방문자가 늘면 알라딘에선 겁이 납니다.

'이주의 리뷰에 뽑혔나?' 그런 긍정적인 생각보다,

'이런, 내가 뭘 잘못했나...' 그런 생각이 먼저 들어요. ^^;;

사실 여름에 좋은 일이 하나 있을 예정이어서 이벤트를 하려고 했는데,

그 좋은 일이 내년으로 미뤄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요즘 방문객이 50여분까지 갈 때도 있네요.

그래서 소박한 이벤트 하려고 합니다. ^^

다음 질문에 답을 맞춰주시면 책선물을 드립니다.

정답이 여럿이면 맨 먼저 맞춰주신 분을, 정답이 없으면 가장 비슷한 답을 고를게요. ^^

현재 제가 일 때문에 살고 있는 곳은 김해인데요. 질문 들어갑니다~ ^^

(넘 어렵다 하셔서... 힌트... ^^;;

1. 책과는 전혀 상관 없는 곳들이에요. ^^*

2. 유**소 종류 가운데 흔한 업종들이고 소도시에도 있으면 뭘까요?

3. 그냥 찍어주세요. 찍기... 찍기... ^^;;)

1. 알라딘이 있습니다. 김해 알라딘은 뭐하는 곳일까요? ^^;;

2. 진달래도 있습니다. 김해 진달래는 뭐하는 곳일까요? ^^*

3. 그리고 3500힛 (3333은 오류로 지나감 ㅠ.ㅠ) 정도 잡으면 되겠죠? ^^


당첨은 3500힛 되는 날, 그거 잡으시는 분과 함께하겠습니다. ^^

참, 책선물은 제가 좋아하는 한국문학 책에 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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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2007-08-30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아무래도 시스템 오류가 아닌가 싶은데...
갑자기 방문객이 이렇게 많아질 수 있습니까?
미쳐... 3333 그냥 지나가버리면 3500으로 하죠...

비로그인 2007-08-30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놀랐네요 3333이 훨씬 지나가 버려서요 :)
여튼 축하드립니다 ^^

진달래 2007-08-30 11:33   좋아요 0 | URL
ㅋㅋ 이거, 아무래도 알라딘 시스템 오류 같아요.
글 올리는 동안엔 10분 정도 들어오셨었는데,
글 올리고 나니 몇 십분이 화~악 늘어난 거예요.

체셔고양이님도 좀 찍어주세요~ ^^;;

제가 티는 안 내지만 가끔 몰래 놀러갑니다. ^^

stella.K 2007-08-30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일케 어려운 벤트를 하시다니...꽈당~!

진달래 2007-08-30 11:34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하나도 안 어려워요. ^^;; 힌트도 드렸습니다.
그리고 마구 마구 찍어주세요. 그 중에서 정답 나오면 되죠. ^^;;

stella.K 2007-08-30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99, 총 3358 방문

암튼 좋은 일이 있으실 뻔 하셨다니 부럽네요.내년으로 미뤄졌어도 말입니다.^^

진달래 2007-08-30 17:01   좋아요 0 | URL
그래도 기다리면 좋은 일이 생길 거니까 부러운 일이죠?
맘 편히 먹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

향기로운 2007-08-30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05, 총 3364 방문 나머지는 정말 너무 어려운 이벤트에요^^;;


진달래 2007-08-30 17:01   좋아요 0 | URL
ㅋㅋ 그런가요?
아무거나 찍어주시면 되는데... ^^;;

stella.K 2007-08-30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07, 총 3366 방문
이런 숫자는 안되남요? 으~>.<;;

진달래 2007-08-30 17:03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아무거나 찍어보세요.
그럼 될지도 모르잖아요.
저기 유**소, 쉽지 않나요? ^^

*^^*

진달래 2007-08-30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튼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전 낼부터 휴가라 서울 갑니다.
다녀오면 정답과 힛도 정해져있음 좋겠네요. ^^

많이 달아주세요~ ^^

그리고... 미리 주말 인사드립니다.
좋은 주말되세요~
*^^*

2007-08-30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달래 2007-09-04 08:50   좋아요 0 | URL
암튼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과는... 후에... ^^*

JTL 2007-08-3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콘들 참... 정겹네요 ㅎㅎ

진달래 2007-09-04 08:50   좋아요 0 | URL
^^*

2007-08-30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달래 2007-09-04 08:5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결과는... ^^;;

비로그인 2007-08-30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저는 님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어서인지 자꾸 '유흥업소'만 생각나려고 합니다.
다른 것을 생각하려해도 안되요.
제 머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흑흑..

진달래 2007-09-04 08:52   좋아요 0 | URL
민서님, the creator님, 아무거나 찍어주시지... ^^*
첨에 김해 와서 무지 웃었거든요.
그런 간판을 보고...
이름은 같은데 어찌 이리 업종이 다른지... 하면서요. ^^


stella.K 2007-08-30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럼<유흥업소>란 말이 옵니까? 꺄~!

진달래 2007-09-04 08:52   좋아요 0 | URL
ㅋㅋ 사람들이 참 창조적인 거 같아요. ^^;;

stella.K 2007-08-30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민서님이 간발의 차이로 댓글 다셨네요.

2007-08-30 1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달래 2007-09-04 08:53   좋아요 0 | URL
멜기세덱님,
댓글로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잘 하면 오늘... ^^

2007-08-30 1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달래 2007-09-04 08:53   좋아요 0 | URL
정의님,

감사합니다~
이벤트 마감하고 찾아뵐게요. ^^

2007-08-31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달래 2007-09-04 08:5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쥬베이 2007-08-31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장 마사지ㅋㅋ

진달래 2007-09-04 08:54   좋아요 0 | URL
ㅋㅋ 죄송해요. 그건 아닌데요. ^^;;

옥수수 2007-09-0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진달래님. ^^
알라딘에 둥지를 튼 지 한 달도 안 된 새내기입니다. 여기저기 구경 다니다가 여기까지 흘러왔네요. 참 삼삼한 이벤트구나 하고 읽어 내려가다가 댓글 보고 푸하하 웃었습니다. 그렇군요. 유**소로군요. ^^;;
궁금해서 네이봐에서 살짝 검색해 봤더니 바로 나오는군요.

1. "자동차 여섯 대가 알라딘 램프(헉!)를 싣고 다니면서" 광고하는 알라딘 나이트 클럽.
2. 경남 진해시 충무동에 있는 진달래 주점. (진달래주를 팔기도 하나요? 캬아~. >.<)

하하하. 알라딘에 알라딘이 없고 진달래에 진달래가 없을 듯한 유**소 두 군데로군요.
그러고 보니 이 카테고리의 이름은 '진달래의 세계평화캠페인'.
역시 세계평화를 지키는 것은 오락과 술? (딸꾹!)
휴가 잘 다녀오세요~~. ^^

진달래 2007-09-04 08:54   좋아요 0 | URL
아, 네이버에 그런 게 나오네요. ^^;;
근데 여긴 진해가 아니고 김해예요. ^^

水巖 2007-09-01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5, 총 3435 방문

진달래 2007-09-04 08:55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뵙습니다. ^^
가끔 들르는데 댓글이 안 되어서... ^^;;

멜기세덱 2007-09-05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지수 : 10630점
마이리뷰: 129편
마이리스트: 0편
마이페이퍼: 44편
오늘 1, 총 3500 방문

앗, 내가 잡았당.....ㅎㅎㅎ

진달래 2007-09-05 10:14   좋아요 0 | URL
오~ 멜기세덱님.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
어제 저녁에 잠시 왔다가 아직 좀 남았었는데...
아무도 안 잡아주시면 어쩌나 했거든요. ^^

이벤트 관련 글은 낼쯤 다시 올릴게요. ^^
오늘은 무지 바쁩니다~ ^^;;

stella.K 2007-09-05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제 보았어요. 이미 넘었네요.
저도 요즘 바빠서...그래도 가끔 들려보곤 했는데...ㅠ.ㅠ
그래도 멜기세덱님이 잡으셨네요.
시간을 보니 자정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저 그때 꿈나라에
있엇어요. 으~ 미안해요.글구 축하해요!^^
근데 궁금해요. 내년에 있을 좋은 일이 뭔지? 정답이 뭔지...?^^

진달래 2007-09-06 07:48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안타깝게도 넘어갔네요. ^^;;

내년에 있을 좋은 일...
책과 관련된 일인데요.
아시죠?
이쪽 일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그래도 희망을 품고 기다려야죠.
원래 약속은 이번 여름이었는데,
모두 내년으로 미뤄진 거예요. ^^;;

stella.K 2007-09-06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관련된 일이라굽쇼? 눈이 번쩍!
그 좋은 일 저도 시켜주세요. ㅋㅋ

2007-09-11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리에떼 - 문화와 정치의 주변 풍경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고종석, 난 그가 그렇게 많은 책을 낸 작가인 줄 이 책을 보면서 처음 알았다. 이 책에 소개된 책만도 모두 16권이다. 그가 쓴 칼럼 등을 여기저기에서 띄엄띄엄 봤지만 책으로는 이번 책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미 그에 대한 긍정적인 끌림이 내 마음속 어딘가에 이미 자리 잡고 있던 터였다.

이 책은 이미 여기저기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소개했던 글들을 묶어낸 책이어서 고종석 본인도 바리에떼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잡다하다. 좋게 말하면 다양한 글들 되겠다. 처음으로 접해본 고종석이라는 인물의 생각을 우리의 사회 정치 인물 들에 연관해서 다양하게 알게 되어 어떻게 보면 고종석이라는 인물에 대한 연계성 같은 게 느껴져서 다른 쪽으로 보면 다른 제목도 가능하겠다 싶다.
각설하고, 이 책은 1부 어스름의 감각, 2부 정치의 둘레, 3부 친구의 초상이라는 3부로 엮여있다.

1부는 생각해 왔던 대로의 진솔하고 편안한 고종석의 글들이다. 특별히 뛰어나지도 못하고, 그럭저럭 튀지 않으면서 생활비를 벌며, 평범하고 어느 정도는 소극적으로 우리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일 정리할 필요가 있는 생각 들을 풀어냈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는 좀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공감이 좀 떨어졌지만 읽으면서 미소가 떠올랐으니.

2부는 내가 잘 모르는 정치 이야기였으나 이야기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울리던지 우리 정치사를 좀 이해하게 되었다는 성과가 있었다. 물론 다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논리나 생각은 이해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특히 2부 첫 글, ‘식민주의적 상상력’에서 복거일의 <죽은 자들을 위한 변호>에 대한 반박은 하나하나 조목조목 정말 재밌게 읽었다. 상대의 논리를 반박하면서도 예의를 잃지 않고 비난보다는 설득하려는 그의 논조가 정말 맘에 들었다. 복거일의 문장이 나올 때마다 난 이성을 잃을 뻔 했지만 고종석이 말린 거나 마찬가지다. 책 가운데에서 제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2부가 모두 의미 있는 글이었지만 이 하나의 글만으로도 이 책은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본다.

3부는 대부분 친구들의 책에 추천사나 덧글, 또는 발문을 쓴 것을 엮은 것이라 친구들의 책 이야기도 되고 우리에겐 문학 얘기가 되겠다. 윤림의 시집 <생일>, 황인숙 시집 <자명한 산책>, 이문재 시집 <제국호텔>, 이인성 산문집 <식물성의 저항>, 황인숙의 산문집 <인숙만필>에 관한 글이 있는데 모두 따스한 서정성이 빛나는 글들이다. 짧은 글, 친구 금실이와의 술자리 인연 얘기는 살짝 미소가 떠오른 글이었다.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이고 인정미 넘치는 글이면서도 냉철하고 비판은 하면서도 비난하지 않고 분노하지 않고 설득하는 그의 글들이 편안하고 좋다. 어느 한 분야로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듯도 보이지만 그것이 그로 하여금 어쩌면 우리 사회 정치 문화 들을 더 다양하고 진솔하게 다뤄 평범한 독자들을 위해 더 이해하기 쉽고 접근성 좋은 글을 쓰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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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8-29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마태님 서재에서 보고 보관함에 넣었었는데 아직도 미적거리고 있었어요. 님의 리뷰를 보니 이젠 꺼낼때가 됬나봐요.
이 여름 잘 이겨내고 계시죠?

진달래 2007-08-29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가요... ^^;;
저도 읽긴 쫌 됐는데, 이제야 리뷰 쓸 시간이 생겼어요. ^^
홍수맘님도 잘 지내시죠? 전 여름을 좋아해서 가는 여름이 아쉬워요. ^^;;
 
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눈물 나도록 좋았다. 이 소설, 정한아의 <달의 바다>…

일해야 하는 주말 토요일 아침, 몇 장만 넘겨보려고 했는데 다 읽고 나서 눈물 펑펑 쏟고도 그 흥분을 진정하느라 왔다갔다 오전 시간이 다 갔다. 어쩌면 내가 조금 오바를 하는지도 모른다. 특히나 감성적인 요즘에 딱 맞아떨어져 그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지는 슬픔과 아픔이 어쩌면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슬픔을 따스함으로 변화시키는 이 글의 힘은 읽는 독자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글을 쓴 작가, 정한아에게서 나온 것이다.

달이나 우주에 가고 싶어 하는 모든 세상사람 가운데 실제로 그 꿈을 이루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실제 우주비행사가 되었고 우주를 다녀온 사람은 극히 적을 것이다. 그런데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고모가 바로 그 중의 한 사람이란다. 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고모가 전해주는 우주와 우주비행사가 되는 이야기는 의외로 신뢰가 간다. 그리고 대학 졸업하고도 계속 취업시험에 실패해 몇 년 째 백수건달인 은미와 멋진 외모를 갖고 있지만 너무나 여성적이고 여자가 되는 수술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 민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 은미와 민이가 할머니의 부탁으로 십육 년이나 소식을 끊은 고모를 만나러 미국엘 간다. 어린 아들 찬이를 한국에 보내고 미국에서 우주비행사가 된 고모의 이야기와 기타 등등, 그리고 미국에서의 고모와의 재회가 이루어진다.

이렇게 쓰고 보니 어째 이야기가 무덤덤한 것 같다. 하지만 이 글 안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세상 이야기 우리 각자의 이야기 아픔과 슬픔이 스멀스멀 기어드는 인생 이야기 환상과 현실이 묘하게 섞여드는 이야기 나름대로의 깨달음 들이 모두 이불장에 차곡차곡 개켜 넣은 이불처럼 각각 모양도, 색깔도 다르게 정갈하게 표현되어 있다. 약간의 반전에 배신을 당하지만 그 배신은 곧 우리에게 용서를 구하고 우리는 오히려 그 배신에 감사하게 된다.

“그게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던 것뿐이야.”라고 고모는 말한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어쩌면 제대로 된 선택보다 잘못된 선택을 더 많이 하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 결과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어떠냐에 따라서 우리의 ‘진정한’ 삶은 달라지는지도 모르고.

고모 말대로 우리가 만약 원치 않는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면 작은 위안을 누릴 권리가 있는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야. (...) 생각처럼 나쁘지는 않은데 늘 우리의 밑그림을 넘어서니까 당황하고 불신하게 되는 거야.” 이렇게 담담하게 말하는 고모는 그래서 세상에 빚진 것도 없고 자유를 얻기까지 했다.

그런 고모의 마지막 편지는 최고의 보석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언제든지 명령이 떨어지면 저는 이곳으로 완전히 정착할 준비를 시작해야 돼요. 그때가 되면 더 이상 편지는 쓰지 못할 거예요. 지구와 달을 오가는 우체부는 없으니까요. 만약에 그런 날이 오더라도 엄마, 제가 있는 곳을 회색빛의 우울한 모래더미 어디쯤으로 떠올리진 말아주세요. 생각하면 엄마의 마음이 즐거워지는 곳으로, 아, 그래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달의 바닷가에 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밤하늘의 저 먼 데를 쳐다보면 아름답고 둥근 행성 한구석에서 엄마의 딸이 반짝, 하고 빛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때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죠. 진짜 이야기는 긍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언제나 엄마가 말씀해주셨잖아요?”

이제부터 난 달을 볼 때마다 계수나무와 방아 찧는 토끼 대신 은미의 고모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최악의 인간’이 된 소설가, 정한아의 다음 이야기를 벌써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이렇게 눈물 나도록 따스한 세상 이야기를 해준 정한아가 고맙다.

다 읽고 나서, 눈물 펑펑 흘리고 나서 사랑하는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고 싶은 책이다. “눈물 나도록 좋은 책, <달의 바다>, 꼭 읽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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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기세덱 2007-09-11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요즘 소설들을 당최 잘 몰라요. 진달래님 덕분에 읽게되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리뷰 마지막 구절이 인상적이네요. "사랑하는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고 싶"다셨는데, 마치 제가 그 친구가 된 것처럼 기뻐요.ㅎㅎ

진달래 2007-09-1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 끝에 조경란이 정한아를 인터뷰한 부분이 나와요. 거기에 조경란이 그러죠. 조부모와 함께 사는 사람들을 보면 한없는 신뢰가 간다구요. 이 소설은 딱 그런 느낌이에요. ^^ 즐독하세요~ ^^
 
구덩이 창비청소년문학 2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0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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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봤을 때 표지를 보고 좀 놀랐다. 끔찍했기 때문이다. 구덩이에서 뱀도 기어 나오고 구덩이에 갇힌 아이들 표정은 엉망으로 찌푸려져 있고 빨갛고 긴 손톱도 솟아나와 있고. 아니 도대체 무슨 이야기길래? 혹시 몇 년 전에 본 <Hole>이란 공포영화랑 비슷한 게 아닐까? 그 영화는 구멍으로 들어갔던 네 명의 청소년 이야기였다. 다 둑고 후에 혼자만 살아나와 그간 있었던 얘기를 하는 내용이었는데, 정말 소름끼치는 공포영화였다. 물론 무척 재밌었지만 말이다. (혹 못 보신 분이 계시다면 추천이다. 공포영화를 꺼리는데도 그건 끔찍했지만 재밌고 볼만한 공포영화였으니까. ^^;;)

이 <구덩이>도 다 읽고 나니 기가 막히게 재밌었다. 물론 앞의 영화처럼 완전 공포 스릴러는 아니었지만, 이야기를 재밌게 따라가면서도 함께 의문투성이의 추리를 동시에 하게 됐다. 다 읽고 나면 겉표지도 기가 막히게 표현되어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모든 것을 다 말해주는 겉표지건만 읽기 전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게 좀 안타깝다. 그게 바로 묘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지독히 운이 없는 집안의 아이 스탠리는 어느 날 운동화를 한 켤레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 이름만 캠프인 소년원에 갇힌다. “이게 다 아무짝에도-쓸모없고-지저분하고-냄새-풀풀-나는-돼지도둑-고조할아버지 탓이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처럼 시키는 대로 매일 구덩이를 파게 된다. 왜? 왜? 왜? 그런 의미 없는 일을 시킴으로써 자유를 박탈하고 하기 싫은 일을 하게 하여 사회갱생의 길로 이끌 수 있을까?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단서가 조금씩 드러나고 중간에 한번 왜인지 결정적인 단서를 주지만 결말까지 가기 전엔 진짜 이유를 알 수 없다.

스탠리가 간 곳은 ‘초록호수 캠프’이지만 호수는 없고 밋밋하기만 한 황무지이다. 집안이 가난해서 한 번도 캠프를 가본 적이 없는 스탠리는 감옥 대신 이 캠프를 선택하지만 이 캠프는 그 캠프가 아니었다. 스탠리는 뚱뚱하고 덩치만 클 뿐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하고 더 작은 아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였다. 하지만 소년원에도 위계질서가 있다는 걸 안다. 친한 척을 하다가도 언제 나를 해칠지 모르는 것도 그곳의 생리였다.  

‘그날 밤, 스탠리는 간지럽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 간이침대에 누워 낮에 자기가 달리 행동할 수는 없었나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뭔가를 발견하면 하루를 쉴 수 있는데도 그걸 다른 아이에게 양보하고, 다른 아이가 훔친 물건 때문에 누명을 써도 자신이 했다고 말해주는 눈치도 있었다. 그렇게 매일 땡볕에 힘들게 구덩이를 파며 스탠리는 생각을 한다. 친구와 서로 도울 줄도 알고 하루하루 더 튼튼해지고 강해진다. 후에는 친구를 위하는 생각에 자신감까지 넘친다.  

이야기가 마냥 소년원에서 일어나는 아이들 얘기만 있으면 사실 추리라고 할 수 없겠지만 이 책에는 평행적으로 옛날 옛적에 이곳에서 있었던 이야기, 즉 스탠리의 조상들과도 연관된 얘기가 함께 즐겁게 펼쳐진다. 이런 이야기들을 재밌게 읽어가는 가운데 언뜻 놓치고 갈 수도 있는 복선이 수도 없이 많다.

그 옛적에 사랑도 쉽지 않았겠지만 더구나 백인 여선생과 양파장수 흑인 쌤의 사랑이야기는 너무나 달콤하고 아름답다. “오, 쌤. 날은 더운데 나는 춥기만 해요. 손이 차고, 발이 차고, 얼굴이 차고 그리고 내 심장이 차가워요.” 모든 걸 고칠 줄 알았던 쌤은 “그것도 제가 고칠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 이런… 결말이 어떻게 되든 고칠 건 고쳐야지. 아암… 사랑뿐만 아니라 옛이야기와 현대 이야기가 서로 겹치고 얽히는 곳이 정말 많다. 물론 무딘 난 다 읽고 나서야 한꺼번에 다 깨달아버렸다. 히야~ 그런 이야기였단 말이지.

이 기가 막히게 황당한 이야기가 아름답고 슬프게 얽히고설키는 가운데 그 기조에 흐르는 주제는 운명에 굴하지 않고 실패하면서도 배우는 것이다. 또한 선하게 사는 것, 약속의 중요성, 배려와 우정 등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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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연애특강 - 무라카미 류, 젊은 여성을 위한
무라카미 류 지음, 김자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언제나 무라카미 류의 <69>를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어찌 하다 보니 늘 뒤로 밀려 부끄럽게도 지금껏 류의 책을 읽어본 게 없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묘사와 진보적인 성에 대한 생각을 가진 작가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의 책이 눈에 먼저 띄었다. 바로 이 책, 성공적인 연애를 위한 특강이란다.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공부할 생각은 않고 ‘공부 잘하는 법’, 이런 책을 찾지 않는가. 바로 그게 나다.
 
나이는 있는 대로 먹어가지고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하고 이대로 늙어둑어야 하나 걱정이 되던 참이었다. 유난히 남녀 관계의 감정에 눈도 늦게 떴을 뿐더러 이제 연애 좀 해볼까 싶었더니 연애 시장(!)에 뛰어들기엔 이미 나이가 많아져버렸다. 그리고 단단히 마음 다잡고 연애 기회를 가져볼까 싶어도 이 넘의 사회에선 왜 그렇게 사람 만나기가 어려운지 말이다. 보라는 선도 까탈 부리지 않고 많이(?) 봤고 몇 번 만나지도 않았는데 결혼 얘기를 꺼냈던 아저씨도 있었다. 그렇다고 잘 알지도 못하고 끌리지도 않는데 아저씨가 안 됐다고 결혼을 해 드릴(!)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젠 웬만해서 만나면 모두 연하다. 그것도 한 두, 살 연하라야 말이지. 그래서 이래저래 연애도 못하고 시집도 못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눈에 띈 이 책의 선전 문구가 있었다.

- 당신은 자신보다 연봉이 낮은 남자와 연애(결혼)할 수 있는가? -> 당연하지~!
- 당신은 상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애정이라고 생각하는가? -> 어느 정도는 그렇다!
- 당신은 결혼이란 제도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류가 제안하는 답은 ‘위의 질문 중 하나라도 긍정했다면 당신의 연애는 위험하다!’이다. 하나라도라니! 난 세 개 모두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위험해도 좋으니 연애라도 해보면 좋겠지만도.

사실 실제 이 책의 내용은, 연애를 잘 모르고 어떻게 보면 철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즉 연애나 결혼에 대해 환상을 품고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 확고하고도 영원할 진리 같은 답을 주지는 않는다. 그에 대해 객관적이고도 현실적인 어떤 방법이나 해답을 기다리는 사람에겐 좀 실망스러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연애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애와 결혼에 관한 작가의 상념이 현대 일본의 경제, 사회, 문화와 어떤 식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어떤 식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보고서이며 그 상황들을 작가가 이론적으로, 주관적으로 풀어낸 분석서이다. 

이 책은 연애에 희망은 있는가, 상상력 없는 연애는 그만두자 그리고 변하지 않는 연애의 조건 등 세 가지 강의로 구성되어 있다.

1강에서는 연애가 세월이 변하면서 변하고 있고, 그중 가장 큰 특징은 ‘연애는 시장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가장 살벌한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연애의 리스크와 이익, 섹스, 동거, 불륜의 죄의식에 대한 의식변화를 다루었다. 

2강에서는 평범한 결혼, 종착역인 결혼, 생동감, 고독, SM(sado-masochism), 은둔형 외톨이의 연애, 프리터와 스토커, 매력도 없고 경제력도 없는 남자들 등에 관한 전반적인 얘기들이 이어지고 ‘결혼의 동기는 제도가 아닌 비용과 이익이다’라는 시대의 변화가 요구하는 결혼관이 나온다.

3강에서는 점점 더 머니가 드는 연애, 연애하기 힘든 상황을 만드는 세계의 안과 밖 등의 변화를 설명하고 성공연애를 위한 절대 성공 팁이 전개된다. ‘진정한’ 자립과 컴뮤니케이션의 중요성, 기준과 상식에서 벗어날 필요성, 필수불가결한 ‘신뢰’의 문제 등을 다루고 ‘연애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남자’에서는 객관적이고 실용적인 조언이 나온다. 의존적이고 응석 부리는 남자를 피하라는 등의 조건 대부분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나, 너무나 일본적인 사고방식이라고 느꼈던 것은, ‘내가 돌아올 때 현관에 꿇어앉아서 맞이해줘.’이다. 우리나라라면 이게 어디 상상 속에서라도 가당키나 하겠는가? 어떤 한국여자가 그런 제안을 농담으로라도 한번 들어볼 것이며, 또한 어떤 한국남자가 저런 괴상망측한 생각을 해보겠는가 말이다.

연애를 꼭 성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서의 강의로는 좀 부족하다 싶은 책이지만, 연애가 세월에 따라 변한 모습이나 일본 사회가 변하면서 자연스레 달라진 연애나 결혼의 모습 그리고 전반적인 상관관계 등은 정작 본인들도 의식하지 못하는 것들인데, 작가의 펜 아래 전반적으로 분석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제목이 내용을 좀 호도하는 면이 있다 하겠다. 변화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나도 현대의 연애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누가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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