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1년 세계최초로 영국 런던에서 만국 박람회가 개최된다. 1년후 박람회장으로 쓰였던 건물에 전세계에 서식하고 있는 동물과 식물들로 가득 채워서 '크리스탈 궁전'으로 개방된다. 윌리엄은 엠마에게 '크리스탈 궁전'을 보러 가자고 편지를 보낸다. 엠마는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선듯 답장을 망설이는데 케리부인이 젊은 시절에 입었던 외투를 걸치고 가라며 외출을 허락한다. 입장표를 끊고 기다리고 있던 윌리엄은 엠마가 나타나자 기뻐하며 전시된 식물들을 정신없이 설명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진귀한 동물과 식물들을 보며 엠마는 사뭇 자신이 현재 서있는 이곳이 낯설고 두려워진다. 그녀와 나란히 걸어가며 설명을 하던 윌리엄은 안색이 창백해진 엠마를 의자에 앉히고 떠들석한 관람객들의 소음 속에 두사람은 차분하게 대화를 나눈다. 폐장 시간이 임박했다고 알리는 직원의 목소리를 못들은 두사람,어색해 하는 엠마에게 윌리엄은 어린시절 이야기를 하며 엠마를 웃게 만든다. 서서히 해가 저물자,윌리엄은 폐장 시간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그제서야 문이 굳게 닫힌걸 알고 '문을 열어달라'고 소리를 치며 커다란 항아리를 번쩍 들어서 던질 기세로 달려간다. 엠마는 흥분한 윌리엄에게 기다려보자며 진정시킨다. 구슬프게 울던 새들도 동물들도 조용해지고 두사람은 말없이 달빛만 바라본다. 피곤한 기색으로 안경을 벗고 손바닥으로 눈을 지그시 누르는 엠마의 손에 쥐어진 안경을 잡으며 조심스럽게 키스를 한다. 날이 밝자 직원들에게 발견된 두사람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고 윌리엄이 외박을 했다는 사실에 집안은 발칵 뒤집어진다. 기숙사 학교에 다니던 형제들이 돌아와서 윌리엄의 안부(혼사문제)를 궁금해하며 아버지의 눈치를 살피는데 누이 그레이스가 편지를 주고 받던 남작의 딸 엘레노아와 약혼을 하게 될것 같다는 아버지의 말에 놀라며 친구 하킴에게 달려간다. 하킴의 입에서 윌리엄이 좋아하는 여자는 엠마라는 말을 듣자마자 동생들은 윌리엄을 끊질기게 추궁하자 엠마는 메이드라고 말해버린다. 그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말은 훌륭한 조련사를 만나면 명마가 되지만 고양이는 아무리 좋은 주인 밑에서 좋은 사료를 먹어도 고양이 그이상이 될수 없다.'고 말하며 '한번 귀족으로 태어나면 죽는 그날까지 귀족이다.'라고 단호하게 못을 밖는다. 따스한 물수건으로 자신의 손을 닦아주는 엠마에게 케리부인은 윌리엄의 아버지에게 결혼은 좋아하는 상대와 하는게 좋다는 말을 꺼내보았지만 완강하게 거절했다며 '엠마 너라면..'이라고 말하며 엠마의 빰을 어루 만져준다. 케리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전남편의 절친한 친구인 알의 도움으로 집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하며 케리부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음을 느낀다. 잠을 이루지 못하던 엠마는 불이 꺼진 난로 앞에 앉아서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터트린다. 만찬회장에서 엘레노아는 누이 그레이스의 이야기를 꺼내며 윌리엄에게 먼저 다가간다. '전통'을 강조하고 지켜야한다는 말에 윌리엄은 심기가 불편해지고 꽉쪼이는 코르셋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수 없는 엘레노아는 윌리엄의 말에 찬성하며 그에게 강한 호감을 느낀다. 약속 장소에 늦게 도착하게 된 윌리엄은 엠마를 찾아서 온거리를 뛰어다니고 엠마는 윌리엄의 저택앞을 서성이다가 안에서 기다리라는 집사를 따라 들어간다. 하킴이 엠마를 반겨주며 응접실로 데리고 들어가자 동생들을 요동을 치며 그뒤를 쫒아가서 엠마의 머리끝뿌터 발끝까지 샅샅이 훝어보며 초라한 그녀의 모습에 실망한다. 신분의 차이를 절실하게 느끼며 엠마는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겠다고 하킴에게 말하고 일어선다. 기차역으로 향하는 엠마, 케리부인의 집앞을 서성거리며 엠마를 기다리는 윌리엄 두사람의 엇갈림, 서로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그리고 철처하게 계급과 계급으로 단단하게 쌓아올려진 세상속에서 엠마, 홀로 걸어가고 있다.
윌리엄 존슨은 어린시절 가정교사 였던 케리 부인의 집을 우연히 방문한다. 그곳에서 그는 케리부인을 정성껏 보살피고 있는 메이드(하녀)와 만나게 된다. 케리부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윌리엄은 자신의 소년시절의 모습이 담긴 액자 속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그는 집을 나서기전 슬쩍 장갑 한짝을 액자 옆에 흘리고 나온후 골목 어귀에 엠마가 뒤쫒아 나오기를 기다린다. 엠마가 장갑을 쥐고 거리로 뛰쳐나오자 윌리엄은 슬쩍 엠마 앞에 나타나서 장갑 한짝을 돌려받고 공원을 산책하며 엠마를 좀더 가까이서 볼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시력이 나빠졌다는 엠마에게 안경을 사주고 싶어하지만 케리부인에게 선물받은 안경을 간직하고 싶었던 엠마가 정중하게 거절하자 윌리엄은 자수가 놓인 손수건 한장을 그녀에게 건넨다. 아버지가 경영했던 상가들을 맡아서 장부들을 꼼꼼히 살펴보며 착실하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윌리엄 앞에 인도 왕족의 아들이 하킴이 코끼리를 타고 무휘들과 함께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윌리엄 집에 잠시 머물겠다는 하킴은 코끼리를 타고 마차들이 오고 가는 런던 거리를 누비며 구경꾼들을 몰고 다니며 윌리엄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든다. 엠마와 마주친 하킴은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며 윌리엄의 신경을 자극한다. 케리부인은 자신이 죽은후 혼자 남게 될 엠마를 걱정하며 살아 있을때 엠마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시립 도서관에 들린 엠마는 케리부인이 부탁한 책을 고르던중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이야기가 담긴 책한권을 뽑아든다. 책을 대여하던중 윌리엄과 하킴 두남자를 발견하는데 윌리엄 앞에 속옷 차림의 여성이 그려진 책한권을 보고 놀라며 급히 자리를 떠난다. 무도회장에 끌려나온 윌리엄은 화려한 치장과 언변으로 가득찬 무리속에 어울리지 못하고 주변을 배회한다. 윌리엄의 아버지 리처드는 케리부인을 찾아와서 윌리엄과 혼담이 오고 가고 있는 켐벨가에 대해 말을 꺼내고 윌리엄은 부모가 정해주는 상대와 혼인 할수 없다고 엄포를 놓는다. 모든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는 엠마....모두가 돌아가고 잠든후 그녀는 홀로 방안에 앉아 눈물을 흘린다.
Hugo Mellinger경의 양자 다니엘(Daniel Deronda)는 부족함 없이 살아가는 귀족 청년이지만 태어난곳도 부모도 모르며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낯설어한다. 캠브리지 대학 입학을 앞두고 양아버지가 재산을 양도하는 서류를 작성하며 결혼을 서두르려고 하자 정체성에 흔들리며 기약없는 여행을 떠나버린다. 독일 여행을 하던 중 목걸이를 팔아서 돌아갈 여비를 마련하려고 했던 던 여인(Gwendolyn Harleth)을 도와주면서 잔잔했던 삶에 작은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어리숙한 귀족청년일것 이라 생각했던 그웨돌린은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게 될 Hugo Mellinger경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신분을 벗어버릴수 있는 대단한 기회를 잡기 위해 전략적으로 다니엘에게 접근한다. 다니엘은 그웨들린의 의도를 알아차리지만 그것조차 자신에 대한 사랑일지 모른다고 여긴다. 하지만 전재산을 도박으로 날려버린 그웨들린 어머니는 다니엘의 친척 Grandcourt에게 딸을 주기로 약속하고 엄청난 액수의 어음을 챙긴다. 유부녀 사이에 자식을 두고 있던 Grandcourt는 태연하게 그웨돌린과 결혼식을 올리고 그웨들린은 Grandcourt의 오래된 연인인 리디아에게 이혼하라는 협박을 받는다. Grandcourt는 장모에게 돈을 갚지 않으면 감옥에 넣어버릴거라고 엄포를 놓고 변함없이 자식들이 살고 있는 리디아의 집을 드나든다. 그웨들린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 남자는 Daniel Deronda라는걸 깨닫지만 Grandcourt의 그늘을 벗어버리지 못한다. 사촌과 결혼한 그웨들린의 모습을 지우려고 또다시 여행을 떠난 다니엘은 강물에 뛰어든 여인((Mirah Lapidoth )을 발견하고 그녀를 구하려 물속으로 뛰어든다. 도박으로 진 빛을 갚기 위해 자신을 유흥가로 팔아버리려는 아버지의 손에서 도망쳐서 불행한 운명을 스스로 끊어버릴려고 했던 미라의 모습속에서 다니엘은 자신의 운명도 그녀와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니엘은 가난으로 뿔뿔히 흩어졌던 미라의 엄마와 오빠를 찾아 주려고 유태인 공동체를 샅샅을 뒤지며 영국 전역을 떠돈다. 그는 유태인들이 살아가는 모습, 언어, 종교에 깊은 동질감을 느끼며 어쩌면 자신의 몸속에 유태인의 피가 흐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천상의 목소리를 타고난 미라가 세상에 우뚝 설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 미라의 오빠를 통해서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만나게 된 다니엘은 혼란스러웠던 지난날들이 헛된 것이 아님을 깨달으며 자신의 존재가 어디서 왔는지 스스로에게 더이상 묻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받아들인다.
크리스틴은 반정부시위와 테러,살해 혐의를 받고 24년간 복역한 오빠 Jörg가 주말에 출소 한다는 연락을 받는다. Jörg는 24년전 반정부 시위도중 경찰에 총격에 의해 사망한 대학생의 죽음에 대항하던 단체의 소속원으로 활동했었다. 반정부 단체에 자금을 공급하려고 수십대의 차량을 훔치고, 파손하고, 은행 금고를 털고, 정부기관을 협박하며 여러명의 무고한 시민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복역중이 였다. 하지만 그는 여러명의 조직원들중 한명이였고, 그들중 유일하게 재판을 받고 수감되었다. 크리스틴의 한적한 시골별장으로 Jörg와 함께했던 이들이 모여들면서 끝나지 않은 사건들의 회오리가 시작된다. 무혐의를 주장했던 동료들,죽을때까지 침묵을 맹세했던 이들 그리고 살아 돌아왔다면 우리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라는 사람들에 둘러 쌓이는 Jörg, 그들은 Jörg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것과 동시에 새로운 임무를 던진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정부에 대항하지 말고 또다시 테러를 저지르라며 24년전의 사건들을 들춰내며 미완성이 아니라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라며 Jörg를 자극한다. Jörg는 재판부에 5명을 직접 살해했다고 자백했었다. 이를 증명하고 Jörg의 출소를 적극 도와준 사람들은 변호인단이 아니라 연방경찰국장이였다. 이사실을 알고 있는 Jörg는 여동생에게만 고백하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조용히 살고 싶다고 말한다. 저널리스트 헤너가 Jörg는 경찰에 집요하게 포섭되어서 그들에게 조종당하고 있으며 동료의 자살을 부측였다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하자 독일전역이 발칵 뒤집어지면서 24년전의 사건이 또다시 공포의 과거로 떠오르게 된다. Jörg는 실제로 조직을 배신하고 동료를 자살로 몰고 갔을까? 저널리스트 헤너는 테러단체의 대변인이고 조직원인가? 연방 경찰국장은 Jörg에게 회유하라고 설득해서 그를 역이용하려고 했을까? Jörg는 정말로 자신이 저지른 테러와 살인을 인정했을까? 테러조직RAF(Red Army Faction)를 조정하는 배후는 누구인가? 도대체 누가 Jörg를 악명높은 테러리스트로 만들었는가? 24년전 혁명을 꿈꿨던 일주일의 시간과 공포의 사건들이 하나둘씩 퍼즐조각들로 나눠져서 현재의 시간속으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