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령이 났다. 생각보다 먼 곳으로.....

공무원은 대부분 한 기관 혹은 큰 기관이라면 한 부서에서 3년정도 있으면 타 기관으로 발령이 나는지라, 어느 정도 예상했었고, 다음주에나 나겠지 하고 무방비 상태로 있었다. 물론 방비하면 뭘 어쩌겠냐마는....청주에서 차로 1시간동안 꼬박 달려야 나오는 쬐그만 읍단위 도서관이다.

물론 교사와 행정직은 시내 만기가 8년이라고 하는데, 사서는 청주에 도서관이 달랑 2곳인지라 8년을 채우기 힘들다. 결혼 초에는 8년 채우기도 했지만.....그래서 한동안 질타를 들어야 했다.

청주시내에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2곳이고 해서 확률이 희박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내심 기대했었다. (서울이야 차로 1시간이면 보통이라고 해도 지방이랑은 엄연히 차이가 있고, 죽어라고 달려야 1시간이니......)

그동안 받은 특혜(?)를 생각하면 이 정도도 감지덕지 해야 한다고, 나 때문에 피해를 본 사서들을 생각하면 내색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해 보지만.....그래서 도서관에서는 참고 의연하게 '친정 가까운 곳으로 일부러 배려해 준건가?" 하며 농담도 건냈지만,

시아버님을 뵈는 순간 눈물이 났다. 일부러 전화 드리지 않았는데 아버님은 알고 계셨다. "전화 받았다. 넘 걱정 하지 마라. 이번에 어쩔수 없다고 하더라...그래야 네가 다음에 더 큰걸 얻을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시어머님은 며느리가 안쓰러운지...."넘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라. 다음에 더 좋을수 있지. 에구 너도 고생이고, 애들도 고생이고, 나도 고생이다. 아침은 우리집으로 깨워서 보내면 밥 먹여서 학교 보내마. 겨울에 눈 많이 오면 친정에서 자도 되고 좋지 뭘 그러냐....."  지금은 8시40분에 집에서 나왔지만, 앞으로는 7시50분에는 집에서 나가야 한다. 최소한 2년은 고생해야 할듯....

그나마 다행인건 직원들이 다들 좋다는것. 주말 근무 안해도 된다는 것. 주말에도 놀고, 1달에 한번은 월요일에도 놀 수 있다는것.

그래도 당분간 우울 모드일듯..... 어쨌든 내일부터 정리할꺼 정리하고, 7월 1일부터는 다른곳으로 간다. 지방공무원의 비애다.

새언니는 노동부 사무관인데 과천에서만 근무한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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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06-22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직장인들을 A4지 인생이라고 합니다. 어쩐다.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으셨다면 섭섭하셨겠습니다. 개구리가 더 멀리 뛰기 위해 움추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세여. 어머님 말씀대로 긍정적으로......에궁!!!!! 제가 왜 아이들이 먼저 걱정이 되는 지 모르겠네여. 그래도 청주에 있을 땐 아이들이 필요로 하면 언제든지 곁에 있을 수 있었을텐데 참말로 어쩌누 zzzzzz, 가까이라도 있음 백세주라도 한잔 사드릴 텐데........
암튼 세실님 특유의 활달함과 발랄함으로 쉽게 극복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아이들 잘 달래주시고여. 엄마가 옆에 있어 많이 의지가 되었을 텐데.......혼란스러워 하겠네여.
아자아자!

하루(春) 2006-06-22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갑자기 그렇게 1시간이나 더 걸리는 곳으로 발령나다니...
정말 지방공무원의 아픔이네요. 그래도 힘내시고.. 그렇게 뒷바라지해주시는 부모님들이 계셔서 든든하시겠어요.

세실 2006-06-22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A4인생이라..그 말도 일리가 있네요. 머리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참으로 허탈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괜찮은척. '친정옆이라 다행이지뭐" 라고 맘 속으로 위안을 삼으려니 참 속상합니다.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라고는 하지만..그래도 우울합니다. 에구....발령은 일찍나서 담주 내내 심란할듯.
엄마의 빈자리를 할머니가 채우셔야 하니 그것도 죄송스럽네요.
결혼한 여자가 직장생활을 하려면 또 다른 여자가 희생을 해야 한다는 말이...참 와닿습니다. 그나마 시엄니가 옆에 계셔서 다행이겠죠? ㅠㅠ

세실 2006-06-22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그러게 말입니다. 흑.....더 먼곳으로 가지 않은 것에 위안을 삼아야 겠지요. 이럴땐 시부모님이 옆에 계시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되긴 합니다. 위로 감사합니다..

내이름은김삼순 2006-06-22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거리가 멀고 몸이 좀 힘들어도, 새로운 곳에서 사람들도 좋다니 다행이예요,세실님다운 모습으로 거기서도 열심히 일하신다면 분명 지금 있는 곳 못지않게 더 좋은 따뜻한 공간이 될듯 싶어요,,새로운 7월, 싱그럽게 새 일터에서 맞이하시길,,기운내세요~아잣아잣!^^

chika 2006-06-22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분간 우울모드... 이해해요.
새근무처로 옮기는 7월엔 분명 다시 화사한 세실님으로 돌아오실꺼니까요. 그죠? ^^

해리포터7 2006-06-22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 할지... 그래도 능력있으시니까 거기서도 적극적으로 생활하시리라 믿어요.힘내시고요..아이들한테도 좋은모습 보이셔야죠..토닥토닥.

 


ceylontea 2006-06-22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기운내세요... ㅠㅠ;;
세상이 만만하지 않음을.. 직장 생활이 만만하지 않음을 알잖아요..
저도 어제 오늘 회사 일로 신경을 썼더니, 소화불량입니다.. --;
일단 약도 먹었는데.. 쉬 가라앉지 않네요..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우리 아닙니까?
결혼한 여자가 직장생활을 하려면 또 다른 여자가 희생을 해야 한다는 말...저도 참말로 와닿습니다. 저 역시 시어머님가 계시기에, 그리고 그런 모습을 묵묵히 봐주시는 시아버님. 그리고 제가 투덜거려도 다 받아주는 남편이, 가족이 있기에 가능한 것 같아요..
세실님.. 화이팅~~!!

물만두 2006-06-22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아자!!!

2006-06-22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6-06-22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어디로 발령이 나신거예요? 진천? 음성? 흠... 어쩌겠어요. 좋은 점도 있겠지요.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와야 승진하시는거 아닌가요? ^^;; 그나저나 청주에서 술한잔 하기 힘들겠네요. 흑..

울보 2006-06-22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
그래도 모두들 세실님을 응원해주시잖아요,,

hnine 2006-06-23 0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로해주시는 시아버님도 계시고, 힘을 내세요.
4년마다 전근하는 직장에 계셨던 친정엄마, 집에서 먼곳으로 발령나면 한동안 엄마의 한숨소리를 들어야했던 기억이 나요.
힘내세요.
남편이 요 며칠 일이 있어 청주에 몇번 다녀왔는데, 맘에 들어하네요.

BRINY 2006-06-23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전근 때문에 사립학교 교직원 공립특별채용시험을 준비해야 마나하고 망설이게 되요...그래도 익숙해지시면 나아지실 거여요.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죠 뭐~

세실 2006-06-2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순님. 감사합니다. 출, 퇴근이 힘들어도 좋은 분들이 계신것이 그나마 큰 힘이 됩니다. 다행히 여름에 발령나서 싱그러운 초록 풍경은 만끽할 수 있겠네요. 위로 감사합니다...

치카님. 감사합니다. 그러게....한달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나아지겠죠?

해리포터님. 보림이가 '엄마 꼭 가야 돼? 하네요..하도 심란해 했더니 여파가 보림이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나 봅니다. 그래봐야 1시간 더 걸리는 걸....오늘만 지나면 힘낼수 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

실론티님. 맞아요. 든든한 시부모님이 계시기에 그나마 다행이지요....당장 아침, 저녁을 해결해 주신다고 하니 감사할 일이죠. 아무래도 더 편해 지지 않을까 하는 맘도 듭니다. ㅋㅋㅋ. 위로 감사하고, 기운내겠습니다. 님도 기운 내세요....

만두님. 더 높은 곳으로 제발 갔으면 좋겠어요~~~~

속삭이신님. 딩동댕동. 딱 맞추셨습니다. 다행히 청주에서 출, 퇴근 하는 직원이 3명이고, 하루씩 돌아가며 카풀하기로 해서 맘 놓았습니다. 시골길 달릴땐 안전운전이 젤 큰 문제네요....위로 감사합니다 ^*^

클리오님. 그쵸..흑. 음성에서 조금 더 가는 무극이어요. 그러게요 이번에 그 점을 감안해서 하긴 한건데...그래도 넘 속상해요. 흑. 뭐 저녁엔 늘 시간 비워놓겠습니다. 그나저나 오세요. 어여.....제가 금왕으로 출근하는 날 님은 병원으로 가시는군요. 우리 아자아자!

울보님. 감사합니다. 많은 힘이 됩니다.

hnine님. 아버님, 어머님이 살아가면서 큰 힘이 됩니다. 아 친정엄마도 그러셨군요.... 에구 우리 아이들도 그런 맘 들겠죠? 그냥 맘 편하게 다니려고 노력중입니다.보림이가 벌써 불안해 하네요...... 청주 살기 좋죠. 그래두 대전이 좋을것 같은데. 쿄쿄쿄

BRINY. 님 맞아요. 저두 그럴땐 행자부 공무원이 부럽답니다. 대부분 한 도서관에만 근무하거든요. 물론 장, 단점이 있겠죠? 그러게 맘 비우고 살아야 하는데....위로 감사합니다.


sooninara 2006-06-23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친정 근처라서 다행입니다.
할머님이 아이들을 챙겨주시니 몇년만 고생하시면 다시 청주로 돌아오실수 있을거예요. 전 그래도 세실님이 부러운걸요. 열심히 사시는 세실님에게 에너지를 빠샤>>보냅니다.

세실 2006-06-23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에궁 부럽긴..전 수니님이 부러워요. 왜 고생길에 접어 들어가지고는....그냥 편하게 결혼하면서 직장 때려친다..이 생각을 못했을까요?
이젠 그동안 투자한것이(?) 아까워서 그만 두지도 못하고 평생 이러고 살아야 되어요. 흑...

반딧불,, 2006-06-2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실 수 있을거예요.
에너지덩어리시잖아요. 긍정적이고 열정적이시니 잘하실겁니다. 힘내셔요.

2006-06-24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6-06-24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감사합니다. 그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었어요......다시 시금치라도 먹고 에너지 충전을 해야 되겠죠?

사랑지기 2006-06-25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양으로 발령난 사람도 있었잖아유...하여 여기까지 오게 되었구...그나마 겨울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진천, 단양으로 가자마자..눈들은 어찌나 자주 오던지..ㅎㅎ... 매사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세실님....잘 해내리라 믿어용...언제 위로주라도 사줄테니..연락하삼..*^^ 힘내구...아자아자 홧팅 ~~

세실 2006-06-26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맞습니다. 맞고요. 그래도 님은 승진하신 거잖아요. 전 승진도 아니고 이게 뭐람...헤헤. 암튼 이번에 반성도 하고, 다른 분들의 애환도 느끼면서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 예쁘죠? 눈 오면 바로 친정으로 레츠고 할랍니다. 아가들은 신랑이랑 엄니가 잘 봐주시겠죠 뭐~
사랑지기님도 화이팅 입니다. 참참참....사대부고 동문회 추진하려고 합니다. 꼭 오시는 거죠? 도서관내 사대부고 동문회...히히~

2006-06-26 2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6-06-26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사진 에디터로 쓰기 누른 다음에 이미지 올리기 하면 되지요~~~
사대부고 지....박계장님. 나...사랑지기님. 임미란씨....찾아봐야징....사대부고의 파워를 늘려가는 거징.

싸이런스 2006-06-2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세실님.. 전 지금 5층 디지털 자료실에서 댓글달고 있는데요. 세실님 만나뵙진 않았어도 도서관 올때마다-이제 올해 네번째긴 하지만^^- 여기 어딘가 세실님 있겠구나 혼자 생각하고 흐믓했었는데... 한시간이면, 옥천이나 음성쯤? 여튼 7월 1일이라 하시니 마무리 잘하시고 새로운 출발 산뜻하게 하시길 바랄께요.

세실 2006-06-29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울 도서관에서요? 옴마나...이럴수가.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은 인연 되었을텐데 아쉽습니다. 음성 이랍니다. 에공 오늘로써 중앙도서관의 생활을 당분간 끝이 나고 음성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답니다. 물론 중앙도서관이 대표도서관이라 자주 오긴 할거예요~~ 출장 올 일이 많답니다. 반갑고,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