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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아침엔 밥을 먹지만 일요일 아침은 빵을 먹는다. 어제, 보림이는 과 O.T로 떠나고 규환이는 아침 11시까지 잠을 잤다.
방학임에도 규환이가 늦잠 잘 수 있는 시간은 일요일 뿐이다. 모처럼 신랑과 둘이서 아침을 겸한 커피를 마셨다. 모닝빵을 싫어하는 신랑도 기꺼이 먹는다. 아메리카노 한잔은 내 몸 구석 구석을 깨운다. 친구가 알려준 롤링핀 빵집 식빵은 부드럽고 쫀득하다. 크기가 기존 식빵에 비해 현저히 작고 비싸지만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 이젠 빵 하나를 먹어도 맛있는 빵을 먹고 싶다. 대신 소량만 사서 바로 먹기. 잼을 바르지 않아도 맛있네.
한가한 주말, 성경쓰기를 시작한다. 손글씨가 낯설고 마음만 급해 제대로 써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환이가 꿈을 찾고 공부에 열정을 쏟길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본다. "엄마는 너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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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읽기 시작했다.
가벼운 책 한 권 읽고, 다소 무거운 책 한 권 번갈아 읽기.
책을 읽을때 형광펜, 라벨을 옆에 두고 밑줄 그으며, 라벨을 붙이며 읽는다. 수동적인 책 읽기가 아닌
능동적인 책읽기가 된다. 3초 기억력인 요즘 좀 더 오래 기억하고 싶은 나만의 방법이다.
불행의 심리적 원인은 다양하지만, 거기에는 분명 공통점이 있다. 전형적으로 불행한 사람은 청소년 시절에 어떤 정상적인 만족을 박탈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 그 한 가지 만족을 과대평가하게 되어 자신의 생활을 오직 그 만족을 얻는 방향으로만 이끌게 되고, 자연히 거기에 방해가 되고 성격이 다른 성취들에 대해서는 아주 부당한 평가를 내리게 된다. p. 21
술에 취하는 것은 일시적인 자살이다. 그것은 소극적인 행복에 지나지 않으며 불행을 순간적으로 정지시키는 것뿐이다. (중략) 불행한 사람은 잠을 잘 못 잔 사람처럼 언제나 불행하다는 사실을 자랑한다. 아마도 이러한 자랑은 꼬리를 잃은 여우의 자랑(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이야기. 꼬리를 잃은 여우가 자기만 꼬리가 없는 것이 부끄러워 꾀를 내어 다른 여우들에게 꼬리가 없는 것이 훨씬 좋다고 설득하다가 실패한다는 내용이다)과 같은 것이리라. p.22
이 세상에는 할 만한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하는 재능 있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나는 이렇게 충고하겠다. "글을 쓰려는 생각을 버려라. 그 대신 글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보라. 세상으로 나가라. 해적도 되어보고 보르네오의 왕도 되어보고 소련의 노동자도 되어보라. 거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그런 어려운 생활에 전념해보라." p.43
곤란하거나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에는 필요한 자료를 이용할 수 있을 때 즉시 그 문제에 정신을 집중해 결정을 내리도록 하라. 일단 결정을 내린 다음에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 않는 한 결정을 재고하지 말라. 우유부단보다 더 피곤한 것은 없고 또 그것만큼 무익한 것도 없다. p.73
질투는 어린 시절의 여러 가지 불행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기 앞에서 형이나 누이가 더 귀염받는 것을 보고 자랐다면 질투하는 습관을 얻게 되고, 성인이 되어 세상에 나왔을 때에는 자기가 희생양이 되는 불공평한 일에만 신경을 쓰게 된다. p.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