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교정엔 노오란 프리지아향이 코 끝을 맴돈다.

학교에 아침 일찍 다녀오려고 서둘렀는데 오후 2시에 졸업식이 시작됨에도 오전부터 이곳저곳에서 사진 찍느라 분주하다.

11명 입학에 4명만 졸업. 1명은 연락이 되지 않아 3명이 단촐하게 하얀 띠를 두른 가운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아이 가운을 빌려 입은 것처럼 어색함에 무안하기도 했지만, 버킷 리스트중 하나를 이루었다는 성취감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듯. 축, 졸업!

 

 

 

이제 뭐할까?

주변 사람들은 박사에 도전하라고 하지만 내 삶에서 공부는 여기까지. 박사는 공부에 취미가 있거나, 관심이 있어야 하는데,

난 결코 더이상의 공부는 싫다.

사무실에서 틈틈히 영어공부를 할 것이고, 책 100권 읽기에 도전하려고 한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야곰야곰 먹을거다.

책은 당분간 문학작품과 글쓰기, 서평 관련 책.

이곳에 하나씩 정리해 보려고 한다.

 

1권.

 

  올해 첫 책은 김영갑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골랐던 책.

  사진과 글이 함께 있어서 행복하게 읽었다.

 

 

 

 

 

2-4권. 

 

  안나 카레니나 / 톨스토이.
  논문을 쓰고 난뒤의 허탈함을 책으로 채우고 싶었다.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무언가 얻을 수 있는 책.

  안나 카레니나는 거의 한달을 붙잡고 있었는데 드디어 다 읽었다.

  안나가 선택한 기차역에서의 충동적인 자살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면서, 

  당장 오늘 기차 탈 일이 걱정이지만 곧 잊혀지겠지......

  안나, 최선의 선택이었오?

 

 

5권.

 

 무언가 체계적인 독서법을 기대했으나 평범한 이야기들....

 정제되지 않은 에세이같은 느낌이랄까.

 1시간만에 후루룩 읽고는 보관해 두었다.

 빌려 읽을껄.

 

 

 

 

 

6권.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 <두근두근 내인생>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이 책도 쉽게 읽겠지하고

  시작했는데 난해해서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난독증 걸린 사람처럼 계속 한페이지에서 머문다.

  이내 읽기를 포기하고, 김이설님의 <흉몽>을 읽었다.

  역시 평범하지 않은 내용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겪고 있을 누군가의 아픔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물질적인 혹은 정신적인 결핍은 사람을 피폐하게 한다. 특히 물질의 결핍은 극한 상황까지 치닫게도 한다. 주인공과 남편의 관계에서처럼..... 가족은 뿔뿔히 흩어져 하루 하루 살아가기도 힘겨운 상황에서, 빚쟁이들을 피해 도망갔던 남편이 피 묻은 옷차림과 돈가방을 가지고 나타났다면...

주인공은 남편의 안위보다는 돈을 내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욕망만 앞선다. 결국 남편을 살인 혐의로 몰아 넣고 돈을 손에 넣는다. 주인공은 과연 흩어진 자식과 재회가 가능할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갈 수 있을까?
정신적인 결핍을 의미하는 주인집 아들과 주인공과의 관계. 그들은 서로 사랑을 하긴 했을까?

삶이 참으로 비루하다.

 

7권.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송경동.

 

  말로만 공정사회가 아닌 모두 함께 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최소한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였으면 한다.

 

8권.

 

 글쓰기, 어떻게 쓸 것인가 / 엄정섭.

 

 몇년 전 그의 서평강의를 들었다. 쉽게, 와닿는, 핵심을 콕콕 찌르는 강의가 인상적이라 우리도서관 강사로도 모셨다. 

 글쓰기 비법 필사, 베껴쓰기. 

봄철 티파사에는 신들이 내려와 산다. 태양 속에서, 압생트의 향기 속에서, 은빛으로 철갑을 두른 바다며, 야생의 푸른 하늘, 꽃으로 뒤덮인 폐허, 돌더미 속에서 굵은 거품을 일으키며 끓는 빛 속에서 신들은 말한다. 어떤 시간에는 들판이 햇빛 때문에 캄캄해진다. 두 눈으로 그 무엇인가를 보려고 애를 쓰지만 눈에 잡히는 것이란 속눈썹 가에 매달려 떨리는 빛과 색채의 작은 덩어리들뿐이다.

                                                                                        - 카뮈, <티파사에서의 결혼> p.30

 

카뮈- 봄은 헤아릴 수 없는 밀물이다.

 

파리의 봄 : 하나의 약속 혹은 마로니에 잎의 새싹 하나, 그로 인해 비틀거리는 마음. 알제에서는 그 변화가 더 갑작스럽다. 그냥 장미꽃 봉오리 하나가 아니다. 어느 날 아침 숨이 컥 막히도록 맺힌 수천 개의 장미꽃 봉오리다. 우리의 가슴을 스쳐 지나가는 어떤 섬세한 종류의 감동이 아니라 수천 가지 향기와 수천 가지 눈부신 색깔들의 어마어마하고 헤아릴 수 없는 밀물이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어떤 감성이 아니라 그야말로 육체가 공격을 당하는 것이다.

                                                                                                                 - 작가수첩1            p.60

 

내 마음 속에는 수많은 '서랍'들이 있다. 내 서랍에는 수많은 소재들이 있다. 필요한 기억과 이미지들을 서랍으로부터 끄집어낸다.

                                                                                                                   - 무라카미 하루키   p.73

 

9권.

 

 

 나도 저작권이 있어요 / 김기태 글, 이홍기 그림.

  - 아이들이 읽기 쉽도록 저작권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해 놓았다.

     요즘 아이들 카스, 페이스북에 출처가 불분명한 글 무심코 퍼 나르기 하는데,

     이 책 읽으면 도움될 듯.

 

 

 

 

 

 10권.

 

 이설님이 '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첫 강의때 참고했던 자료.

 글쓰기에 대한 액기스가 다 들어있네.

 

 

 

 

 

 

 

11권.

 

  

 

 

 

 

 

 

 

 

12권.

 

 

 

 

 

 

 

 

 

 

13권.

 

 

 

 

 

 

 

 

14권.

  생각의 일요일들 / 은희경 저. 달

 

 

 

 

 

 

 

 

 

15권.

'진정한 걷기 애호가는 구경거리를 찾아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기분을 찾아서 여행한다. 다시 말해서 아침의 첫걸음을 동반하는 희망과 에스프리, 저녁의 휴식에서 맛보는 평화와 정신적 충만감을 찾아서 여행한다.        p.22

 

 

 

 

 

 

 

16권.

 

 

 

 

 

 

 

 

 

17권.

 

 

 

 

 

 

 

 

18권

 

 

 

 

 

 

 

 

 

 

 

 

19권

 

 

 

 

 

 

 

 

 

 

 

20권

 

 

 

 

 

 

 

 

 

 

21권.

 

 

 

 

 

 

 

 

 

 

22권.

 

 

 

 

 

 

 

 

 

2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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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02-28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도전할까봐요
벌써 많은 책을 읽으셨네요

세실 2013-02-28 16:29   좋아요 0 | URL
호호호 함께 하실래요?
이렇게 적어 놓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할듯 해서요.
부지런히 채워 보렵니다^^

꿈꾸는섬 2013-02-28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멋지니 도전이에요. 꼭 성공하실거에요.^^

세실 2013-02-28 17: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헤헤 이제 공부는 끝!!
놀려구요~~~

다락방 2013-02-2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려요 세실님. 무엇보다 하고싶었던걸 해냈다는 그 만족감이 세실님을 꽉 채울것 같아요. 수고하셨어요.
:)

세실 2013-02-28 17: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맞아요. 하지 않았더라면 평생 후회했을 일 중 하나였거든요.
이젠 업무적으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의 무모한 자신감? ㅎㅎ

hnine 2013-02-28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학위 자체를 축하드리는 것이 아니라, 힘든 결심하고, 도전하고, 끝까지 마치셨다는 것이 대단한거죠.
정말 축하드려요.

세실 2013-02-28 17:43   좋아요 0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2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참 바쁘게 살았네요.
제때 하지 못하면 다음엔 더 힘들겠더라구요.

프레이야 2013-03-0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많이 축하해요.^^ 짝짝짝!!!
버킷리스트 하나씩 이뤄가는 모습 참 보기 좋아요^^
엄정섭의 저 책은 사두고 아직 안 읽었네요.
3월의 시작~~~

세실 2013-03-03 15:3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달콤한 주말 즐기고 계신가요?
모처럼 휴일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밑줄긋고, 띠지 붙이면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쉽게 잘 설명하고 있네요.

2013-03-01 0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3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3-03-01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립니다~~ 진짜 대단하세요~

세실 2013-03-03 16: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나이 들어서 공부한다는게 생각보다 훠얼씬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행복한 기억만 있네요. ㅎㅎ

다크아이즈 2013-03-01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축하드립니다. 그래도 전 박사과정 욕심내시길 바라는 걸요.^^*
침묵의 미래도 좋고, 흉몽도 좋았어요. 김이설 작가라서 그랬을까요. ㅋ
안나 카레리나 삼월 개봉인데 딸이 기숙사로 떠나면서 다운 받아주고 갔어요.
책부터 정복하고 보려고 참는 중이에요.^^*

세실 2013-03-03 16:27   좋아요 0 | URL
아웅.....주변에서 박사 하라고 부추기지만 고개 절레절레 흔들고 있습니다.
박사는 공부에 관심있는 사람이 해야한다는 생각. ㅎㅎ
침묵의 미래 좋으셨구나. 전 독서 내공이 부족한가봐요. 눈에 안들어왔답니다.
오홋. 안나 카레니나를 벌써?
전 개봉일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답니다.

순오기 2013-03-01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원 졸업 축하해요, 세실님!
석사 출신 사서의 100권 읽기 도전도 응원하고요~ ^^
김영갑과 송경동만 읽었네요.
나는 생업을 제쳐두고 작은도서관장으로 살기로 작정했어요.
으샤샤~~~ 나도 열심히 책읽는 관장이 되겠어요.

세실 2013-03-03 16:2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책 100권 읽고나면 독서 내공도 쌓이겠죠?
2년 동안 거의 읽지 못했다는 ㅠㅠㅠ
그러게 님 멋지십니다.
저도 조만간 군단위 도서관으로 발령나면 그때 더욱 으쌰으쌰 해요~~~
님의 멋진 출발을 응원합니다^^

saint236 2013-03-01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100권을 꿈을 꾸지만 작년과 올해는 영 진도가 안나가네요. 세실님 함게 100권에 도전해 보죠...화이팅

세실 2013-03-03 16:28   좋아요 0 | URL
아 님도 100권 읽기에 도전하시는구나.
우리 같이 열심히 해보아요~~~
연말에 작은 이벤트라도 열어야 겠습니다.
백권 읽기 성공하신 분들과 파티라도~~ ㅎㅎ

하양물감 2013-03-01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진심으로요.^^

세실 2013-03-03 16:2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뵈어요.
한솔이 많이 컸지요?

마노아 2013-03-02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축하합니다. 세실님! 버킷리스트를 해냈다는 그 만족감이라니, 무척이나 황홀할 것만 같아요. 올해 책 읽기 100권 도전도 가뿐히 이루실 거예요. 근데 왜 세실님 사진은 없나요. 세실님 사진이 고파요.^^

세실 2013-03-03 16:30   좋아요 0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맞아요. 무언가 큰 짐 하나 덜어낸 기분? 안하면 후회할꺼 같았거든요.
님 표현처럼 제본된 논문 보는 순간 황홀했답니다. 울뻔 했어요~~~
앗. 사진...요즘 피부가 영.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