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버님과 둘이 점심으로 추어탕을 먹으러 갔다.   
평소에는 말씀이 없지만 공부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이 달라지시는 분.
공부하기는 힘들지 않느냐, 영어공부는 하고 있느냐 물으신다.
"토익시험 봐야하는게 부담이예요" 했더니 박사까지 하려면 영어는 필수라는 말씀과
"난 너를 지도자로 만드는게 바램이다" 하신다. 
끙.......
전 박사는 절대 안합니다. 네버!! (마음속으로만)
맛난 점심을 먹고 일어서는데 열심히 하라며 수표를 건네신다. 금액이 꽤 크다!!
(성과급 타고는 입 싹 닦은거 죄송해요! 친정아버지만 보약을 해드렸다) 
그리고, 등록금 고지서 나오면 가져오라고 하신다.
난 확실히 시부모님 복은 타고 났다. 
앞으로 더 잘하겠습니다^*^

2.  
오늘은 도서관 근무일. 
아무도 찾는 이 없이(윗분들^*^ 이용자는 매우 많다) 조용한 가운데, 에어컨 아래에서 책 읽는 맛.
사서의 특권이어라~~~~  
주말엔 직원 두명과 함께 근무라 여유가 있고, 웬만하면 일상업무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참고봉사만^*^

오늘 읽고 있는 책 2권! 수덕사와 부석사에 가고 싶다

 좋아하는 시인을 꼽으라면 정호승 시인
 <밥값>도 역시 따뜻하면서 쉽게 읽힌다.

 입양

 누가 나를 입양하겠다고 한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미 헌옷박스에 버려진 나를
 하늘의 호적에 올리고
 데려가겠다고 한다.
이왕이면 비행기를 타고 갔으면 좋겠다.                      
이번에 나를 입양할 부모는
토성 근처 어느 별에 사는
별지기라고 한다.


봄비

어느날
썩은 내 가슴을
조금 파보았다
흙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 흙에
꽃씨를 심었다

어느날
꽃씨를 심은 내 가슴이
너무 궁금해서
조금 파보려고 하다가
봄비가 와서
그만두었다


밥값

어머니
아무래도 제가 지옥에 한번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리 멀어도
아침에 출근하듯이 갔다가
저녁에 퇴근하듯이 다녀오겠습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꼭꼭 씹어서 잡수시고
외출하실 때는 가스불 꼭 잠그시고
너무 염려하지는 마세요
지옥도 사람 사는 곳이겠지요
지금이라도 밥값을 하러 지옥에 가면
비로소 제가 인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수덕여관

일생에 한번쯤
수덕사 수덕여관에 여장을 풀고
평생 오지 않았던 잠을 자보아라
열매 맺지 않는 꽃이 붉은 열매를 맺을 것이다
비록 이틑날 아침 깨어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일생에 하룻밤쯤
수덕여관 산당화에 기대어 잠을 자보아라
열매 맺지 않은 꽃이 맺은 열매에
다시 붉은 꽃이 피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평생 오지 않는 잠이 있다면
수덕여관 샘물을 한 바가지 들이켜 보아라
물 위에 코끼리를 타고
모든 쓸쓸한 사랑이 지나가버린다


젊은 느티나무에게 고백함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이 
젊은 느티나무의 마음으로 만들어진 것을
알아도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무량수전 무거운 기와 지붕을
열여섯개 배흘림기둥이 받치고 선 까닭이
천년 전
느티나무가 사랑했던 모란 때문임을
늦어도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오늘 홀로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느티나무 무늬로 남은 모란꽃을 쓰다듬어 봅니다
오늘부터 다시 천년 동안
무량수전 열일곱번째 배흘림기둥이 되어
당신을 받치고 서 있겠습니다

 지식인의 서재 / 한정원

조국, 최재천. 김용택, 이효재, 배병우, 이주헌, 김성룡, 조윤범 등 자기 분야에서 멋지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서재를 방문해서 그들과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그들이 추천하는 책을 소개했다.  

 특히 인상적인 서재는 내가 좋아하는 조국교수의 서재. 방 한가운데 놓여있는 빨간 쇼파와 사진들!!
 캠퍼스를 걷고 있는 나체 학생의 뒷모습 사진과, 
 벗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과 정장을 한 남자 둘의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 다름의 이해, 자유를 추구하는 조국 교수의 삶을 엿볼수 있어 좋다. 

"세상에 문제가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리석은 사람들은 확신에 차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조국교수가 추천한 책중 기억하고 싶은 두권!!
    

 

 

 

 

3.
난 과연 8월 13일 토익시험에서 몇점이나 맞을 수 있을까?
영어공부를 안한지 20년 되었고, 교재는 달랑 10장 읽었는데 알아 들을수는 있을까?
오늘도 하루종일 알라딘에서 놀고.......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듯. 워워~~~~
그 와중에도 토마토 교재는 약한 듯 하여 해커스 토익을 추가 구매했다는....

  

 

 

 

 


4. 그리고 오늘도 주문한 책들, 발판 
  : 요즘 알라딘에서 별걸다 사고 있다. 핑크색 여행 가방도 사야지

 
오래전 언니네 집에서 가져왔는데 조카가 본다고 다시 가져갔다. 이런....
열번은 본 규환이는 다시 이 책을 찾는다. 그래서 구입한 만화





 사무실 발밑에 놓고 맨발을 올려 놓으면 좋을듯 하다. 
 맘에 들면 보림이 방에도 넣어줘야지. 규환이는? 패스~~~








  이 책 신청하고, 홈페이지에서 10일 완성 mp3도 구입해서 듣고 있다.
  요즘은 영어만 들으면 졸리다.
  문득 고등학교때의 악몽이 떠오르네. 졸면서 벌어진 에피소드가 많다.
  내가 잠만 좀 없었어도 Y대는 충분히 가는 건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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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7-1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시아버지를 만난 세실님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봐요!^^
영어공부 말고 읽고 싶은 책이나 뒹굴거리며 읽으면 얼나마 좋겠어요.ㅋㅋ
그래도 열심히 공부해서 지도자가 되셔야죠! 아자아자~~~~

세실 2011-07-17 09:53   좋아요 0 | URL
호호호 전생에 잔다르크?
맞아요. 영어공부만 아니라면 정말 행복한 여름방학 맞이할텐데 ㅠㅠ
아버님이 생각하시는 지도자가 뭔지 저도 궁금해요. ㅋ

blanca 2011-07-16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진짜 전생에 나라 구하신 것 맞는 것 같아요. ^^ 저는 세실님 하시는 일이 너무 부러워요. 아, 토익! 흑흑. 대학교 이후로 본 적이 없어서 저는 일단 그 시간 버티는 게 가능할지도 자신이 없어집니다.^^

세실 2011-07-17 09:54   좋아요 0 | URL
전생에 공부를 하지 않아서 평생 책 속에서 살라고 한건 아닐까요?
전 대학때도 토익은 전혀...하긴 토플 강좌를 듣긴 했지만 시험 본적은 없어요.
2시간 음...찍기라도 해야겠죠?

비로그인 2011-07-17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를 찾아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옆에서 힘을 주시니 더더 즐겁게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토익, 토익이란걸 처음 봤을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딱 신발사이즈 * 1.5배 나오더라고요 ㅎ
학원다닐 처지는 안되고, 졸업점수가 있어서 막판에 벼락치기 해서 겨우 넘기긴 했는데 그 수많은 대학생들에게 토익점수가 왜 필요한지는 아직도 좀 의문이 듭니다.

에궁 인제 진짜 더워질 것 같은데요. 일에 공부에 지치지 마시고~ 힘 팍팍 내셨음 합니다 !!!

세실 2011-07-17 10:3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버님은 제게 늘 힘이 되어 주세요. 든든한 악어백이시죠~~~ ㅎ

음 저도 첫시험에서 어떤 점수가 나올지 사뭇 궁금합니다. 지루한 시험시간을 어떻게 견딜지도 그렇고요. ㅋ
벼락치기해서 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대부분이 직장인인 대학원 졸업시험에 토익점수가 왜 포함되는지도 궁금합니다.

님도 올여름 지치지 않고 무사히 넘기시길^*^


무스탕 2011-07-17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이 전생에 구한 나라에서 전 지금 잘 살고 있어요 ^^

저요, 이실직고하건데..
오늘 출근했다가 일 끝나고 집에 오니 12시 40분이더라구요. 얼마전에 옥션에서 구입한 새우버거세트 쿠폰으로 롯데리아에서 점심 해결하고 바로 도서관으로 가서 조금전까지 책 읽다가 정성이가 전화해서 화들짝 놀라 집에 왔어요. ㅋ
엄마가 아침 일찍부터 열쒸미 일하고 왔다고 생각할거 아니에요? ㅋㅋ

세실 2011-07-18 08:42   좋아요 0 | URL
호호호 아 문득 새우버거 땡겨요^*^
즐거운 거짓말은 가끔은 삶에 활력소가 되지요.

맞아요 사서보단 도서관 이용자로 와서 책 보는게 훨씬더 행복한 일이죠. 전 일이잖아요~~~~~
어제도 근무하면서 2건의 민원이 발행할뻔 했다는.
표정관리도 잘해야 겠어요. ㅠㅠ

프레이야 2011-07-17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참 좋으신 분 같아요.
모두 세실님 복이지요.^^
정호승시인은 예전보다 요즘 갈수록 시가 더 좋아지고 깊어지는 것 같아요.
참 좋으네요. 밥값이랑 수덕여관 특히.

세실 2011-07-18 08:4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맞아요. 평소에 말씀 없으시면서도 다 알고 계시더라구요.
저희 가을에 할 시낭송음악회에 김용택시인 모시기로 했는데 정호승 시인도 하면 좋을껄 하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ㅎ
참 좋죠. 시에서 내려놓음, 편안함이 떠올라요.
수덕여관에서 잘 수 있는건 아닌거 같은데...ㅎ

희망찬샘 2011-07-1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아버님 너무 멋지시네요. 그 분의 아드님도 참 멋지시겠지요? ^^

세실 2011-07-18 08:46   좋아요 0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아버님은 현재 79세인데 아직도 영어사전을 보시고, 우리동네 재개발 추진위원장을 하고 계세요. 울 옆지기도 그 연세에 그럴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아직은 아버님이 더 멋져요~~~ ㅋㅋ

2011-07-18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8 0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1-07-18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저 지금 엄청 부러워하고 있어요.
정말 멋진 아버님이세요. 며느리를 지도자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계신 시아버지가 얼마나 되시겠어요.
세실님이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는 순오기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요. 세실님은 미모도 빛나시잖아요.
아, 정말 너무 부러워요.^^ 근데 영어공부는 정말 힘드시겠어요. 하지만 해내실거에요. 힘내세요.^^

세실 2011-07-20 01:09   좋아요 0 | URL
호호호 그런가요? 맞아. 아버님은 결정적인 순간에 늘 힘이 되어 주시죠. 연세가 좀 많으셔서 걱정이예요.
에구 나라는 무슨....민망하여라~~~~
요즘 영어 잊고 지냅니다. 뭔 배짱인지..책만 사놓고 열장을 넘기지 못했어요. 3권.....모두요. ㅠ

sslmo 2011-07-1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세실님의 아버님 왕부러워요~
뭐, 저희 시아버님은 말없음을 미덕으로 생각하시는 분이셔서 말이죠~ㅠ.ㅠ

부전자전이라는 말대로라면...제 미래는 제대로 암울합니다요~

세실 2011-07-20 01:11   좋아요 0 | URL
풋...깝수 누나 버전? 왕부러워요.ㅋㅋ
저희 아버님도 말씀 별로 없으세요. 주로 들으시는 편....정리를 해주시죠.
울 옆지기도 뭐 제대로 과묵하죠.

2011-07-20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0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0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2 0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7-20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도자~~~ 라고 하는데, 세실 언니, 어울려요! ㅋㅋ
딱 그림이 나오던데요? 지도자 되세요, 박사도 하시구요! 밀어주는 누군가 있는게 어디셔염!
저는 등록금 걱정이 태산인데......... 무지하게 부럽습니다! 흐.

세실 언니가 지도자 하시면, 어떤 일을 하시려나? 궁금궁금~

세실 2011-07-22 11:11   좋아요 0 | URL
푸하하 뭔 그림이 나오던가요? 음 맞아요 등록금 걱정 안하는건 다행...헤.

아버님이 생각하시는 지도자는 새마을운동 지도자 아닐까? 저도 궁금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