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등록금이 나왔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출력을 했는데 국립대라 저렴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최종 금액은 혹시 영수증이 여러장인가 하는 의심으로 한참이나 고지서를 바라보게 했다. 금액이 이렇게 저렴한 이유는 어머나 58만원이 장학금인 것이다. 대학때 단 한번도 고지서에 찍혀 나오는 장학금을 받아 본 적 없는 내가 입학도 하기 전에 받게 된 것이다. 

이유가 뭘까? 옆지기도 같은 일이 있긴 했지만 그땐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고 지방 대학원을 다녀서 기특해서 준걸꺼야 하는 결론을 내렸지만 난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온것도 아니고, 그 학교 출신도 아니며 특별전형이라 시험을 본 것도 아니란 말이다. 면접때  말을 잘했던 기억도 없고, 자료를 조금 준비하긴 했지만 글쎄? 경로우대 장학금인가? 나 말고 동 학번이 더 있던거 같은데......

잔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버님이 등록금 주신다고 했으니 원래 금액을 말씀 드리자. 그리고 남는 돈으로 옷을 사 입는거야. 보태서 카메라를 살까?, 아니야 며느리가 장학금 탔다고 하면 얼마나 대견해하실까 그냥 말씀드리자" 천사와 악마가 싸우기 시작했다. 난 악마편!

그러나 설날에 어머님의 "자식 3남매를 서울로 보내서 힘들었지만 모두 장학금을 타서 덜 힘들었다." 하는 말씀에 결국 실토를 했다. "저 장학금 탔어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요" 했더니 한없이 기특해 하신다. "면접때 말을 잘했구나, 자료를 많이 준비했구나" 하면서 바라보시는 대견해하는 눈빛이라니......

더 뜨끔했던건, "고지서 가지고 와라. 근무시간에 은행 가기도 불편할텐데 내가 직접 내마." 하신다. 오 마이 갓! 끝까지 말씀 안드렸더라면 얼마나 괘씸하셨을까, 아님 귀여우셨을까? 응?
그렇게 58만원의 꿈은 날라갔다. 

새해에는 잔머리 쓰지말고, 성실하게 살자.  

여우꼬리

형님의 팔 기부스로 다른 때보다 명절이 조금 더 힘들었지만 다행히 보림양이 몫을 해주어 견딜만 했다. 아직 2일이나 남은 연휴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연휴때 읽으려고 쌓아 두었던 책은 이런 저런 이유로 패스다.


   두 권 모두 부드럽게 읽혀지지 않는다. 
  <심리학...>는 <몸에 밴 어린시절>과 조금씩 겹치는 느낌이고,
  <왜 도덕인가?> 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느낌보다 훨씬 덜하다. 
  읽다가 덮기!






 


  요 책 어젯밤 울지마 톤즈 보고나서 읽기 시작했는데 괜찮다.
  열정으로 도전하는 그녀가 아름답다.
  알라디너 수선님이랑 비슷한 느낌^*^
 
  보림이가 멘토로 했으면 좋겠는데 읽을 생각도 안한다. 
  보림이는 어제 저녁 8시부터 자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쿨쿨.
  이모네서 밤을 지새 놀고는 왔지만 심해! 이제 중3이라구!



 요네하라 마리. 그녀의 독서력과 량에 사뭇 감탄중.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읽고 싶었지만 도서관에 없어서
 대신 빌려온 책. <프라하는..> 희망도서로 신청했다.

 요즘 책을 안사니 적립금은 차곡차곡 쌓여간다. 므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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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2-05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장학금까지! 이뻐서 받으신게 아닐까요? ㅎㅎ

58만원이라니 혹할 수 밖에 없는 금액이군요. ^^ 그래도 결국은 얘기하길 잘하셨어요..
장학금도 받고, 시부모님이 대견해도 하시고, 착한 보림이도 열심히 도와주고. 여러모로 뿌듯한 설이었군요. 올 한 해 내내 설날 같은 그런 날 되시기를..

비로그인 2011-02-05 09:05   좋아요 0 | URL
아, 힘들게 음식하는 부분은 빼구요. ㅋㅋ

세실 2011-02-05 09:08   좋아요 0 | URL
호호호 전 아무래도 경로우대 장학금이라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어요. ㅋ
시엄니랑 제가 "보림아~~"를 아마 50번은 불렀을 거예요. 싫은 내색없이 "네"하고 와주는 보림이가 어찌나 대견하던지..물론 지금까지 잠자고 있는거는 빼고요. 12시간을 내리 자는 의지의 소녀. 싫다 싫어!

남은 연휴도 편안하시길^*^

hnine 2011-02-05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시아버님 정말 멋진 분이세요. 세실님의 꿈과 열의, 노력, 가능성을 읽고 계시잖아요?
수업이 모두 야간에 있으신가요? 충남대면 저희 집에서 정말 가까운데...충남대 갈 일이 있을 때 저는 집에서 걸어가거든요.

세실 2011-02-05 12:11   좋아요 0 | URL
호호호 그런가요. 배운다고 하면 아끼지 않으시니 ㅎㅎ
일반대학원이긴 하지만 수업은 야간에 있어요. 혹시 결강이면 전화드릴께요.
아님 평일에 쉬는 날과 겹치면 좀 일찍 가서 님 만나고 수업 갈까요?
기다리세용^*^

개인주의 2011-02-05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우셔라..ㅎㅎㅎ

세실 2011-02-05 12:12   좋아요 0 | URL
ㅋㅋㅋ 이쁘게 봐주셔서 그렇죵~~~

프레이야 2011-02-05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새해부터 축하할 일이..ㅎㅎ
대학원에 장학금까지 축하드려요.
잔머리 조금 굴리셔도 좋을 거 같은데요.ㅋ

세실 2011-02-05 12:13   좋아요 0 | URL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기쁘더라구요.
입학도 안한 예비 학생에게 장학금이라 면접본 교수님들이 저의 가능성을 보신걸까요? ㅋㅋ
그 잔머리는 대부분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잔머리로 끝나는게 문제입니다.

비로그인 2011-02-0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세실님 일상의 일의 단편을 들으니, 휴일의 여유에 딱 맞는 여유로운 웃음이 막 나오고 있습니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요~

설 준비하시느라 힘드셨을텐데 이제 대학원 개강하고 하면 또 바빠지시겠네요. 장학금도 받으셨으니 바빠도 기분은 좀 좋으시겠쬬? ㅎ

세실 2011-02-05 12:16   좋아요 0 | URL
저는 짧은 동안이었지만 박진감 있었답니다. 혼자 잔머리 굴리니 얼마나 머리 아팠겠어요. ㅎㅎ
장학금을 옆지기와 아이들에도 말하지 않고 있었으니...완벽한 범죄를 꿈꾼거죠.

막상 차례 지내고나면 별로 한게 없다는 생각 들면서도 그 번잡스러움이 부담스러운거죠.
원래 아버님이 내주신다고 한거라 좀 덜 기쁘다는...아니 장학금 주려면 등록금은 다 받고, 계좌로 넣어주지 왜 고지서에 찍혀 나오는거냐구요. ㅎㅎ

진주 2011-02-05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심쟁이~그깐 걸 왜 잔머리 굴려요. 고지서 내밀면 대납해 주실 어른들도 계시고,,무엇보다 대학원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만 해도 얼마나 큰 행운인데요! 58만원을 더 내고 다녀야 한다고 해도 고마워 하며 공부하러 다녀야 하는거 아닌가요? ㅎㅎ 새해부터 좋은 일만 두루 생겨서 부러워요~~^^ 올해도 멋지게 꾸려나가실 세실님께 기운 한 바탕! 화이팅!!

세실 2011-02-06 10:41   좋아요 0 | URL
호호호 제 욕심이 과했죠? 사립대가 아닌 국립대를 선택하고 나니 부담이 확 줄었습니다. 몸은 좀 고달프겠지만요. ㅎㅎ
또 다른 도전이 되겠지요. 올한해 공부에 올인하려고 합니다. 애들과 함께요^*^
진주님도 빠른 쾌유를 빕니다!

순오기 2011-02-05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정직한 세실님~ 58만원보다 더 한 복을 받는 한 해가 될 겁니다~ ^^
축하해요!!
요즘 최고의 결혼조건에 든 '돈많은 할아버지(시아버지)'를 둔 세실님~~~~~

세실 2011-02-06 10:44   좋아요 0 | URL
ㅋㅋ 감사합니다. 살짝 사심을 품은 제가 좀 웃기죠.
결혼조건에도 들어가나요? 제가 아버님의 경제력을 보고 결혼한건가? 응?

순오기 2011-02-06 20:58   좋아요 0 | URL
누구라도 그런 사심 품지 않을까요? 나라도 그랬을거에요.ㅋㅋ
우리딸이 그러는데 결혼조건에 돈많은 시아버지가 들어있다네요.^^

이매지 2011-02-05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세실님 대학원 가시는군요^^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
올 장학금부터 해서 술술 잘 풀리실 것 같은 데요? ㅎ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세실 2011-02-06 10:45   좋아요 0 | URL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좀더 젊을때 할껄 하는 후회도 생기지만 뭐 할수 없겠죠.
나이 들어 학교 가니 이런 좋은 일도 생기고...ㅎ
감사합니다.
님도 새해 복 하늘만큼 땅만큼 받으세요^*^

마녀고양이 2011-02-06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공부에 앞서 장학금부터 받는 학생이라니, 역시나 언니의 역량이 빛나십니다. 크.
설 고생 많으셨어요....... ^^

그리고 새해에 복 많이 받으셔염!

세실 2011-02-06 10:46   좋아요 0 | URL
어떤 이유인지는 입학해봐야 알겠지만 기분은 좋아요.
문득 든 생각은 혹시 미모순? ㅎㅎ
님도 통영까지 다녀오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새해 복 아주아주아주 많이 받으세용^*^

글샘 2011-02-06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중에 며느리에게 꼭 고지서 보지도 않고 '봉투'를 줘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ㅎㅎ
미리 적금 좀 들어둬야겠음.

세실 2011-02-06 10:48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런 센스가 필요합니다. ㅎㅎ
살짝 후회도 했습니다. 교육청엔 은행 있는거 아버님도 아셔서 분명 저보고 내라고 했을텐데 괜히 나왔어 하는~~~ (아 그 와중에도 잔머리라니)

맞아요 대학원은 시댁에서 보내주는 센스. 지켜보겠습니다^*^

릴케 현상 2011-02-06 0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유는 안 밝혀진 건가요ㅎ 아무튼 기쁜 일이니 축하드립니다^^

세실 2011-02-06 10:49   좋아요 0 | URL
넵. 입학하면 알게 되겠죠? ㅎㅎ 어리둥절 하더라구요.
감사합니다^*^

BRINY 2011-02-06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부럽네요.
학비할인이 아니라 장학금이라니, 축하드려요~

세실 2011-02-06 18:18   좋아요 0 | URL
학비 할인도 있나요?
그러게요. 아마 경로우대 내지는 그 학교 출신이 아닌 입학생에게 용기를 주고자 주는 장학금인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02-06 1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6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섬사이 2011-02-06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학생일 수 있다니!!!
그것도 장학금 받는 학생일 수 있다니!!!!!!
정말 부러운 일이네요.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하는 말은 세실님을 위해 있는 건가봐요. ^^

세실 2011-02-06 21:24   좋아요 0 | URL
흐흐 저도요. 아직도 학생일수 있다니 ㅎㅎ
정년퇴직하기 전에 해서 정말 다행이지요. 쪼금은 도움이 되니까요.
오늘 아버님은 이 기회에 박사까지 생각하라는 그런 엄한 말을 하셨습니다.
아주버님이 박사논문 가져오셔서 그걸 보더니 원 막내며느리 공부하기 싫어하는걸 아직 모르시네요.
칭찬 감사합니다^*^

라로 2011-02-06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카추카~~~~.^^
세실님의 서재엔 늘 긍정적인 힘이 흘러요!!!
그래서 여기 왓다가면 "나도 해야지,,,"내지는 "너무 부럽잖아?"ㅎㅎㅎㅎ
그러니까 한 턱 거하게 쏘세욧!!ㅎㅎㅎ

세실 2011-02-07 09:1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연휴동안 옆지기님이랑 알콩달콩 영화 보는 나비님도 충분히 멋져요~~~
ㅎㅎ
우리 만날때 맛난 점심 쏠께요.

2011-02-07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8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2-0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핫, 귀여운 며느님의 잔머리 투쟁은 성실함 쪽이 이겼네요.^^ㅎㅎㅎ
세실님 장학금 받은 것 축하해요. 새해에도 열정적으로 사시는 모습이 참 좋아요.
늘 건강한 기운이 넘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세실 2011-02-09 08:43   좋아요 0 | URL
호호호 그렇죠? 간만의 차이였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전 전 천사인가 봐요~~~
그 열정이 많이 사라져서 안타깝기도 하지만 다행스러워요. ㅋㅋ

님도 멋진 한해 만들어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