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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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진심인데, 2010년 들어 읽은 책 중에 가장 '재미'있다.
단, '재미' 있다는 말은 '존경'이나 '교훈'과는 다르다. 

명동 청어람 아카데미에서 하는 강연회에도 다녀왔는데
관객석 중간에서 누가 '존경합니다!' 라고 소리치더라.
글쎄, 그게 존경할 만한 일인가는 나는 잘 모르겠다만.

그래도 역시 추리소설이나 기업의 비밀을 밝히는 드라마처럼 빠른 호흡으로 순식간에 읽힌다.
책 두께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책좋사 소모임에 가서도 적극 추천했고 동생과 아부지에게도 추천.
다들 읽으셨나 모르겠네.

(2010년 3월 13일에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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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10-1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재미있죠?

웬만한 영화나 드라마 보다 윗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좀비들
김중혁 지음 / 창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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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작가님의 좀비소설, 드디어 나왔군요!!!!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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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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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이 나온단 소식을 알라딘 메인화면에서 발견하곤 예약주문을 넣어놓은 게 한달여 전.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서울 가신 오빠가 꽃신 사들고 오길 기다리듯 아기다리 고기다리고

 

드디어 책을 받아들고선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첫장을 촤악 열었는데

으잉? 우시카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가만 있자, 우시카와가 누구였더라.

찬찬히 읽다보면 어떤 인물이었는지 기억이 나겠지만, 쓸데없는 집착증이 발동해 버렸다.

이것은, 영화가 시작한 지 5분이 지났으면 영화관에 아예 안 들어간다,

새로 산 노트 첫장에 쓴 글씨가 맘에 들지 않으면 첫장을 찢어버린다, 는 류의 아주 찌질한 집착.

결국 3권을 과감하게 덮고 1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마음은 편해.

 

총 3일에 걸쳐 1권과 2권을 다시 읽고, 드디어 3권에 돌입하려는데

아, 큰일났다. 진도가 안 나간다.

눈과 손과 마음이 따로따로 논다.

눈으로는 문장을 따라가면서도 뒷내용이 궁금해 손은 자꾸 뒷장을 열어보고

마음속으로는 과연 덴고와 아오마메가 3권에선 만날 수 있을까,

만난다면 어디서 어떻게 만날까 상상하고 있고.

읽었던 문장 또 읽고 뒷부분 또 들춰보고,

도저히 제정신으론 읽을 수 없어서 물마시러 왔다갔다...

게다가, 살짝 들춰본 뒷부분에서 아오마메와 덴고가 어디서 어떻게 만나는지 순식간에 봐버려서

내 자신을 한없이 원망하고 ㅠㅠ .

1~2초도 안 본 것 같은데 그 부분이 눈에 들어와 버리다니!

4권 읽을 땐 손을 묶고 입으로 넘기면서 봐야겠다.

 

어쩌면 <상실의 시대>를 뛰어넘지 않을까 <1Q84>가.

내가 꼽는 하루키의 최고작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수필집이지만,

이건 장르가 다르니까 논외로 하고.

 

가끔 신호등을 기다릴 때 <1Q84> 광고판을 몸통에 붙인 버스가 지나가곤 하는데

그때마다 주변이 술렁인다. 너 읽어봤어? 너 읽어봤어? 너 읽어봤어?

술렁이는 공기가 현실같지 않다.

일본에 가면 공기번데기에서 태어난 덴고와 아오마메의 도터가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정신없이 읽었지만, 덴고는 3권에서도 여전히 멋있다.

철학을 전공하거나, 수학을 전공하거나, 아니면 수의학을 전공한 남자가 내 이상형인데

덴고는 수학 신동! 수학 전공자!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원리를 이해 못 하는 시그마, 리미트 같은 것도 덴고는 척척 풀겠지.

개콘보다 EBS 수학 방송을 더 재미있게 볼지도 몰라.

또, 10살 때 손 한 번 잡아본 여자아이를 20년 후에도 떨리는 마음으로 기억하는 순애보까지.

간단한 요리를 척척 해내고, 글도 잘 쓰고.

멋있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덴고 군.

아오마메와 함께 1Q84년이든 1984년이든 손 붙잡고 씩씩하게!

 

그런데, 덴고와 아오마메는 1Q84년을, 고양이 마을을 제대로 빠져나간 걸까?

이렇게 3권을 끝내면 독자들은 긴긴 세월 또 어떻게 기다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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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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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이 지나면 스물 한 살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고 말한 건 내가 아니라 김연수.
그런 의미에서 <스무 살, 도쿄>를 읽는다는 건
꽤 오랫동안 스무 살 이후를 살고 있는 나에겐 과거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요,
역시나 최고의 속담은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그렇게 일만 해선 바보가 될지도 모른다고 타임머신 타고 가서 말해주고 싶을 정도. 

이쯤해서 생각나는 나의 20대는 크게 전반기와 후반기루 나뉘는데
전반기는 공부 안 하고 놀기만 해서 바보로 지낸 시기, 그리고 후반기는 놀지 않고 일만 해서 바보로 지낸 시기였달까.
그러니까 골고루 바보로 지냈단 소린데, 그래도 조금 더 후회되는 시기는 일만 했던 후반기다.
그렇다고 해서 그 분야에서 뭔가 대단한 걸 이뤄냈냐 하면 그것도 전혀 아니고,
그냥 소모품처럼 뱅글뱅글 일만 하며 20대의 에너지를 몽땅 빨렸단 얘기. 

그런데 <스무 살 도쿄>의 스무 살 언저리 청년 다무라 군 역시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
현해탄 너머에 살고 있는 남자아이와 내가? 이 소설의 배경은 70~80년댄데?
그럼, 스무 살 언저리 애들은 어느 시대를 살든 그렇게 비슷한 싸이클을 밟고 있단 얘긴가...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안심이 된다.
바보 같았지만 치열하고 낭만적이었던 내 20대.

소설은 그 시대 20대들에겐 꽤나 중요했던 사회 문화적인 '사건'들과도 궤를 같이 한다.
불의의 총격으로 사망한 존 레넌,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 나고야가 서울에 밀렸던 날 (만세!),
그리고 베를린 장벽의 붕괴까지...
오쿠다 히데오의 최신간 <올림픽의 몸값>이 대놓고 문화적인 사건을 끼고 간다면,
<스무 살, 도쿄>에서는 이런 사건들이 다무라 군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둥 마는 둥, 슬그머니 눙치듯 녹아 있다.
그래, 인생이란 이런 거지. 나와 먼 사건인 것 같아도 그게 나를 이루는 세포 하나가 되는 것.

그러고 보니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할 때 이 세상에 없었던 게 눈물날 만큼 아깝다. 
본방사수했어야 하는데!!! 
그 때 내가 20대였다면, 조금은 다른 내가 될 수도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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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대한민국의 성장통 - 혼돈의 대한민국을 향한 공병호 박사의 통찰과 해법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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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면 조바심이 든다.
평균적인 한국인의 은퇴 나이를 50세라 치고 기대수명을 80세라 하면
꼼짝없이 30년이란 시간이 붕 떠버리는데, 이 긴긴 세월 동안 무슨 돈으로 먹고 사나?
작년에 든 30만원짜리 연금보험이 있지만 그거 해 봤자 한 달에 50만원도 못 받는다던데
그 돈으로 먹고 사는 게 가당키나 할까? 간신히 입에 풀칠이나 하는 거 아니야?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질 텐데, 한 달에 50만원으로 먹고 살면서 나, 행복할 수 있을까?

그런데 공병호 왈, 이제껏 이런 고민을 하는 한국인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애들 교육비에 허리가 휘청하느라 노후 대책은 강 건너 불구경이란 거다. 
실제로 한국인들 대부분이 "지금 먹고 살기도 바쁜데 한가하게 어떻게 은퇴 준비를 하냐" 고 말하더란다.
30년이나 되는 은퇴 후 기간을 준비하는 게 어떻게 '한가한' 일이 될 수 있는지 공병호는 반문한다.
그럼 또 평균 한국인들은 말하지. 벌어도 벌어도 소용이 없다, 이 사회가 문제다.. 라고.
공병호는 여기에 매우 따끔하게 일침을 놓는다. 
대한민국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 이는 전 세계 부유층 인구의 상위 11.6%.
그러니까 한국에서 매달 200만 원 정도를 버는 사람든 소득 기준으로 본다면 
전 세계 인구의 상위 11%에 들 만큼 잘 사는 축에 속하며
우리보다 소득이 낮은 인구가 88.84%나 된다는 얘기다.
문제는, 우리가 시야를 넓혀 세계인과 우리의 처지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주변의 인물들과 비교하기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다'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
어제 누구누구는 저녁으로 랍스터 먹었다더라, 누구는 남자친구한테 다이아 반지 받았다더라,
누구는 고액과외 해서 대학을 땅짚고 헤엄치듯 쉽게 갔다더라 하는..
굳이 '무소유'를 강권하는 건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성장통을 줄이려면
자신의 능력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욕망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또한 공병호는 이 책에서 시민운동하는 사람들이 보면 그야말로 '깜놀'할 제안들도 여럿 하는데...
이렇게 객관적으로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것도 오랜만이라 생각할 꺼리가 많아진다.
아, 읽고 나니 어쩐지 박노자를 읽고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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