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 대한민국의 성장통 - 혼돈의 대한민국을 향한 공병호 박사의 통찰과 해법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고 나면 조바심이 든다.
평균적인 한국인의 은퇴 나이를 50세라 치고 기대수명을 80세라 하면
꼼짝없이 30년이란 시간이 붕 떠버리는데, 이 긴긴 세월 동안 무슨 돈으로 먹고 사나?
작년에 든 30만원짜리 연금보험이 있지만 그거 해 봤자 한 달에 50만원도 못 받는다던데
그 돈으로 먹고 사는 게 가당키나 할까? 간신히 입에 풀칠이나 하는 거 아니야?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질 텐데, 한 달에 50만원으로 먹고 살면서 나, 행복할 수 있을까?

그런데 공병호 왈, 이제껏 이런 고민을 하는 한국인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애들 교육비에 허리가 휘청하느라 노후 대책은 강 건너 불구경이란 거다. 
실제로 한국인들 대부분이 "지금 먹고 살기도 바쁜데 한가하게 어떻게 은퇴 준비를 하냐" 고 말하더란다.
30년이나 되는 은퇴 후 기간을 준비하는 게 어떻게 '한가한' 일이 될 수 있는지 공병호는 반문한다.
그럼 또 평균 한국인들은 말하지. 벌어도 벌어도 소용이 없다, 이 사회가 문제다.. 라고.
공병호는 여기에 매우 따끔하게 일침을 놓는다. 
대한민국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 이는 전 세계 부유층 인구의 상위 11.6%.
그러니까 한국에서 매달 200만 원 정도를 버는 사람든 소득 기준으로 본다면 
전 세계 인구의 상위 11%에 들 만큼 잘 사는 축에 속하며
우리보다 소득이 낮은 인구가 88.84%나 된다는 얘기다.
문제는, 우리가 시야를 넓혀 세계인과 우리의 처지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주변의 인물들과 비교하기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다'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
어제 누구누구는 저녁으로 랍스터 먹었다더라, 누구는 남자친구한테 다이아 반지 받았다더라,
누구는 고액과외 해서 대학을 땅짚고 헤엄치듯 쉽게 갔다더라 하는..
굳이 '무소유'를 강권하는 건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성장통을 줄이려면
자신의 능력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욕망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또한 공병호는 이 책에서 시민운동하는 사람들이 보면 그야말로 '깜놀'할 제안들도 여럿 하는데...
이렇게 객관적으로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것도 오랜만이라 생각할 꺼리가 많아진다.
아, 읽고 나니 어쩐지 박노자를 읽고 싶기도 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