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圭曰 丹之治水也 愈於禹
孟子曰 子過矣 禹之治水 水之道也
是故禹以四海爲壑 今吾子以隣國爲壑
水逆行 謂之洪水 仁人之所惡也 吾子過矣

- 『孟子』「告子 下」
백규가 말했다. 나는 우임금보다 더 치수를 잘 할 수 있다.
맹자가 대답했다. 그건 당신의 오산이오. 우임금이 치수를 한 것은 물의 이치에 따른 방법이었소. 그래서 사해를 도랑으로 삼은 것이오. 그런데 지금 당신은 이웃 나라를 도랑으로 삼고 있소.
물이 역행하는 것을 홍수라고 하는데, 이는 인자가 극히 싫어하는 바이오. 그래서 당신의 오산이라고 하는 것이오.



청계천 복원의 일차적 의미는 생태하천을 복원한다는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청계천 복원은 생태하천이 아니라 실은 인공하천을 조성하였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지요. 때문에 자연스런 물의 흐름을 따르기보다는 물을 굳이 역류시키면서 청계천에 물이 흐르게끔 하였으므로, 백규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명박씨는 복원이라는 말을 붙여 교묘히 환경 이미지를 이용해놓고, 실상은 개발 시대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의 전형을 보여 주었습니다.

청계천은 막대한 돈을 들인데 비해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합니다. 생태하천 복원 혹은 샛강 살리기에 따른 어려움 중의 하나가 연중 물이 흐르도록 수량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본래부터 물이 있어 마르지 않는 하천은 괜찮지만, 건천이나 수량이 부족한 하천의 경우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와야 하고, 그 공사와 관리에 엄청난 예산이 소요된다고 합니다.거기다가 역류에 따른 반환경적인 요소도 가미되어야 하겠죠. 청계천 복원이라는 것은 그 '상징성'을 제외하고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 있네요, 이명박씨의 지지도와 실적에 보탬이 되었으니까요.



겨우 6.5㎜ 비에 청계천 물고기 ‘떼죽음’

입력: 2006년 06월 09일 04:28:45 : 31 : 13
 
8일 오전 서울지역에 갑자기 내린 비로 청계천 우수관(雨水管·빗물을 모아 흐르도록 한 관) 수문이 개방되면서 오염된 빗물이 유입돼 애꿎은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8일 서울 청계천에서 집단폐사한 물고기들. 이들 물고기는 이날 오전 내린 빗물이 청계천 산책로의 오염물질과 함께 천으로 유입돼 떼죽음을 당했다./박재찬기자
이날 오전 11시20분부터 30여분간 청계천 관수교~오간수교 일대에 강수량 6.5㎜의 비가 내리자 10여개의 우수관 수문이 동시에 열렸다. 이어 빗물이 청계천 수로로 쏟아져 내렸고, 이 과정에서 인도에 있던 기름찌꺼기 등 오염물질이 빗물에 쓸려 청계천으로 유입됐다. 이에 따라 청계천 물고기 수백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이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김근섭 시설관리본부장은 “우수관은 10분당 3~4㎜의 집중호우가 15~20분 정도 계속 내릴 경우 수문이 자동으로 열리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수가 역류해 일반 도로가 침수할 것이란 얘기다.

김본부장은 “오늘 상황은 일시적으로 비가 많이 온 데다 200여개의 청계천 수문 가운데 일부만 개방되면서 도로에 쌓인 오염물질이 빗물과 함께 청계천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기상청 관계자는 “30여분간 내린 6.5㎜를 호우로 볼 수는 없다”며 “서울시는 남산에 국지성 호우가 내렸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우수문이 개방돼 청계천 물고기가 폐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과 5월에도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면서 산란기를 맞아 청계천으로 올라온 어류가 피해를 봤다. 서울시가 100년에 한 번 있는 대홍수에도 견딜 수 있다고 자랑한 청계천이 되레 잦은 비에도 견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 떼죽음을 지켜본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회사원 김지선씨(45)는 “작은 비에 우수문이 열리는 바람에 배를 드러낸 채 죽은 어류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창영·송진식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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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6-09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견된 일이죠 ㅠ.ㅠ

Mephistopheles 2006-06-09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사실은 청계천 복원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관련 교수들이 결국 계획 막판에
다 등을 돌렸답니다. 불도저식의 밀어붙이기식으로 난입하는 서울시청관계자들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뭐 그 위에 누가 지휘봉을 잡았는지는 뻔할 뻔자고요...
그 교수님들이 이런말도 했다더군요..
자신의 자의로 청계천을 볼일은 없을 것이라고요..^^

마법천자문 2006-06-09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원'이 아니라 '재앙'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