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한길 큰책'에서 왕필의 노자주가 나왔다. 작년에 나와서 로자 님이 소개까지 했는데 모르고 있었다.

왕필이 누구인가. 노자를 노자처럼 해석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시인은 시로서 시를 해석하고, 그것이 시이다.

철학자는 철학으로 철학자를 연구하고 철학사를 연구하므로, 그가 쓴 철학사와 철학자 연구는 모두 철학이다.

왕필이 노자의 대가가 된 이유는 상세한 주석이 아니라, 대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노자가

성인의 다스림은 그 마음을 비우고 그 배를 채운다.
聖人之治, 虛其心, 實其腹

왕필은 주석에

마음은 꾀를 품고 배는 음식을 품는다. 그러므로 꾀를 비우고 무지를 채운다.
心懷智而腹懷食, 虛有智而實無知也



하고 받아친다.

성인의 말씀을 경문(經文)이라 하고, 현자의 해석은 전문(傳文)이라 하는데, 대개 전문이 경문(원문)보다 분량이 길고, 구절 하나하나를 해석한다. 공부 못하는 것들이 말은 길게 하지 않는가 말이다. 하지만 이 시건방진 왕필은 노자보다 더 묘하게 말한다. 그리고 길게 말하지도 않는다. 길게 말해 무엇하랴. 제주 말로는 '하영 곳지 말라'이다.

그래서 나는 왕필이 좋다!!

원래는 예문서원의 텍스트를 가지기로 했는데, 한길사로 갈아타야겠다.

혹시 여기에 이의 있으신 분은 손!!!^^

덧 : 이제는 마지막으로 '좌전'을 기다린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6-05-30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반가운 책 왕필의 노자

Mephistopheles 2006-05-30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들 가운데 큰 글씨로 VS라고 써 놓으시니...저책들의 10단콤보 기술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는군요...^^

승주나무 2006-05-30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 님//드디어 왕필의 노자를 보게 되었어요. 업무상...
매피 성님//10단 콤보 기술이 무엇인지 함 보고 올리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