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조사나 접사, 서술어 하나만으로도 주객이 완전히 바뀌는 경우는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말은 특히 단어에 따른 의미변화가 크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표현을 더욱 세련되게 하거나,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글자를 더하는 것이 있습니다.
신문기사는 특히 무심코 읽고 넘어가는 것이 많기 때문에 맞춤법이나 중대한 사실의 착오가 평생토록 따라다닌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신문에 시비를 거는 이유입니다.
아래의 경우도 좀 더 명확히 써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례#1
교토의정서에 반대해온 미국은 8일 대표단을 철수했고
→ 대표단에서 철수했고(교토의정서 대표단이 여러 나라인 경우)
→ 대표단을 철수시켰고(교토의정서 협약에 미국 대표단을 파견시킨 경우)
☞ 모호한 문장은 이해를 어렵게 한다.
'05.12.12 국제11면 "2012년 이후도 온실가스 규제"
사례#2
비용은 전액 국고로 → 국고에서, 국비로
☞ 앞에서 '비용'이라는 단어가 나왔지만, 서술어의 형태를 보면 국고로 환수된다는 이미지를 감출 수 없다. "국고에서 비용을 댔다"는 뜻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으면 많은 독자에 의해서 오도되는 것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호리지차 천리지말(毫釐之差 千里之末:처음에는 털끝만한 차이지만, 나중에는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진다)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맞춤법뿐만 아니라 독자가 오해하지 않도록 명확하고 간결하게 표현하려는 노력이 아쉽다.
'06.3.15, 지역종합 12면 "자기부상열차 유치전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