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샘이의 논술일기

2.논술을 처음부터 봐야겠구나


바람샘은 큰샘이의 논술문을 살펴보고 나서 작전(?)을 달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인 논술 강의로는 큰샘이의 논술 실력을 키우기 힘들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논술에 대한 개념을 차근차근 짚어가면서 온전한 논술문을 쓸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 결론을 맺었다. 논술에 대한 개념과 다른 글쓰기와 논술의 차이점 등에 관한 자료를 챙겨서 얼른 교실로 갔다. 그런데 교실에는 ‘해원이’와 ‘지성이’밖에 없었다. 큰샘이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대신 해원이가 편지 하나를 주면서 중얼거린다.


“큰샘이 또 사춘기가 도진 모양이에요. 선생님께 이거 전해달라며 그냥 가버렸어요. 역시 큰샘이는 논술보다 편지에 더 소질이 있는 것 같아!”

해원이의 조롱이 바람샘은 신경 쓰였지만, 그보다 큰샘이가 걱정되었다.

“큰샘이는 슬럼프 기간이에요. 약간의 트레이닝만 한다면 회복해서 ‘게임’에 임할 수 있을 테니, 선생님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지성이는 모든 것을 ‘축구’와 관련해서 이야기하려 한다. 그만큼 축구를 좋아한다. 축구의 언어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것은 분명 독특한 소질이지만, 바람샘은 지성이가 논술의 언어도 좀 사용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큰샘이가 남기고 갔다는 편지는 다음과 같다.


 

큰샘이의 편지는 자못 심상치 않았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니?”
지성이가 못마땅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첨삭 선생님들은 엉터리에요. 그리고 학생차별이 심해요!”

“그게 무슨 말이니?”

지성이는 조리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본론만 끊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몇 번의 추가 질문이 필요하다는 걸 바람샘은 잘 알고 있었다.

“우리 학교에서는 분기에 한 번씩 논술문을 작성해서 다른 곳에서 첨삭을 받는데요. 큰샘이가 오늘도 첨삭 내용을 보고 크게 실망했어요. 온통 빨강투성이인데 좋은 말은 하나도 없고, 결정적으로 상처를 준 것은 다음과 같은 말이에요.”


이것은 논술이 아닙니다. 생각난 대로 적어낸 것은 낙서입니다. 논술문의 요건을 명확히 아시기 바랍니다.


“틀린 말이 하나도 없는데 왜그래?”

해원이가 말을 자른다. 해원이는 공부도 잘하고, 논술 점수도 잘 맞는 학생이지만, 창의력과 사고의 유연성이 부족한 편이다.

“뭐라고? 너는 점수만 잘 맞지 큰샘이보다 글솜씨는 형편 없잖아!”

지성이와 해원이는 개와 고양이 사이처럼 서로 으르렁댄다. 바람샘은 이렇게 글쓰는 스타일도 다르고 개성이 다른 학생들은 한 교실 안에서 가르칠 생각을 하니 막막했다.

“자, 이제 그만 싸워라. 어떤 사정인지는 잘 알겠다. 그나저나 큰샘이가 없으니 수업은 어떻게 한담. 너희들 큰샘이에게 한번 기회를 주지 않으련. 이번에 못한 수업은 다음 시간에 두 배로 하자꾸나. 교재를 보면서 자습을 하고 있으렴.”

바람샘은 책상에 앉아서 큰샘이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지성아! 이 편지를 큰샘이에게 전해줄 수 있니?”

“예, 같은 동네에 사니까 제가 직접 전해줄게요.”


큰샘이는 창가에 걸터앉아 바람샘의 편지를 읽으며 한숨을 쉰다. 해는 서녘으로 접어들지 않고 큰샘이를 향해 원망의 눈초리를 쏘아대는 것 같아, 큰샘이는 몹시 부끄러웠다. 큰샘이는 그 마음을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링크
http://www.estudycare.com/board/view.asp?ID=2&TableName=uni_21&page=1&cate=

 

※ 알립니다. 지난 1회의 연재 중 실제 원고지의 내용은 학생들이 자주 범하는 잘못된 사례를 재구성한 것으로, 첫 회인 만큼 ‘내용’에 한하여 소개하였습니다. ‘원고지 쓰기’에 대한 내용은 추후 다룰 예정입니다. 참고로 원고지 사용 규정이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통상 ‘1기호 1칸 원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침표나 쉼표 등의 일부 기호(.,)는 관습상 ‘한 글자’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띄어쓰기 적용을 받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원칙과 허용의 측면에서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국립국어원’ 등 교육기관에 문의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이해에 혼동을 준 점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도 ‘큰샘이의 논술일기’에 대한 뜨거운 관심 부탁드립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태우스 2006-03-18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일기가 안보여요

승주나무 2006-03-18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곧 수정하겠습니다.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