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은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말씀드린 다음에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이빨'이 의미폭이 넓어 '이'나 '치아'만으로는 담아내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턱대고 '이빨'을 쓰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속어로 '이빨'은 말 잘하는 소위 '인문쟁이'를 일컫는 말도 됩니다.
그 '이빨' 중에 가장 위대한 이빨은 '맹자'였다고도 하지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가 '이빨'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나 '치아'의 인지도가 너무 낮기 때문은 아닌가 합니다.
익숙하게 사용하면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빨'이라는 의미에 '패러디'까지 더해서 사용하려면,
당당한 표준어인 '잇바디'를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잇바디'는 이가 죽 박혀 있는 열(列)의 생김새, 즉 '치열'(齒列)을 의미하는데
재미있게도 '이+(사이시옷)+body'라고도 부를 수 있겠군요.
게다가 '이빨'과 '잇바디'의 어감이 또 비슷하지 않습니까.
또 표준어이며, 사람에게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이'의 친척이기 때문이지요)
'잇바디'를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마태님처럼 유머러스하신 분들은 가운데 'ㅂ'발음을 강하게 하셔서
'이빠디, 이빠리'라고 하셔도 좋구요, '이빨'에 'y'만 붙이면 '이빨이, 이빠리'가 되니까,
'바리(body)'의 멋진 원음이 되지 않겠습니까?
언어사용을 '표준어'의 틀에서 사용하려는 것은 어찌 보면 완고해 보이기도 하지만,
표준어의 경계에서 '줄타기 놀이'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