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넷'이라는 곳에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때도 없었다. '넷'이 없었을 때는 멱살잡고 싸우더라도 논리가 있었고, 경청이 있었고, 마무리가 있었다. 그렇지만 '넷'의 세계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뱉는 것도 아니고, 싸는 것이다'라는 누군가의 말과 같이 구역질이 난다.

친구들과의 대화 중 나는 이 사태를 '신 전체주의'로 규정했다. 독일이 2차세계대전을 시작하기 전 독일 사회는 국가사회주의가 횡행했고, 실업률이 비상식적으로 떨어져 빈부격차가 심했다. 그들에게는 '상식'보다는 '전설' , '인생 역전', '영웅' 등의 환상적인 기대가 마치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아래 네티즌의 말과 같이 이 문제는 이미 언론의 윤리, 과학의 윤리, 과학은 커녕 상식의 수준도 떠나 있는 것 같다.
짧은 시간 내에는 이렇게 취약한 여론과 언론 환경, 절망적인 관계 등의 분위기가 개선될 것 같지 않다.
아무래도 '넷'이 우리를 병들게 하는 것 같다.
'우리들의 넷 윤리'는 내게는 세상 어떠한 윤리보다 더 실현 불가능하고 기대 불가능한 일일까. 오늘은 잠보다 절망이 앞선다.


문제는 황박사는 이미 추종자에게 종교 입니다. 예를 들면 성경에서 예수가 행한 기적을 말이 안된다며 증명해보라고 한다면 신도들과는 절대 대화가 통하지 않을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과학이 아니라 믿음에 관한 문제 즉 종교에 관한 문제이기때문이죠.. 마찬가지로 이글 역시 참 좋은 글이지만.. 이글을 읽고도 황빠들은 아무 감흥이 없습니다. 왜냐면.. "믿으면 되는것을 이런 골치 아픈 고민을 할 이유가 없는것이죠" 즉 황우석은 종교란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과학으로 접근하고자 하기에 충돌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 과학 갤러리의 한 네티즌

우리가 저명인사를 통해서 재확인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는 것만큼, 커다란 성과나 인물을 통해 이미지의 편승을 시도하는 심리도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월드컵 4강국이라는 고착된 이미지가 한국 축구에 장애적 요소와 압박으로 작용했듯이, 세계 최초 줄기세포 복제, 개 복제라는 성과는 분명 자랑할 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 자체가 우리들의 이름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영원히 4강을 할 수도 없고, 세계 최초의 역사를 계속 쓸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황우석이라는 하나의 종교를 가지게 되었고, 황우석 씨도 그것을 적절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의 발언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숫눈) 위를 건너듯이'나 '내가 여자였어도 난자를 제공했을 것이다' 등의 발언은 격정적인 한국인의 심리를 제대로 이용한 고도의 전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황우석 씨와 그 과학적 발견 등 이 주제와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2002년 '정몽준을 대통령으로!' 하고 열광하던 그때와 지금 대상만 바뀐 황우석 열풍, 그리고 3-4년 후. 어떤 분위기일지는 예측할 수 없겠지만, 지금과는 굉장히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알리딘에 남긴 나의 댓글

과학하는 것이 벼슬이 아닙니다. 그리고 Ph.D 이것도 벼슬이 아닙니다.
과학자 소위 전문가들은 머나 먼 옛날 부터 일종의 고급 사회 계층을 형성해 왔습니다. 물론.. 현 사회도 그렇지만 ..

남들 보다 이 분야에 대해 조금 더 많이 배워 조금 더 많이 알 뿐인 것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자연과학 특히 순수 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인문과학과 같이 가야 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중요성도..
Ph. D 라는 것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죠.

한국내의 인문 과학의 몰락과 현 사회의 패러다임의 부재는 같은 맥락을 취하고 있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정신적인 과학을 바탕으로 해야 순수 과학이 나오고 실용 과학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니까요. 과학자라 불리는 사람들은 과학자 나름데로의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어야 겠죠.

그것이 현 사회의 패러다임와 일치하지않을 수도 있고 공통된 부분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 이데올로기는 권위가 아닙니다.

과학자 소위 전문가라 해서 누구의 위에 있는 것이 아닌 것이죠. "감히 누가 나한테." 라는 권위는 매우 조심해야 하고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과학자의 자존심이 권위를 세우는 것은 절대 아니고 이 권위 자체가 과학자의 이데올로기가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각자의 유전적인 영향, 환경, 민족성 등등에 영향을 받아 각자의 고유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하여 형성되겠죠. 이러한 각자 개인나름의 독특한 이데올로기는 모두 진리를 추구하는 조그마한 점에 수렴됩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 이 사실들이 진실이 아니고 또한 진실이라고 해서 모두 사실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실수하는 것 중에 하나가 사실과 진실의 혼돈입니다.


그냥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서 Ph.D의 Ph는 역시 소중하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껴봅니다.
- Bric의 한 네티즌

좋은 전망과 자신감을 갖되 균형감각도 함께 견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윤리와 학술적 검증과 이성과 합리성을 충족시켜가면서도 충분히 국익을 구현하는 연구를 할 수 있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국민적 사랑과 신화 속에 당연히 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방기되지 않았는지 성찰해봐야 하는 것이다. 환상적 이익을 보면서 오히려 견리사의(見利思義)의 정신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 경향 언바세바의 네티즌 칼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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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12-08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정보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 준 반면에 수 많은 지식, 생각들을 노이즈처럼 여기게 만드는 것 같아요. 가령 검색을 하면 내가 찾는 정보만 찾고, 나머지는 버리듯이 점점 '대화'가 힘들어진다 라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문제는 유사의견만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부류들이 덩어리가 되면서 타인의 의견을 압도하고 관철시키려는 폭력성을 드러낸다는 점이죠. 가령 방송국이나 특정사이트를 '방법'하는 형태로... 이게 또 무지 가벼워서 유행처럼 퍼지고 놀이로 정착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고... 백색테러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흐..

승주나무 2005-12-08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생각이 박혀 있는 네티즌이라면 언제나 '짜증나는 퍼즐'을 하듯, 수많은 말의 형상 중에서 '말'을 찾아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문맥을 인식해서.. 모든 댓글에 '반말'을 금지시키고, '존댓말' 시스템을 정착시키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봅니다.
그러면
'참 개아들이시군요.'
ㅡㅡ; 똑같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