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1조원보다 소중한 내돈 25만원을 기부합니다



▲ 누리꾼들이 '희망모금'을 통해 4시간 만에 3천만원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경향과 한겨레신문에 전면광고를 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누리꾼들이 노무현 정신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 우선 노무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존칭은 생략하고 '일반명사' 노무현을 쓰기로 했습니다. 자연에서 나고 자연으로 돌아간 자연인 노무현에게 어울리는 말은 이제 대통령이 아니라 '자연인' 혹은 '일반명사' 노무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사IN 고재열 기자가 1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고재열의 독설닷컴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10일 동안 무려 2백만 명이 방문했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한 광고수익 100만원을 내놓겠다는 말입니다.
저도 노무현 서거 국면에서 약 30만명 정도가 다녀갔습니다. 그로 인해 생긴 광고수익 200$(6월 3일 환율기준 24만5천원)을 기부하겠습니다. 월급쟁이 고재열 기자에게 100만원이 적은 돈이 아니듯, 2개월 출산을 앞두었지만 변변한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닌 일개 블로거에게 25만원은 적은 돈이 아닙니다. 노무현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가 돌아감으로써 나는 그의 지배에 있었고 그에게 큰 빚을 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여개에 이르는 글을 썼던 것이고,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노무현이라는 주제를 고민해볼 계획입니다.
특히 절박한 상황에서 엷은 지갑을 열고 부담을 나눌 때가 진정성이 살아나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유가 있을 때를 기다려 기부를 하는 것은 이미 '진실'은 아니겠죠. 100만원이나 25만원은 아니지만 되도록 많은 분들이 소액을 기부해서 취지가 잘 살아나기를 바랍니다.



▲ 노무현 대통령 추모 기간 동안 블로그 등에 20여개의 글을 게재하고 30만명 가까운 방문자를 기록해 200$ 정도의 광고수입을 기록했습니다. 노무현으로 번 돈이므로 당연히 노무현에게 기부하겠습니다.



노무현을 계승하는 방법도 '노무현 정신으로'

노무현 대통령 추모 기간 동안 전국에서 500만명이 넘는 추모 인파가 모이며 노무현에 대한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노무현 기념관이나 기념회 등 노무현의 이름이 붙은 각종 물질적 정신적 유물들이 생겨나게 될 것 같습니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노무현의 정신이 깔아놓은 길을 따라 형성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독설닷컴의 <노무현 민주주의재단> 제안은 정신이 번쩍 나게 하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독설닷컴은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 여러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썼습니다.

노무현 정신을 정치적으로 계승할 친노 세력은 정치를 하고 
노무현 추모를 할 사람은 '노무현 기념사업회'를 맡고 
비친노 성향의 사람들이 노무현의 민주주의 정신을 확장시키는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을 맡는 것입니다. 
- 독설닷컴  <'노무현 재단' 설립을 위한 '제2 희망돼지' 운동을 제안합니다> 일부


이름도 <희망돼지 시즌2>로 제안했더군요. 희망돼지는 노무현이 대통령 후보 당시 정치자금을 쓰지 않고 시민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대선 경쟁을 치를 수 있었던 힘이었습니다. 희망돼지에는 장삼이사의 염원이 담겨 있으니 노무현 정신에 합당하고 민주주의와 어울립니다. 다만 <희망돼지> 캠페인이 법적인 논쟁을 불러 일으켰고, 다분히 정치적인 이미지가 담겨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확신은 못하겠습니다.

저는 단순하게 <노무현 전당 벽돌모으기>로 붙여 보았습니다.
노무현 정신은 여러 갈래로 전개될 것이 분명한데,
크게는 노무현 기념관 등을 포함한 물리적인 계승과
노무현 정신과 노무현의 못다 이룬 꿈을 생각하는 정신적인 계승이 있습니다.
우리는 물리적인 전당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전당도 함께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당에 들어가는 벽돌을 시민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서 만들고
전당을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지 등에 관한 자잘한 이야기들까지 서로의 의견을 통해서 만들어가는 것이 노무현 정신에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재열 기자와 통화를 해서 반응을 살폈는데, 노사모나 추모위 등 노무현의 곁에 계신 분들에게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분들은 노무현 기념관 정도 물리적인 유산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민주주의 재단과 같은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합니다.



▲ 시사IN 제90호 추모 특집호에서 우석훈은 "서울광장의 차 벽을 보면 누가 노무현을 죽였는지 명확하다. 그 차 벽에는 한국 메인스트림의 모든 고민이 들어 있다. 자, 이제 포위망을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가? 그게 죽어서야 겨우 그 포위망을 둟은 노무현이 살아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라고 썼습니다. 저는 국민들도 500만의 행렬로 차벽을 뚫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마음이 한몸처럼 모이면 차벽은 허물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에 제가 생각하는 "노무현 정신"입니다.(사진 :오마이뉴스)


노무현의 정신을 기리는 건물이 사람 사는 세상에 세워지고, 사람들이 한푼 두푼 모아서 절대로 허물어지지 않는 튼튼한 건물이 되고, 그 안에서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와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큰 뜻에서는 고재열 기자의 제안에 동의합니다. 다만 사소한 부분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공신력 있는 계좌를 빨리 만들어서 모금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는 마음이 한결같지만, 시간을 오래 끌어서 좋을 것은 없습니다. 그때 가면 마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형성되었을 때 초반에 속도 있게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고재열 기자는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차마 직접 계좌를 만들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한 지혜로운 생각들이 모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 이 프로젝트는 독설닷컴 고재열 기자가 최초로 제안했고 아직 공식계좌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 역시 아무런 대표성이 없기 때문에 계좌를 제시해드릴 수 없지만, 진행상황을 보고 공지를 해드리겠습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할 의향이 있으신 분들은 승주나무의 이메일(dajak97@gmail.com )로 의사를 전달해주시면 소식이 나오는 대로 메일을 통해 공지해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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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06-03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현 정신이 뭔데?

라주미힌 2009-06-03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좀 도전적이었나 ㅋㅋ.. 근데 저건 좀 아닌거 같다... 복잡하다.. 근데 너무 단순하게 들이댄다.. 민주주의를 이끌었던 노무현이었지만, 노무현은 결코 민주적이지 못했어. 정치적 민주주의에 앞장섰어도 경제적 민주주의에는 칼을 꽂았던 걸 어떻게 잊고 모두 모여 재단을 만들자고 외칠 수 있지. 그의 죽음을 신화로 만들려는 선동은 별로다. 저 재단이 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만든다면 적들에게도 '정치적'으로 작동하게 될 거 너무 뻔한거 아닌가. 이건 고인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중요한건 그가 꿈꾸었던 이상은 우리가 바라는 이상과 많이 달랐다는 거야. 노무현 임기 5년동안 똑똑히 봤잖아.
친노세력의 정치세력화... 다음엔 유시민 대통령을 모셔야 하는건가.. 신신자유의로 가는건가.. 절망적이군.

순오기 2009-06-03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너무 신격화하는거 같아서 선뜻 동의하긴 어렵네요.

승주나무 2009-06-03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과 순오기 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제가 이 아이디어에 대해서 동의하고 동참을 하기로 했던 것은 '박제화'를 바라서도 아니고, 노무현의 사상을 온전하게 계승하자는 취지도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마치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같은 '허니문' 느낌입니다. 저도 이러한 가락에 어느 정도 춤추고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노무현 전당 운운한다고 해서 노무현을 신격화하거나 숭앙하는 의미는 아닙니다. 노무현의 전당에서 노무현을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의 전당이 생긴다면 그것은 실패한 자리일 것입니다. 결코 성공의 자리이거나 우리가 본받아야 할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계획의 이면에는 이명박을 향한 방향이 있고, 노무현의 과거와 노무현의 미래, 노무현이 닿지 못한 데 대한 염원까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출발점은 '노무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에 관한 저 나름대로의 평가는 당장은 어렵겠지만, 생각을 정리해서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지적 감사히 받겠습니다. ~

글샘 2009-06-04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일 아침에 차 치운다네요.
hid가 생쑈를 할 현충일이 다가오는 모양이죠.
정치가가 해야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1. 정권의 창출
2. 공공선의 모색
노무현은 이 둘에 모두 실패한 대통령이죠.
노무현 신드롬이 정권의 창출과 공공선의 모색에, 촛불 정신과 잇닿는 부분이 있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그저 추모만 해서는... 또 마찬가지 현상이 오리라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국 교수의 <보노보 찬가>는 읽어볼 만한 책입디다.

Koni 2009-06-0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보니 차를 치웠다고 하던데요, 문득 저 사진을 보며 "서울광장 괜히 많들었지..." 하고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