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pin번호와의 첫 만남
![](http://cfs7.tistory.com/image/6/tistory/2008/08/18/23/21/48a98570b60b3)
구글 adsense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pin 번호를 받았습니다.
pin번호란 광고액을 받을 수 있는 100달러에 육박했다는 일종의 '첫 신호'인데요.
영문으로 쓰는 주소란 뒷면이 잘려 있어서 여태까지 번호를 부여받지 못하다가
어제 우편함 주변을 서성거리는 pin 번호 우편물을 직관적으로 발견했죠. (역시 뒷부분이 잘려 있었습니다)
블로그 광고와의 첫 만남 - 광고공부
제가 블로그광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촛불집회 취재를 하면서부터였습니다.
밤늦게까지 집회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취재하고 나서 돌아와
잠자기 전에 새벽까지 포스트를 작성해서 블로그뉴스에 올리고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제 블로그에 난리가 났더군요.
![](http://cfs7.tistory.com/image/16/tistory/2008/08/18/23/30/48a9877fe427e)
<[히트작> [여의도 촛불문화제 현장] 어른들이 많이 미안하구나
아마 다음날이 인사청문회인지 무슨 청문회였는데, 블로그뉴스 메인에 오전 내내 뜨면서 한 1~2년 동안의 방문자보다 더 많은 방문자가 찾은 겁니다. 77866명. 이 기사로 블로거베스트상금 10만원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저도 오마이 시민기자입니다) 이 얘기를 했더니 애드센스를 깔았냐고 물어보더군요.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블로그에 소액광고를 깔고 클릭에 따라서 비용을 받는 거라고 하더군요. 만약 에드센스를 깔았다면 한 1~20만원 정도는 되지 않았겠냐며 아쉬워했습니다.
그 기자는 자신도 동영상 기사 하나가 2~30만명 조회수를 기록했던 적이 있는데 30만원 정도 됐다고 했습니다. 구글의 기세가 많이 약해져 그만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단한 뭔가가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http://image.aladin.co.kr/product/198/52/coversum/8979145527_1.jpg)
그러다가 얼마 전 <미디어2.0>(한빛미디어)라는 책을 읽으면서 '광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었습니다. 미디어2.0은 기존의 고전 미디어가 누리던 지위를 깨뜨리며 판도를 바꾸고 있는 일인미디어와 차세대미디어의 현주소와 전망을 다룬 책입니다.여기서 '광고'는 일인미디어에게 계속 포스팅을 생산하도록 만드는 동력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미디어의 판도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변수로 작용합니다. 관련 부분을 인용하면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고정식 광고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통 매체에 비해 인터넷 매체는 무한히 변형되고 진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 주기나 확산 속도도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 그 중심에 윈-윈의 광고 기법이 있다. (234쪽)
저자는 구글의 성공 요인을 소개하는데, 일간지나 방송사 위주의 대형 광고가 아니라 개미기업들의 소액광고 시장을 구글이 점령하였기 때문에 광고계의 거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장의 불안이 가중될수록 사업규모가 줄어든다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구글의 소액광고주 전략은 어느 정도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관련기사>애플 도전에 구글 ‘흔들’…사상 처음 시가총액 추월(경향신문)
말이 딴 데로 샜습니다만, 이 일을 계기로 다음 블로거를 휴업하고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옮겼습니다. 공교롭게 다음에서 티스토리를 인수하여 블로거뉴스 등 다음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점과 오픈 블로그의 서비스를 모두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티스토리는 매력적인 저의 블로그 프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드센스를 달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알라딘에서는 ttb2라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오픈형 블로그와 알라딘의 리뷰 서비스를 연동시켜 RSS라는 블로그 검색, 연재 서비스에 콘텐츠와 광고를 포함시키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출범한 ttb1(정식 명칭은 ttb)는 한 단계 진화해서 기존의 ttb 서비스에 구글과 같이 cpc 광고(클릭 당 수익)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cpc 방식은 예스24 등 경쟁사에도 도입했지만, 예스24는 네이버와 함께 전형적인 웹1.0 기업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전형적인 예로 아직도 네이버와 예스24는 '스크랩 서비스'가 매우 비중 있는 서비스 중에 하나죠. 스크랩은 전체 트랙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똑같은 내용을 복제하고, 새로운 포스트가 끼어들 공간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웹2.0에서는 퇴출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알라딘 역시 스크랩 기능을 알라딘2.0에서 퇴출시키고 '찜별'로 대신했습니다.
첫 히트작 - 7월 26~28일에 무슨 일이 있었나?
블로그 광고에 대한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달콤한 히트작이 필요했는데 마음처럼 히트작이 쉽게 나오는 건 아니죠. 히트작이 많이 나온다면 누구나 부자가 되게요?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게 한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낚시글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겁니다. 저도 그런 경우가 없다고 할 수 없는데, 제목을 섹시하거나 선정적으로, 혹은 혹하게 지어서 클릭을 유도하는 거죠. 블로그는 정체성이기 때문에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서 블로그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글을 쓰면 이전에 블로그를 자주 찾았던 분께는 역차별을 하는 꼴이 되므로 블로그의 외연을 조금씩 넓혀간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 블로그는 인기가 없는 '책 리뷰'와 조금 더 인기가 있는 '기사'(블로그기사)가 주 메뉴인데, 실생활의 소박한 이야기들을 담기 위해서 최근에 '생활글'이라는 메뉴를 추가했습니다. 히트작은 생활글에서 나왔습니다.
![](http://cfs8.tistory.com/image/9/tistory/2008/08/19/01/38/48a9a593d0b1a)
'우리동네 1,000원샵'이라는 블로거뉴스는 고물가 문제가 한창 언론에서 떠들던 7월 27일 즈음에 시장에 갔다가 1,000원짜리 상품이 많길래 사진으로 찍고 글과 함께 올린 것입니다. 왜 이 글이 이렇게 인기를 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공감을 주었을 수도 있고, 시의성에 맞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이 두 가지 사이에서 히트작은 결정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기사 이후로 다시는 히트작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ㅠㅠ
우선 7월 26~28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볼까요?
![](http://cfs7.tistory.com/image/35/tistory/2008/08/19/00/52/48a99aca99961)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5351163388381.jpg)
결론적으로 말씀드려 이 3일간 벌어들인 수익은 60,366원+146.85달러입니다. 환율이 오른 것으로 따지면 하루에 20만원 정도 됩니다.
전체 수익을 보면 이 날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구글은 클릭이 발생한 2008년 5월 9일부터 오늘까지의 총 수익이 US$251.67입니다. ttb2는 66,158원입니다.
알라딘 ttb2는 조금 운이 좋았습니다.
![](http://cfs7.tistory.com/image/12/tistory/2008/08/19/01/01/48a99cd7f3ecc)
보시다시피 이번달은 ttb2 개시 기념으로 수익을 무조건 두 배로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효클릭수가 50건만 넘으면 5,000원의 보너스 마일리지를 주고 있습니다. 유효주문건수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아마 오픈 이벤트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사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http://cfs7.tistory.com/image/16/tistory/2008/08/19/01/05/48a99dd802b77)
블로그 광고에 도전하는 자의 변명..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이번 달은 지갑에 부담이 좀 덜할 것 같습니다. ttb2가 비록 나에게 현금을 가져다 주지는 않지만, 책을 자주 사는 나에게는 현금이나 마찬가지이니까요.
결국 블로그 광고해서 돈 번 이야기라는 '생활글'이 되어 버렸지만, 본질은 '변화'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롤 모델로 삼는 사람은 공자의 제자 자공입니다. 그래서 블로그 주소도 jagong를 씁니다. 사기열전의 '화식열전'은 논어에서 나온 말인데, 다름아니라 공자가 자공을 꾸짖던 대목입니다.
논어 선진(先進)편에 보면 공자가 제자들을 평가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공자는 엄격한 스승이라 제자들을 함부로 칭찬하지 않고 어떻게 보면 가혹할 정도로 평가합니다. 논어의 실질적 저술가이자 경전 저술의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는 '증자(曾子)' '참(參)에게는 '느려터졌다'(魯 노둔할 '노')는 평가를, 평생을 따라다니며 허드렛일을 도맡아준 자로에게는 '거칠고 속되다'는 평가를 내렸고, 최고의 수제자로 평가한 안연 회(回)에게만 '도에 가깝지만 굶기를 밥먹듯이 한다'고 평했습니다. 굶기를 밥먹듯이 한 죄로 안연은 단명하고 맙니다. 자공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요? 참 오묘합니다. 증자나 자로처럼 한 글자로 평가받은 것도 아니고, 안연만큼 극찬은 아니었지만, 안연만큼 많은 단어를 썼습니다. 이는 자공이 다른 제자와는 남달랐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평가는 이러합니다.
賜不受命, 而貨殖焉, 億則屢中
자공은 나의 가르침을 온전히 실행하는 것 같지는 않다. 재물을 모으는 데 매우 능숙하며, 때려맞추는 것 같지만 신기하게 적중한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 high-risk high-return 스타일이다)
공자의 제자 중에서 가장 평가를 덜 받은 사람은 자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중국과 조선이 동양적 사고틀에 갇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발의 원리를 일삼는 서양의 눈으로 이 대목을 다시 본다면 자공이 재평가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촛불도 곧잘 들지만 재테크도 하고 블로그 광고도 합니다. 돈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겠습니다만, 그것도다 더 짜릿한 것은 세상의 흐름에 대한 촉수의 자극입니다. 변화라는 거대한 물결에 몸을 맡기지 않는다면, 한적한 시골에나 들어가 경서의 글줄이나 외우고 있어야지 사서삼경을 숙독하고 철학사를 즐겨 읽었던 내가 세상으로 나올 이유는 없겠죠.
이렇게 한다고 엄청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합니다. 외벌이인 입장이고, 최근에 치과 치료를 받아서 매달 카드값 매우기도 어려워서 블로그로 얻는 수입은 모두 거기에 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유가 좀 된다면 비자금 같은 것도 만들어보고 싶지만... 그래도 알라딘 마일리지는 책을 사야 하니까 거기에 위안을 삼는 수밖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