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과의 첫만남

내가 우석훈을(교수, 박사 등의 직책을 생략하는 것은 그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우''석''훈'이라는 브랜드를 생각해서다) 처음 만난 것은(책에서) 한창 한미FTA를 하네 마네 독소조항이 어떻네 하면서 FTA  담론이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던 시절이다. 나도 한권 정도 보고 공부를 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고전같은 책이 아니라면 책을 고를 때는 쪽수가 우선하기 마련인데 <국민보고서>는 726쪽에 달해 감히 접근하기 어려웠다. 우석훈의 책은 272쪽이라 부담이 없었다.

UN이나 대기업, 공기업 등 많은 주류현장을 돌아다닌 데서 나오는 연륜과 경제학적 지식이 담겨 있는 단행본에서 얻는 바가 많았다. 워싱턴 컨세서스니 다자회담과 2자회담의 특징들이니 하는 개념적 이해는 대부분 우석훈의 책에서 얻었다.

<88만원 세대>를 읽은 것은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들 때였다. 처음에는 그것이 경제대안시리즈인 줄 모르고 읽었는데 4부작을 예고하고 있었다. 워낙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우석훈 강연회가 한때 인기였고 나도 두어 번 정도 놀러 갔다.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 다 그렇듯이 친화력보다는 카리스마가 있었고, 분위기를 타면서 말을 하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말을 완성하는 스타일이었다. 가까이서 말을 할 기회, 정확하게는 술을 먹을 기회도 두 번 있었다. 블로거로 알고 지내는 지승호 씨의 인터뷰집 작업을 그때쯤 하고 있었는데 술을 한잔 함께 하고 나서 써준 친필 사인에는 "000님 술 좀 살살 드세요~"라고 돼 있었다.



우석훈과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

한 작가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은 도스또옙스끼 이후로 처음이 아닌가 싶다. 벌써 5권 정도 읽은 것 같다. <FTA...>,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를 포함해서 경제대안시리즈 3권. 그리고 블로그 임시연습장을 들락날락하기.

이번 작가와의 대화는 3권 <촌놈들의 제국주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88만원 세대>의 담론에서 자유로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이번 간담회에서는 의도적으로 그 이야기를 뺄까 하는데, 3권의 방향성이 미래 세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10대~20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법률사무소 김앤장>의 장화식, <친절한 조선사>의 최형국, <삼성왕국의 게릴라>의 심상정, 김성환, <ESC>의 고경태,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의 정진국 씨와 간담회를 하면서 형식도 많이 바꿔었다. 일반적인 간담회 형식에서 토론 부분을 강화해서 온라인/오프라인 질문을 넣어 보았다가, 독자가 직접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이번 우석훈 간담회에서는 진행자 2명이 우석훈에게 질문을 하고 청중의 질문을 받는 방식이다. 진행자가 따라붙는 방식은 한겨레 독자프리미엄 서비스인 '하니누리'에서 얻은 발상이다.

이때 질문은 독자들의 긍금함을 대변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심도깊음'이 있어야 하는데, 질문 뽑기가 장난이 아니다. 공동 진행자와 한 30개 정도의 질문을 뽑았는데, 인간적인 면모와 미래세대를 위한 이야기 부분, 에라스무스 모델에 대한 부분, 한중일 전쟁위기에 대한 부분, 4권을 포함한 경제대안시리즈와 못다한 이야기에 대한 부분으로 항목을 나누고 질문을 넣었다.

내일이 되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작가에게 질문지가 전달될 텐데, 그 때 '엥?' 하는 반응이 나오면 어떻게 하지? 오마이뉴스에 출판관련 기사를 보내고 리뷰를 써오고, 작가간담회에 자주 다니면서 많이 배우고 있지만, 직접 작가를 만나 2시간 남짓의 간담회를 진행하는 입장에 서 보는 건 처음이다. 며칠 간 마음이 불편해서 잠도 잘 안 오고, 간담회가 어서 끝나기를 바라는 생각뿐이지만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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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가방 2008-08-13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일이네요.. 꼭 가고 싶은 곳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