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고민 있으세요?



헬로우, 캐리돌(caridoll)

- 삐끼 돼지 돈돈이와 캐리돌의 모험


몸하나 겨우 뉘일 만큼의 한뙤기 터전을 빼앗겨 구천을 떠돌던 인형들이 있었다. 이미 저잣거리에는 대목 장이 서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인형들이었다. 인형 주인은 인형을 창고에 놔둔 채 1년이 넘도록 한뙤기 터전을 찾으러 다녔다. 바로 시사기자단 양한모 기자의 이야기이다. 양한모 기자는 시사저널의 표지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표지에 온몸을 불살랐다. 아줌마 모델을 구하지 못해 직접 뽕 만들어 붙이고 몸빼 바지를 입고 촬영에 임했던 적도 있었고, 손에 직접 수갑을 차서 표지사진을 찍었던 적도 있었다.

양한모 기자의 시사저널 표지 하면 떠오르는 이야기가 두 개 있는데, 그것은 검찰보다 먼저 전두환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시사주간지에게 보기 좋게 복수를 해준 일화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제일 먼저 구속한 것은 김영삼 정부가 아니고 바로 시사저널이다. 구속 영장이 발부되기도 전에 그를 표지(제319호) 사진 속 철창에 가둔 것이다.
당시 시사저널이 가판에 깔리자 전 전대통령 보좌진들로부터 서슬 퍼런 항의가 이어졌다. 실제로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마음만 먹으면 초상권 침해 및 명예 훼손으로 시사저널을 걸고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 때문에 잡지가 발행되기 직전 편집국장과 담당 데스크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 가운데 당시 전 대통령에게 분노하던 사회 분위기와 국민 정서를 '빽' 삼아 지면상의 구속 집행을 단행한 것이었는데, 다행히 항의가 있던 다음날 실제 구속이 집행되어 편집국 성원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 『기자로 산다는 것(호미출판사)』 중에서


금창태 사장이 경영진으로 있었다면 "우리 같은 작은 회사가 거액의 소송을 당한다면 살아남을 재간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표지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외환위기 때를 생각하면 미국의 한 유력 시사 주간지가 떠오른다. 당시 이 잡지는 한국이 처한 위기를 형상화한답시고, 경회루가 물 속에 가라앉은 이미지를 선보였다.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디자이너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그 뒤로 적절한 이슈가 생기면 '복수를 해 주마' 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절호의 기회가 두 번이나 찾아왔다. 한 번은 미국의 독립을 상징하는 주요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으로, 또 한 번은 달러(제789호)가 무너지는 모습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 『기자로 산다는 것(호미출판사)』 중에서



<양한모 기자가 디자인한 역대 시사저널 표지그림, 319호에서는 정부보다 먼저 지면구속을 단행한 위험천만한 표지가 실렸고, 789호에는 한국의 외환위기사태를 조롱한 미국에 대해서 달러를 깨뜨리면서 통쾌한 복수를 가했다. 캐리돌의 등장을 알린 최초의 작품은 473호 표지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그룹 로고가 찍힌 화투패를 들고 있다. (출처 : "기자로 산다는 것"(호미출판사))>

양한모 기자가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서 미국에 당한 조롱을 되값아준 장면을 읽고 오랫동안 통쾌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작품을 볼 수 없다. 지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시사기자단의 기자들은 저마다 이러한 사정을 가지고 있다. 곁에서 안타깝게 이를 지켜보던 독자들이 팔을 걷어붙여 이들을 돕기로 했다. 재미 소설가 이충렬씨를 필두로 예술인들이 하나둘 그림을 보태고 (사)민족예술인협회와 갤러리 '눈'이 이를 뒷받쳐 '굿바이 시사저널展'이 성립됐다. 거기에는 여러 미술인들이 정성껏 그리고 정성껏 기증해준 그림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그리고 양한모 기자의 캐리롤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삐끼'가 된 이 돼지를 기억하십니까?


전시장 입구에는 왠지 눈에 익은 돼지인형이 서 있다. 가슴에는 "저는 돈 밝히는 돼지 돈돈( don 豚)입니다. 저도 시사기자단을 돕고 싶습니다."라는 푯말을 달았다. '삐끼 돼지 돈돈이'는 예전에 창간 선언식 때 고사상에 올라왔던 바로 그 돼지이다.



 
 
<신매체 창간 당시 돼지머리로 승화했던 삐끼 돼지 돈돈이.  이날 돈을 많이 먹었지만 배탈은 나지 않았다고 한다.>


[Canon] Canon Canon PowerShot S30 (1/40)s F3.5

[Canon] Canon Canon PowerShot S30 (1/40)s F2.8

[Canon] Canon Canon PowerShot S30 (1/25)s F4.5

<돈돈이가 이름을 얻은 것은 7월 18일 '굿바이시사저널전'을 하면서이다. 마스코트로 이용하자는 의견에 의견이 덧붙어 아예 삐끼로 고용되었다>


엄마 찾은 행복한 캐리돌, 주위의 부러움 사다


양한모 기자는 정치인과 각종 유명인들을 기탁해 만들어진 캐리돌을 선보이며, 반드시 주인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실제로 주인이 와서 캐리돌을 상봉하는 유쾌한 일도 있었다.

[Canon] Canon Canon PowerShot S30 (1/10)s F4.0


<대선 주자 선언을 한 한명숙 전 총리가 자신의 캐리돌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한모 기자는 한총리의 실물을 보지 못해 감히 색을 넣지 못했다며 반드시 예쁘게 도색해 줄 것을 약속했다.>

[Canon] Canon Canon PowerShot S30 (1/10)s F4.5

<최근 대선 주자를 선언한 신기남 의원이 자신의 캐리돌 옆에서 쑥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Canon] Canon Canon PowerShot S30 (1/13)s F2.8

<두 명의 전현직 대통령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근엄한 표정으로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특유의 표정을 보이고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론의 따가운 창날을 막아서는 전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Canon] Canon Canon PowerShot S30 (1/40)s F2.8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주자. 이명박 전 시장은 서울시의 마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스포틱한 포즈를 취하고 있고, 박근혜 전 대표는 다소곳한 자태로 서 있어서 이미지의 대비를 보여준다.>

 
  
 
 


<범여권 유력 주자인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김근태 후보(왼쪽 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의 캐리돌도 이날 전시회를 찾았다.>



사회 각계의 유명인들도 전시회장 빛내


이날 전시회장에는 정치인 캐리돌뿐만 아니라 재계, 연예계 등 각계의 유명인사들도 함께 모였다. 이건희 삼성회장, 이승엽 선수, 박지성 선수, 이천수 선수, 월드스타 비, 연예인 김제동 씨 등이 이날 큰 인기를 누렸다.
이 외에도 미술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행사는 밤 10시까지 갤러리 '눈'에서 개관하며, 7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시사기자단과 깊은(?) 관계가 있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도 바쁜 가운데 자리에 참여했다. 월드스타 비, 요미우리 이승엽 선수, 이천수, 박지성 등 스포츠 스타들도 함께 했다. 이천수 선수가 세레모니로 배에 새겨 넣은 문구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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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30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7-07-31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아직이요 ^^ 벙개 좋죠~~

2007-07-31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