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아주 비통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것은 언론노조의 비리 사건입니다.
언론노조 비리 관련기사(경향신문 1면 top)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04271831461&code=940705
시사저널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의 정신을 허공으로 날려버릴 수도 있는 위험한 사건이었습니다.
언론에 왜 '정신'이라는 헌사가 붙는지 아십니까.
그것은 물리적이고 물질적인 세계에 대해 용감하게 대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지금 당장이라도 헌사를 거둬들일 수 있습니다.
'언론' 자체는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추상적인 개념은 저 위대한 철인과 같이 불멸의 생명을 가질 수도 있지만
한낱 실바람에 날아가 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를 현실세계에서 물리적으로 보존하는 사람들이 '언론노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들이 현실세계에서 물리적으로 드러난 사건이 바로 '시사저널 사태'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 언론을 나날이 실천하고 있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분들이 있기에 언론과 언론정신이 생명을 유지해 나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론의 커다란 주축이 안일했습니다.
그들이 안일한 이유는 비리를 저질렀기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도덕성과 투명성에 대한 무지입니다.
문제를 없게 만드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제를 찾아내어 하나씩 제거할 수는 있습니다.
보도된 사실을 추론해 보면, 언론노조는 문제를 찾아내는 데 대한 의지조차 없었다고 판단됩니다.
동종업계에 대한 이야기도 하나 합시다.
이 사태가 발생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
이에 대한 성명은 고사하고 의견조차 없다는 데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이 문제는 시사저널 기사삭제에 버금가는 커다란 문제일 뿐만 아니라,
시사저널 투쟁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시사저널의 입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얼마 전 한겨레21의 고경태 전 편집장이 '고발당한 칼럼'에서 '동종업계'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글을 읽을 때마다 저는 신경이 쓰였습니다.
언론은 거대권력 청와대뿐만 아니라 거대기업 삼성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종언론의 문제에 대해서는 '동종업계 관습법'을 적용하는 거 아닌가요?
시사저널이 언론노조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은 이번에 발생한 비리와는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으며,
'동종업계'로 넘어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동종업계 관습법'의 정체가 무엇인지 심히 의심이 갑니다.
독자로서 저는 사실 그것의 명확한 의미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조차 궁금합니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포함하여 명쾌한 지적을 해주실 분을 기다립니다.
성명은 당사자가 제시하는 것이라면,
언론의 독자로서 저는 이 문제의 당사자라 생각하고 이와 같은 성명을 게재합니다.
경향신문 등 이 사태를 비판적으로 보도한 언론매체의 기사가 제게는 성명으로 읽힙니다
시사저널이 당사자인지는 시사저널의 판단에 맡겨야 하겠지만,
언론의 정신을 바로세우려고 거리로 나선 현재의 시사저널은
가장 중요한 당사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기성찰과 물음은 정당한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非,反 조중동 對 조중동'의 대립뿐만 아니라
건강한 언론환경을 위해서 언론의 펜을 좀더 깊숙하고 위험한 곳까지 겨눠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번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펜의 강적이 과연 '돈'인지 '펜'인지를 판단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