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는 듯한
프랑스 시인 스테판 살라메르의 시와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앙리 마티스의 그림의 만남!
종이의 질감마저 톡톡한것이
참 아름다운 책!

환영APPARITION

달은 슬퍼졌다. 눈물 젖은 천사들이손가락에 활을 걸고, 어렴풋한 꽃들의 고요 속에서 꿈을꾸며,
잦아드는 비올라 소리에서
하늘빛 꽃부리 위로 미끄러지는 하얀 흐느낌을 끌어내고있었기에.
- 너와 첫 입맞춤을 한 축복받은 날이었다.
나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몽상은
슬픔의 향기에 묘하게 취했었네
후회도 환멸도 없다 해도
꿈이 꺾인 가슴에 슬픔의 향기가 남게 마련이니.
낡은 포석만 내려다보며 배회하던 내 앞에
머리에 햇살 두르고, 그 거리에,
그 저녁에, 환히 웃으며 네가 나타나
응석받이 아기였던 그 옛날 내 단잠 위로
살며시 쥔 향기로운 별들 하얀 다발을
눈처럼 뿌려주고 가던
빛의 모자를 쓴 요정을 본 것 같았다.
- P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이가 일흔쯤 되면 이토록 여유로워지고 너그러워지고 이뻐지는걸까? 꽃피는 봄이 되면 꽃살이 하러 가고 싶게 만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에세이 꽃살이 일흔 살이면 꽃이지!

꽃살이가 뭘까 했는데 요즘 많이 유행하는 한달살기를 벚꽃 도화꽃 활짝 피는 남쪽에서의 한달살기를 말한다. 환갑의 나이엔 작은 자동차를 선물하고 콩알이라 이름 붙이고, 나이 일흔엔 꽃피는 남쪽도시에서의 한달살기를 선물하며 꽃살이라 명명하는등 이렇게나 예쁜 단어를 만들어내다니! 그림마저 귀엽고 앙증맞은데다 생기 발랄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삶의 여유와 지혜가 가득 담긴 소중애 작가님의 소중한 삶의 지혜들!

이제 막 꽃봉오리 올라오는 3월의 진해에 도착해 꽃이 만개하는 날까지의 여정을 자유로운 형식의 서정시와 그림으로 가득 담아 마치 함께 꽃살이 하는 기분마저 든다. 일흔의 나이란 남의 외로움도 알게 되고 꽃피기를 기다릴 줄도 스스로를 위로할 줄도 알고, 길을 헤매는 스스로를 천재라 여기며 모래 위의 인생도 즐거울 수 있으며 맛난거 먹고 꽃살찐다고 하고 내 입맛을 아는 나이라 말한다. 무엇보다도 만개한 매화꽃밭을 보며 훨훨 나는 칠순나비가 되었다는 표현에 감동!

매화가 활짝 핀 광양에서의 풍경과 벚꽃 팡팡 터지는 풍경을 천국 이미지로 삼는 이 작가! 그저 얻어 먹은 사탕 한알을 사랑이라 여길줄 아는 마음이 참 예쁜 작가!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혼자 여행하는등에 대한 사람들의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혼자만의 삶을 당당하게 즐기고 누리며 툭 던지듯 가볍고 아름답게 말할 줄 아는 작가의 짤막한 문장들이지만 그안에 일흔을 살아오며 터득한 깊은 혜안이 담겨 있는 문장들이다. 코로나로 4인 이상 집합 금지여서 일흔 잔치를 몇번이나 한다며 즐거워하는 이런 분이라니!

우리는 그저 코로나로 힘겨운 나날들을 불평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흔의 나이에 혼자서도 꽃을 보며 설레어 나비가 되어 날 줄 아는 감성을 일흔의 나이에 비해 서른 마흔 아직 한창 청춘인 우리들이라고 왜 갖지 못할까? 소중애 작가님의 삶의 지혜가 가득한 글과 귀여운 그림으로 우리만의 삶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살이 일흔 살이면 꽃이지!
소중애 지음 / 거북이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흔의 나이에 선물한 꽃피는 남쪽에서의 한달살기 그림 에세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로나로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우리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림 책!
2022년 새해 봄을 기다리며 꼭 만나봐야할 그림책!


책소개>>>
백희나, 3년 만의 신작!˝
백희나 작가가 <나는 개다> 이후 3년 만에 새 그림책을 내어놓았다. 그동안 작가에게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다. 매년 3월 새 책을 내오던 작가는 잠시 작업을 쉬었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이면서, 다시 일어날 힘을 모으면서, 그리고 이제 일어나 다음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작가는 옛이야기, 연이와 버들 도령을 생각했다.

‘나이 든 여인‘과 사는 연이는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지만, 그저 나이 든 여인이 시키는 대로 묵묵히 따른다. 추운 겨울날 상추를 뜯어 오라는 요청에도 무작정 눈밭을 헤매며 상추를 찾던 연이는, 지쳐 쉴 곳을 찾다 긴 동굴의 끝에서 따스한 봄과 버들 도령을 만난다. 상추와 진달래꽃을 구해오는 연이를 수상히 여긴 나이 든 여인은 버들 도령을 찾아내어 죽이지만, 몰래 동굴을 찾았던 연이는 버들 도령을 다시 살려낸다.

긴 겨울을 참고 견디어 풍요로운 봄을 만나고, 어두운 동굴을 지나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힘, 죽은 버들 도령을 살려낸 연이의 힘은 연이가 이미 내면에 가지고 있던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어두운 동굴을 걷고 걸어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작가의 모습이기도 하고, 펜데믹이라는 긴 겨울을 지나는 우리에게 보내는 따스한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버들 도령, 버들 도령, 연이 나 왔다, 문 열어라. 그러면 내가 문을 열어 줄게요.˝ 버들 도령이, 아니 작가가 말한다. 내가 나에게 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목이 넘나 강렬한 소설집 목차의 첫번째 소설!
‘세희에게˝ 라는 제목의 책장을 넘기니
심장을 두둥하게 만드는 글이 등장한다.

늙은 꽃에 물을 주었다.

우린 보통 시든꽃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늙은 꽃이라고도 표현하는 작가.
그러고보니 그런것도 같다.
늙어서 수명을 다해 더이상 살아날 수 없는 상태인
그런 꽃에게도 물을 주는 이유가
아름답게 질 수 있도록이라니....

꽃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안다.
꽃이 질때도 아름다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그렇게 사람도 숨이 다해 생을 마감할때도
아름다울 수 있다면....

시아버님 임종을 앞둔 지금,
꽃이 아름답게 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떠나가시는 아버님의 마지막 걸음 또한
여한없이 아름다울 수 있기를....





늙은 꽃에 물을 주었다.
이미 수명이 다했지만, 그래도 물을 주었다.
낙화한 꽃잎마저 아름다울 수 있도록,
만개한 꽃잎처럼 찬란할 수 있도록.
너는 다시 개화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시든 꽃에 미련을 부어주어라.
미련이 낙으로 바뀌는 순간,
너도 온전하게 지게 될 테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