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는 듯한
프랑스 시인 스테판 살라메르의 시와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앙리 마티스의 그림의 만남!
종이의 질감마저 톡톡한것이
참 아름다운 책!

환영APPARITION

달은 슬퍼졌다. 눈물 젖은 천사들이손가락에 활을 걸고, 어렴풋한 꽃들의 고요 속에서 꿈을꾸며,
잦아드는 비올라 소리에서
하늘빛 꽃부리 위로 미끄러지는 하얀 흐느낌을 끌어내고있었기에.
- 너와 첫 입맞춤을 한 축복받은 날이었다.
나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몽상은
슬픔의 향기에 묘하게 취했었네
후회도 환멸도 없다 해도
꿈이 꺾인 가슴에 슬픔의 향기가 남게 마련이니.
낡은 포석만 내려다보며 배회하던 내 앞에
머리에 햇살 두르고, 그 거리에,
그 저녁에, 환히 웃으며 네가 나타나
응석받이 아기였던 그 옛날 내 단잠 위로
살며시 쥔 향기로운 별들 하얀 다발을
눈처럼 뿌려주고 가던
빛의 모자를 쓴 요정을 본 것 같았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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