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사는 도시, 선전 -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를 가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21
조상래 지음 / 스리체어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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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이라는 도시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사실 어떤 산업이 주로 발달되어 있는 곳인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 선전에 대한 이미지가 제대로 자리 잡혔다. 지난 번에 중국의 핀테크와 관련된 책을 읽고나서 중국의 놀라운 변화에 대해 알게 되었다면, 이번에는 실제로 기술이 발전하는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셈이다. 

우리나라도 기술이 많이 발달되어 있는 편이기는 하지만,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우는 중국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중국같은 경우에는 일찍부터 국가가 인프라를 조성하면서 법적인 규제까지 원활하게 풀어주는 환경 덕분에 기업은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해서 다양한 실험들을 해볼 수 있다. 아마 이렇게 파격적인 지원을 해주는 정부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선전에서는 최첨단 기술들이 실제로 현실에서 구현되는 것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롭게 여겨졌던 점은 작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선전이라는 사실이다.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해주는 엑셀레이터만 해도 매우 많고, 이들을 통해 공장이나 프로그래밍 등 필요한 기술들을 적재적소에서 연결받을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청년들에게 다양한 창업의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어떤 아이디어를 실현하려고 해도 규제에 막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경우에도 기존 사업의 판을 아예 뒤집는 아이디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일정 규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는 보편화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 혁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그 사회는 빠르게 발전하기 어렵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그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정부의 모습을 보며, 중국이 어떻게 지금과 같이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워낙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적어도 선전에 있는 창업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실 세상에 없는 것을 처음 시도해보는 것인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단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일반적인데, 이와 반대로 선전에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는 사실이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 분명히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장소인데, 선전에는 지금 세상에 나와있는 모든 기술들을 볼 수 있는 곳인 듯 하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선전을 방문해서 이런 다양한 기술들을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혁신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창업 지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물론 많은 준비기간이 필요했지만 현재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라고도 불리고 있는 선전이라는 곳의 성공 사례를 통해 분명히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점이 있을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위기 의식을 느끼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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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 디즈니 애니메이션 <곰돌이 푸> 원작 에프 클래식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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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는 무척 사랑스러운 캐릭터이다. 사실 나는 푸가 등장하는 디즈니의 만화는 보지 못했지만, 생김새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 귀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캐릭터가 그려진 상품은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에 곰돌이 푸와 관련된 책들이 출판되면서 다시금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와중에 영국의 원작 동화가 번역되어 나왔다. 이 책은 그림책이 아닌,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으로 곰돌이 푸의 순수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전체 10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곰돌이 푸가 어떻게 탄생했고, 또 어떤 모험들을 겪었는지 원작 그대로의 내용을 알 수 있는 책이다. 곰돌이 푸는 영어로는 '위니 더 푸'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는 이 곰이 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지 이해가 갔다. 

사실 곰돌이 푸는 무척 단순하다. 친구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생활한다. 그리고 가끔씩은 일상의 소소한 모험을 즐기는데 그리 거창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과연 어린이를 위한 동화가 얼마나 감동적일까 싶었는데,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읽는 것만으로도 영국의 숲속에서 절로 힐링이 되는 듯한 기분이다. 인간관계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마음이 가는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푸의 순수함이 왠지 따뜻하게 여겨진다. 

그동안 많이 보아왔던 곰돌이 푸의 그림이나 다른 사진들은 전혀 없지만 단순한 글만으로도 충분히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기 충분하다. 다소 엉뚱하고 바보같은 행동이라도 그저 사랑스러울 따름이다.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가 행복했습니다라는 결론의 해피엔딩의 동화니까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읽고 즐기면 된다. 곰돌이 푸의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고요한 영국의 숲속에서 작은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고 있는 푸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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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형사 부스지마 스토리콜렉터 6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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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형사라니, 설정이 일단 독특하다. 범인을 쫓기만해도 무척 바쁠텐데, 언제 글을 쓸 시간이 있나 싶었는데 완전 경찰은 아니고 지도원이라는 특이한 직책을 맡고 있는 주인공이다. 신입 경찰의 눈으로 본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의욕이 넘치는 신입의 눈으로 보기에 주인공은 닳고닳은 선배이다. 그러나 그만이 가지고 있는 선견지명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 특이한 사건이 발생할 때면 항상 그를 찾게 된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출판계에 몸을 담고 있다보니, 그 분야와 연관된 사건들을 주로 다룬다. 고고하기만 한 출판계에 특별한 사건이 있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특이한 사건들이 많이 발생한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치열한 출판계의 한 단면을 알게 된 것도 의외의 수확이다. 사실 작가라고 하면 굉장히 수준이 높고 글만 쓸 것 같은 범생이 같은 이미지가 있는데 요즘 출판계가 워낙 불황이다보니 잘나가는 작가가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듯 하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독서 인구가 더 많은 일본도 그런 상황이라 그들 나름대로의 시기와 질투, 암투 같은 사건들이 충분히 일어날만 하다. 

전체적으로 작품의 호흡이 짧고, 한눈에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주인공의 캐릭터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그리 복잡한 트릭을 쓴 것도 아니라서 범인이 누구일지 머리 아프게 따라잡을 필요도 없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내려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주인공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사실 독설이라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하지 않는다. 실제로 비판을 당한 사람은 기분이 나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내용이 진실이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오랜만에 독특한 캐릭터를 지닌 주인공을 만났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챙겨보길 바란다. 아마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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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 행복한 나라 스웨덴의 즐기는 정치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20
최연혁 지음 / 스리체어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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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는 '알메달렌'이라는 정치 박람회가 있다고 한다. 여름 휴가가 시작하는 주간에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열리는 정치 축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물론 원래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에게는 현역 정치인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책에 대한 발전적인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정치란 딱딱하고 재미없으며,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만이 누리는 특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물론 최근에는 많은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치를 하기위해 많이 내려오고 있다고 하지만 체감은 별로 되지 않는다. 나에게 정치인이란 선거철에만 인사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본 스웨덴의 정치는 사뭇 달랐다.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정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이런 축제의 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청년들뿐만이 아니라 어린 아이들도 정책 개선에 참여해서 인터뷰를 한다는 사실이 흥미롭기도 했다. 사실 정치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정책 참여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민을 대신하여 사람들이 살기 좋은 정책을 만들라고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예전에는 정보 전달의 속도가 늦고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정치인의 역할이 돋보였으나, 사실 요즘과 같이 초연결시대에 정치인이란 그 자세를 다르게 해야한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합리적인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지 고민을 해야하는데, 우리나라의 정치는 아직까지도 구시대적인 산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북유럽의 국가의 국민들은 정치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삶과 바로 직결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스웨덴처럼 커다란 규모의 정치 박람회만 연다고 해서 곧장 스웨덴처럼 정치 축제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극단적인 성향의 단체들의 참여는 배제하고, 정말 온전히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는 평화의 장이 되어야 이런 축제는 성공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상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잘 듣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포용력을 좀 더 키워야한다는 과제가 남아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웨덴과 같은 정치 축제 모델이 우리나라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인들 스스로가 파벌 나누기나 인신 공격에 집중하지 말고 정말 국민들을 위한 정책 경쟁을 해야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모든 사람들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대다수에게 합리적인 정책이란 무엇인지 좀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정치인들 뿐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널리 읽어서 진정한 정치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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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방랑
후지와라 신야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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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부터 시작한 여행이 일본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상당히 유명한 저자라고 해서 그가 바라본 동양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나도 여행을 꽤 좋아하는 편이라, 다른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이유를 들여다보고 싶을 때가 있다. 사실 나 같은 경우에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흘러왔던 일상에서 벗어나 나의 인생을 한걸음 뒤에서 바라보고 싶어서 여행을 한다. 하루 이틀만에는 그 동안 인이 박히도록 얽혀있는 나의 일상 생활을 멀리 떨어져서 보기가 어려워서 일주일에서 이주일정도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이렇게 여행을 하다보면 정말 내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번 여행에서 저자는 사람의 체온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었다고 했다. 많은 여행을 하면서 여행 초반에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지만 어느 순간 인간은 보이지 않고 여행지만 보였다. 그래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도 사람보다는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만 쓰게 된다. 저자는 그것을 '빙점'이라고 불렀다. 처음에 이 여행기를 읽을 때는 여느 여행기와 다르게 독특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잔뜩 등장하길래 어떻게 된 영문인지 어리둥절했다. 사실 다른 책의 경우에는 저자가 실제로는 유곽에 갔더라도 세세하게 그런 내용까지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다르다. 그가 만났던 여자 이야기는 물론이고 사진까지 실려있다. 물론 이런 내용들이 천박하다거나 수준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좀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그의 심리가 그대로 내포되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런 류의 여행기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당혹감을 안겨주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사람이든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노력했던 그의 이번 여행은 어떤 면에서 보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인간에 대한 관심을 잃었던 자신을 다시 되찾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아무래도 어느 나라든 도시 지역에서 그의 관심은 특정 직업을 가진 여자들에게 한정된 듯 하긴 하지만 말이다. 이 여행기가 쓰여진 시점이 몇십년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각 나라별로 다른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있겠지만 인간적으로 성장해나가는 저자의 모습을 보는 것도 될 수 있으니 시의성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나의 경우만 돌아봐도 짧은 기간의 여행은 제외하고 일주일 이상의 여행을 다녀오면 확실히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게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 때문에 여행을 이미 다녀왔지만 계속 떠나고 싶은 동기가 부여된다. 계속 여행만 한다면 또 그 여행에 매몰되어 나 자신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정말 삶이 답답하고 내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떠나는 여행이 가장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이유이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 여행에 대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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