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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수 좋은날
이림니키 지음 / 김영사 / 2014년 2월
평점 :
개성넘치는 그림과 글이 만난 에세이가 나타났다. 요즘에는 개인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이런 류의 책도 부쩍 늘었지만, 한 권의 책으로 엮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페이지에 들어갈 글과 그에 맞는 그림도 배치를 해야하고, 특히 이런 일러스트가 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그려야 하는 그림의 양도 상당히 많을테니 말이다. 책을 읽기에 앞서서 대략 훑어보니 이 책 한 권을 만드는데 들어간 공력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 그대로 느껴졌다. 가벼워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 느낌은 이 책을 읽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일러스트 작가 이림니키의 자서전 격의 에세이다. 일반적인 자서전의 흐름과는 달리 작가의 의식에 따라서 각 장의 주제가 설정되어 있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책을 읽는데 상당히 흥미롭다. 수학을 전공한 저자가 어떻게 프랑스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공부를 하는 동안 있었던 일이나 다시 돌아와서 지금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짤막한 단상을 적어놓았다. 사실 나는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아는 것은 별로 없는 편이라 이 작가의 이름은 이번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나름대로 소신도 있고 작품의 색깔이 뚜렷한 편이라 꾸준히 노력한다면 성공할 작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생각의 발상도 독특하여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2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프랑스 유학을 갔다고 하는데, 작가 스스로는 늦은 나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결코 늦지 않았다. 물론 그보다 더 어린 나이에 미술을 공부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더 늦은 나이에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 시기에라도 자신의 적성을 깨닫고 과감히 그 꿈을 향해 도전한 작가의 모습은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 사실 지금 내가 있는 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결정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것도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고, 가진 돈이 넉넉치 않은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꿈을 믿고 제대로 한 걸음을 내딛은 덕분에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가득 느낄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다. 그리고 아직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인생이란 마음먹은 대로 보여진다는 멋진 생각도 알게 되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덤이다.
미래의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멋지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신이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주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좋은 에너지를 가득 충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