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계획에 없던 이사를 하느라 각종 문제들이 엉켜 의기소침하다.  

서툴고 만만해 보여 그러는지 다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원칙을 지키지 않고
두루뭉술 넘어가려고 하는 모습들도 화가 난다.
아직도 나는 배우고 무장해야 할 것이 많은 것 같다.
팀원으로 그저 실무적인 문제만 처리하고
의사결정은 모조리 팀장님이 책임지고 해주셨던 과거를 떠올리며 그리워하고 있다.
나의 실생활에서의 자잘한 문제들도 자꾸 그런 식으로 결정을 미루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나는 이제 중년이 되어가는데.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차악을 택하는 것과 연결되는 지점과는 되도록 맞닥뜨리고 싶지 않다. 
체념과도 그만 만나고 싶다.
나이가 들어 정말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이 툭툭 튀어 나왔으면 좋겠다.
살수록 삶이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  

아이의 백설공주 발레복이 너무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
산타 할아버지가 조기 택배 발송한 것으로 되버리고 말았다. 
입고 자다 불편한지 울먹여서 벗겨 주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또 사주어야 하는 것인지, 산타할아버지 약발을
이것으로 끝내야 하는지 갈등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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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0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1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12-21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각해야 하는 글이 이렇게 멋지면 어떡하라구요~
나이가 들어 정말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이 툭툭 튀어 나왔으면 좋겠다.
살수록 삶이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

근데,우리의 그 부족한 부분들을 우리의 아이들이 채워주니까요.
아직까지 산타할아버지가 있는 걸 믿는 공주님까지 말이죠~^^

blanca 2010-12-21 21:44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제가 좀 올해가 과도기인 것 같아요. 자꾸 나이먹는다는 것에 생각을 너무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것도 결국 미성숙한 일인 것 같아요. 저 요즘에 자꾸 산타할아버지를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 믿었던 제 모습과는 달리 아이가 올해가 마지막으로 산타 할아버지를 믿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요. 자꾸 말 안 들으면 할아버지 선물 안 주신다,를 남발하니까 그 얘기 할 때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더라구요 ㅋㅋ

섬사이 2010-12-2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저희 꼬맹이도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안 주시면 어쩌지?'하면서
걱정하다 어린이집에 갔어요.
요즘 자기가 좀 울었다나요?
크리스마스마다 아이 선물 때문에 007작전 버금가게 선물 준비를 하게 되죠?
택배가 아이 없을 때 눈치껏 도착해야 하는데 어긋나면 참 난감해요.
산타할아버지의 조기 택배 발송이라, 순발력 있게 잘 대처하셨네요.

저도 살수록 삶이 더 좋아지고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이 툭툭 튀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제발...^^

blanca 2010-12-21 21:45   좋아요 0 | URL
섬사이님 꼬맹이 넘 귀여워요. 좀 울었다구요^^;;; 완전 어긋났어요. 눈치도 없이 바로 뛰어 나와서 내 꺼야? 이러는데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기도 뭣하고. 사실 제가 찔려서 그냥 풀러 줬어요 ㅋㅋㅋ 섬사이님 꼬맹이는 어떤 선물을 기대하고 있을지 또 받을지 궁금하네요^^

마녀고양이 2010-12-2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코알라에게 말하길,
요즘 산타 할버지는 택배 아찌를 닮았어~ 라고 했어염. ^^
바빠서 일찍도 오네.. 이렇게도 얘기해줘뜸. 으하하.

blanca 2010-12-21 21:45   좋아요 0 | URL
마고님 ㅋㅋㅋㅋ 코알라 아가씨는 이제 산타 안 믿죠? 크리스마스 선물은 준비하셨나요?

꿈꾸는섬 2010-12-2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설공주 발레복, 너무 예쁘겠어요. 핑크 공주님 정말 많이 좋아했겠네요.
전 어제 토이저러스가서 큰애 로봇이랑 작은애 악세사리 패션가방 사왔어요.

blanca 2010-12-21 21:46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토이저러스 가셨어요? 로봇이랑 가방. 따악 맞춤하게 잘 사셨네요. 발레복은 나비 날개처럼 이쁘긴 한데 커서 어깨가 자꾸 내려가 버리네요. 유치원 가면 발레도 못 다닐 것 같아서 좀 아깝기는 해요^^;;

꿈꾸는섬 2010-12-24 01:25   좋아요 0 | URL
유치원에서 특기 수업으로 발레 하지 않나요? 우리 애들 다니는 유치원은 일주일에 한번 해요. 여자 아이들도 바글바글하대요. 그래서 두번으로 늘었다죠.

blanca 2010-12-24 22:49   좋아요 0 | URL
안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쉬워요--;; 두 번이라니 참 부러워요!

cyrus 2010-12-2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실감은 안 나지만, 만약에 제가 아이를 가진 부모였으면 블랑카님처럼
난감했었을 겁니다. 발레복을 입은 채 잠을 자는 아이 모습이 상상되니
귀여울거 같습니다.^^

blanca 2010-12-21 21:47   좋아요 0 | URL
cyrus님 ㅋㅋ 진짜 완전 난감해요. 자는 모습만큼은 진짜 이쁘답니다. 낮에 맘에 드는 것들은 꼬옥 걸치고 입고 들고 불편하게 잔답니다.

비로그인 2010-12-2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사가셔야 하는 blanca님 생각하면 좀 서글픈데, 따님 말투랑 동작들 상상하니 막 재밌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1달, 좀 내 보이기 부끄러운 것들도 있지만 뭔가 blanca님이 같이 걸어주신 계단의 기록을 마무리 할 시점과 비슷할 것 같네요 ~ 오늘은 좀 나긋한 저녁 되시길 빌겠습니다.

blanca 2010-12-21 21:50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안그래도 그 문제는 항상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그러네요. 어떤 마무리일까요? 노트일까요? ^^ 오늘은 정말 좀 나긋해졌어요. 고마워요^^

후애(厚愛) 2010-12-23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는 정말 싫어요.
이곳으로 이사올 때 정말 좋았는데... 조용하고.. 그랬는데 전에 살던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다른 사람들이 이사를 왔는데 아래층과 옆집 너무 시끄럽게 해서 속상해 죽겠어요.
그런데 이사는 정말 못하겠어요..

blanca 2010-12-23 23:03   좋아요 0 | URL
후애님, 저도 그 번거로움, 추위를 생각하면 정말 걱정이랍니다. 그래도 지금 사는 곳은 언덕이라 다리가 너무 아파서 갈 곳이 평지라는 데에 위안을 얻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