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기억을 잃어버리다
 
영화와 드라마 속 기억상실증 해부
김상연 기자
2005년 5월 1일 dream@donga.com
겨울연가 등 기억상실증을 다룬 드라마는 종종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감상적이 되기 전에 잠깐. 아무리 상상력을 덧붙였다지만 브라운관 속의 기억상실은 정말 사실일까. 영화와 TV에 나온 기억상실증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드라마 ‘열여덟 스물아홉’

29세가 18세로 되돌아간다

먼저 ‘그럴 수 있다’는 의견. 서울대 의대 신경과 이경민 교수는 “사고 당시와 가까운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은 기억상실증의 한 특징”이라고 말했다. 사람의 뇌 속에서 단기기억(작업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바뀌는 과정을 ‘강화’라고 한다. 최신 기억일수록 강화 과정이 늦게 또는 약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잃어버리기도 쉽다.
그러나 동아대 의대 최병무 교수는 “사고 주위의 짧은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10년의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드라마 ‘봄날’에서 남자 주인공은 처음 만난 친어머니와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한다. 차 안에서 어머니가 죽고 주인공은 13세로 돌아가는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이 드라마에 대해 연세대 세브란스정신병원 김재진 교수는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기억상실증의 원인은 크게 심리적인 것과 육체적인 뇌 손상으로 나뉜다.‘봄날’의 경우 친어머니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충격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심리적인 원인으로 생긴 기억상실증을 ‘해리성’이라고 한다.

만일 주인공이 충격적인 기억을 잊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면 13세 이후의 모든 기억 대신 친어머니에 대한 기억만을 선택적으로 잊어버릴 것이다. 다만 서울대 이경민 교수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연인을 알아보지 못해도 과거에 사랑하던 감정을 느낄 수는 있다”고 했다.

겨울연가

자기 이름까지 잊어버릴 수 있을까

일본에서 용사마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남자 주인공(배용준)과 여자 주인공(최지우)은 고교 시절 사랑에 빠진다. 성인이 돼서 다시 만나는데 남자는 여자를 알아보지 못한다. 심지어 자신의 예전 이름도 기억 못한다. 드라마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도 남자 주인공이 사고 한번 당하더니 예전 기억을 모두 잃고 새로운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아무리 드라마가 상상이라고 하지만 ‘겨울연가’나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식의 기억상실증은 지나친 오류라고 의학계는 평가한다. 심리적인 충격이든 사고 때문이든 이렇게 기억 전체를, 그것도 정신은 멀쩡한데 기억만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아대 의대 최병무 교수는 “이름까지 잃어버릴 정도의 기억상실증이라면 뇌를 크게 다쳐 판단력, 집중력, 언어 능력 등 뇌기능의 상당 부분이 손상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뇌에서 기억이 저장된 곳만 선택적으로 파괴되기는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미있게도 기억상실증 환자가 자기 이름만 잊을 수는 있다. 아내, 애인, 부모, 직장 상사 등 특정인에 대한 기억도 곶감 골라 먹듯 잊을 수 있다.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사람을 잊으려는 일종의 방어 기제다. 연세대 김재진 교수는 “심한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드물게도 밤에 꿈을 꾸면서 기억상실증에 걸릴 수도 있다”며 “꿈 속에서 스트레스를 피하려는 무의식적인 정신활동이 매우 활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첫키스만 50번째

첫키스만 50번 할 수 있을까

영화 ‘첫키스만 50번째’를 보면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자가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잠만 자면 잊어버린다. 그녀는 마지막에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지만 자신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른다. 영화 ‘메멘토’는 증세가 더 심하다. 10분마다 기억이 사라진다. ‘웃찾사’의 ‘희한하네’라는 코너도 비슷한 증상을 웃음의 소재로 삼고 있다.

기억상실증에 걸리면 두 가지 다른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하나는 예전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인데, 이를 후행성 기억상실증이라고 한다. 한국의 TV 드라마에 많이 나온 기억상실증이 주로 이 증상이다. 다른 하나는 새로 겪는 경험을 기억하지 못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다. 앞서 말한 두 영화 모두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다뤘다. 동아대 최병무 교수는 “기억은 지속 시간에 따라 5~10분의 초단기, 며칠 동안의 단기, 몇 달 간의 중기, 몇 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기억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두 영화는 초단기 또는 단기기억을 오랫동안 지속시키지 못하는 병에 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 ‘첫키스만 50번째’에 대해 서울대 이경민 교수는 “하루 종일 발생하는 일들을 잘 기억하고 지내다가 잠만 자면 모두 소실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멘토’는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과장은 최근 ‘춤추는 뇌’라는 책을 통해 비슷한 환자를 소개했다. 이 환자는 평소에 술을 지나치게 마신데다 뇌졸중에 걸려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양쪽의 해마가 모두 손상됐다. 그는 영화 주인공처럼 새로운 기억을 10분 정도 밖에 유지하지 못했다. 밥을 먹은지 10분이 지나면 먹은 사실을 잊고 밥을 또 달라고 했다.

본 아이덴터티

기억상실증 환자에게 킬러 본능이?

“전문 킬러가 기억상실증에 걸려 이름도 성도 모른 채 평범한 주부로 살아간다. 그러나 요리를 할 때마다 나타나는 눈부신 칼질에 자신의 과거 직업을 요리사라고 생각한다.”
영화 ‘롱키스 굿나잇’의 전반부다. 영화 ‘본 아이덴터티’도 기억상실증에 걸린 CIA요원이 등장한다. 이 영화들의 특징은 주인공이 기억상실증에 걸려도 무술이나 사격 등 신체적인 기능이 여전히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고려대 교육학과 김성일 교수는 “기억은 사건이나 지식에 대한 서술기억, 축구공을 차거나 젓가락질을 하는 절차기억 등으로 나뉜다”고 말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정재승 교수는 “서술기억은 특정 영역에 저장돼 있지만 절차기억은 좀더 교묘한 형태로 저장돼 있어 한번 익히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영화 ‘롱키스 굿나잇’의 주인공은 아직 서술기억이 남아 있는 경우며 많은 기억상실증 환자들이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영화 ‘페이첵’에서는 뇌의 특정 신경세포를 제거해 기억을 지우는 장면이 나온다. 강원대 심리학과 강은주 교수는 “기억은 한군데가 아니라 뇌의 여러 부분에 네트워크로 분산 저장돼 있다”며 “컴퓨터처럼 뇌의 특정 부위를 제거해 특정 정보를 지우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특히 오래된 기억일수록 단단하기 때문에 지우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잃어버린 기억찾기

머리 부딪히면 기억이 되돌아올까

드라마를 보면 기억상실증에 걸린 환자가 종종 머리에 충격을 받고서 기억이 돌아온다. 기억상실을 고치기 위해 일부러 머리를 세게 때리기도 한다. 과연 이런 방법이 효과적일까.
정신과 의사들은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영국국립병원 신경정신과 살리에 박센데일 박사는 이런 장면에 대해 “다리뼈가 부러진 사람이 다리를 다시 다친다고 좋아지는 경우가 있는가”라고 미국 과학잡지 ‘디스커버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박센데일 박사는 “기억상실증을 다룬 영화 60편을 분석한 결과 많은 장면이 부정확하다”며 “실제 환자가 자신의 이름 등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경우는 드물며 새로운 기억을 잘 간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물고기가 현실에 가장 많은 사례라고 한다.
그러나 옛사랑과 주고받은 반지를 보다 기억이 떠오르는 장면 등은 비교적 사실적이다. 서울대 이경민 교수는 “아직 검증된 바는 없지만 연상작용을 이용한 기억 인출 연습이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억상실증 드라마와 영화의 가장 큰 오류. 이들 드라마만 보면 기억상실증이 자주 일어나는 정신병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억상실증은 실제로 매우 드문 정신질환이다. 기억상실증의 남발이야말로 상당히 비과학적인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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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멸치 150그램, 슬라이스 아몬드 50그램
 
조림장
간장 1작은술, 설탕 2큰술, 와인 1작은술(정종이 없어서 ^^),
물엿 3큰술, 고춧기름 3큰술, 생강즙 1작은술
 
 
계량해둔 멸치와 슬라이스 아몬드
 

 
오븐팬에 좌르륵 멸치와 아몬드를 깔고 오븐에 넣어요~
 
 
만들기
 
1. 먼저 멸치와 슬라이스 아몬드를 170도씨로 예열된 오븐에 넣어 10분정도 구워요.
 
2. 조림장을 팬에서 끓이다가 멸치와 아몬드를 넣어 볶는다.
 
3. 조림장이 없어지면 불끄고 통깨넣어 버무려요.
 
4. 넓은 팬에서 다 식힌후에 통에 보관한다.
 
tip. 조림장은 금방 끓기때문에 거품이 생기기 시작하면 멸치와 아몬드를 넣어
멸치와 아몬드에 조림장이 잘 섞이도록 한다.
 
 
 
오븐에서 꺼낸 멸치와 아몬드를 끓인 조림장에 섞어서 식히고 있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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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3(시스의 복수)의 개봉이 다가오길레, 미처 보지 못했던 2를 찾아보았다.

요다의 칼질과 포스... 매우 서프라이즈~
제다이가 떼로 나오는 장면도 처음 보고, 제다이가 픽픽 쓰러지는 것도 처음 본다.
세이버의 화려한 광택만큼이나 시원스런 장면이 많은데, 옛날에 봤던 스타워즈4,5,6만큼의 감흥은 없다.

웃기게도 지금 4,5,6을 보면 더더욱 재미없다. ㅡ.ㅡ;

그떄의 재미는 그때에만 유효한 것이다.
추억의 가치가 시간에 절대적으로 의존되고 있다는 느낌.

재미있는 것은 팔 네개 달린 외계인과의 포옹하는 장면에서 나머지 두 팔로 바지를 끌어당기는 설정이나
변신하는 암살 외계인의 진짜 얼굴을 추적씬에서 잠깐 보여주는 등
살짝살짝 보여지는 각 장면들을 그냥 흘려보내지는 않는 점이다.

배경에서 끊임없이 어떠한 행위, 사건, 물건들의 변화가 있다는 것. 일단은 눈이 즐겁다. 숨은 그림찾기 처럼.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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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와 타카오 주연의 액션영화.

사람이나 짐승을 닥치는 대로 잡아 먹는다는 텐구라는 소재가 눈길을 끌었다.
인간이 아니며 불사신과도 같은 싸움의 신인 "아라가미(荒神)"라....
혹시 공포영화? 

황당하게도 아라가미는

미-야-모-토 무-사-시... 흐흐

하이랜더의 주인공처럼 불사신이라 사는게 지겨워서, 자신을 죽여줄 제대로 된 사무라이를 맞아 싸우고,
자신의 후계자(아라가미)에게 기쁘게 죽임을 당한다는 내용.

간절히 죽기를 원했지만, 사실은 불사와 무패의 간절한 욕망의 아이러니겠지.
오사와 타카오의 마지막 오버스런 얼굴 표정처럼 상당히 썰렁한 영화.

그나마 볼만 했던 부분은
영화의 끝에 쯤에서 불꺼놓고 칼질하는 장면. 거의 나이트 클럽의 조명효과와 비슷한데 꽤 감각적이다.

그래도 재미없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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