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프와 내가 믹스해서 나온 우리 딸이 커가는 모든 모습을 디지털화 하고 싶은 생각이 가끔 든다. 완성도와 예술성이 만점에 가까운 딸의 성장이 마치 나의 업적인냥 마냥 뿌듯하기만 하다. 외제차도 아니고 명품백도 아닌데 대외적으로 자랑스러운 이 정체모를 뿌듯함은 대체 뭐지. 우리가 더욱 다정할 수록 세상의 중심은 우리 딸이 된다는 위대한 착각 속에 허우적 거려도 좋다. 그냥 좋으니까.
그냥 좋다는 건 이유를 찾을 필요도 없고 찾을 수 없다는 점에 있어서 신앙에 가깝다.
나의 신앙, 나는 그녀의 절대자이자 순한 양이다.
20개월 된 그런 딸이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궁금한 것을 보았을 때 - "이거 모야~아"
하고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거나 제지 당할 때 - "(허리를 활 처럼 휘며) 이게 모야~앙"
이다.
둘 다 답을 원하는 말이다.
하나는 대상에 대한 정체를 밝히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행위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요구하는 것이다.
- JTBC와 손석희의 믹스는 JTBC를 가장 좋아하는 방송사로 만들어버렸다.
손석희가 뭣하러 JTBC 따위에나 갔을까 싶었는데....
(아 히든싱어도 열심히 보고 있다.)
그 좋은 손석희가 뉴스마저도 좋게 만들었다.
재료가 신선하다고 음식까지 맛있으란 법은 없는데 그런 믹스에 놀랐고 솜씨에 경탄했다.
수신료가 아까운 지상파 뉴스에서는 날씨와 근본을 속일 수 없는 박여사의 하나마나한 소리를 들려주느라 엄청 바쁘신데 말이다.
(이름도 비호감인 MBN은 TV조선의 아성을 깨려고 무지 노력하는게 보인다. 정말 가래를 끓게 한다. 나름 저쪽도 경쟁체제......... )
반면에 JTBC뉴스는 언론이라면 당연히 해야할 두 가지 질문.
'이거 뭐야~아'
'이게 모야~앙'
확실하게 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TV 뉴스다.
한번 보면 빠져드는 차이와 깊이라는게 있다.
- 국가가 하는 일이라면 마냥 좋아라하는 이들에게 들리지 않는 말들이 넘쳐난다.
그것을 하나하나 모으는 일을 누군가는 하고 있고, 누군가는 경청하고 있다는 점은
철도 민영화 사태의 다른 한 면이다.
뭐가 우리 삶을 불편하게 하는지 진짜 고민을 언제쯤 할 수 있을까.
파업때문이거나 공기업 직원의 월급 때문일리가 없다.
기만이다. 빈 틈없이 채워진 이 나라의 모든 기만들 때문이다.
모르거나 알면서도 화살을 그곳으로 돌리는 짓은 타인에 대한 우리 사회에 대한 명백한 유죄다.
내 마음의 빨갱이 구분법이라던가 내밥그릇개밥그릇 자본주의를 복창하는 이들이 사는
세상과 어떻게 섞여서 살 수 있을까
그런 세상에 귀한 우리 아들 딸들이 그 쪽을 버리던가 스스로를 버리는 것을 선택하는 일은
참으로 힘든 일임을 모르는 것이 진정 안녕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
국가조차도 지켜주지 않는 노동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눈물겨웠을까.
민노총이 털리는 날.... 아련하게 전해져왔다.
다시 한 번 감사와 짜증을 한데 모아
(허리를 뒤로 한껏 꺽어) 이게 뭐야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