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Tech? Oh, NO!
2005년 08월 12일 | 글 | 김상연 기자 ㆍdream@donga.com |
 

나노입자가 혈액 내 적혈구 표면을 뚫고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한 그림. 나노입자가 세포 안에 침투하면 DNA에 변형을 일으키는 등 다양한 스트레스를 가해 세포 자살을 유도할지 모른다.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인체 면역세포가 이를 감지해 없애기도 어렵다. 사진 제공 포어사이트 나노테크 인스티튜트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입자’가 뇌를 파고들어 종양을 일으킨다. 세포 속을 뚫고 들어간 나노입자는 DNA를 부수고 세포 자살을 유도한다. 나노 관련 공장 주변 지역이 오염돼 주민들이 병에 걸린다….

과연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질까. ‘나노로봇이 몸속을 돌아다니며 암세포를 제거하는’ 장밋빛 시나리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미래일 것이다. 그러나 미래기술의 선두 주자인 나노기술이 환경과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미국에서 공식 보고서로 나왔다.

특허청 정현진 심사관은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열린 ‘기술과 환경적 건강: 나노기술의 의미’ 워크숍의 결과 보고서를 분석해 최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나노기술은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원자나 분자를 자유자재로 조작해 신물질을 만드는 첨단기술이다.

몸속 나노물질 98%는 배출되고 2%는 중금속처럼 쌓여

나노기술의 부작용 중 하나는 나노물질이 중금속처럼 쌓인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몸 안에 들어온 나노물질의 98%는 48시간 안에 배출되지만 나머지 2%는 몸의 각 기관에 쌓이게 된다. 이 중 독성이 있는 나노입자가 치명적이다. 나노입자는 너무 작아 인체의 면역세포가 제거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축구공처럼 생긴 나노입자 ‘풀러렌’은 빛을 쬐면 독성을 갖고 있는 활성산소를 만든다. 활성산소는 DNA를 손상시켜 암 등 질병을 일으키곤 한다. 또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나노입자들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면 심한 스트레스를 일으켜 세포 자살을 유도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듀폰 연구소의 데이비드 워하이트 박사는 이산화티타늄, 탄소분말, 디젤입자 등 몇 가지 나노입자는 크기가 줄어들수록 염증을 유발하는 등 독성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텍사스대 연구팀이 탄소나노튜브를 용액 형태로 쥐의 허파에 주입하고 90일 동안 관찰한 결과 높은 독성이 나타났다. 미국 로체스터대 의대 권터 오베르되스터 교수도 지름 20nm의 미세입자를 쥐에게 15분 동안 호흡하게 한 결과 4시간 내에 죽었다. 그러나 6배 이상 크게 만든 입자를 흡입시켰을 때는 쥐가 죽지 않았다.

나노입자는 더 큰 물질에 비해 세포나 몸속 기관을 자유롭게 뚫고 지나간다. 대표적인 것이 뇌다. 원래 뇌는 독성 물질이 뚫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단단한 울타리가 쳐 있다. 그러나 오베르되스터 교수팀이 지름 35nm인 탄소입자를 쥐에 흡입시켜 관찰한 결과 하루 뒤에 뇌의 후각 부위에서 검출됐다. 나노입자는 신경세포를 통해 뇌에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 물질이 독성을 갖고 있다면 뇌에 치명적이다.

나노기술 위험성 대비해야

아직 실험결과가 많지 않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보고서는 나노기술의 밝은 미래뿐만 아니라 위험성도 함께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환경 전문가 발버스는 “DDT 등 기술 발전이 환경 파괴를 일으킨 사례는 적지 않다”며 “나노물질을 생산하기 전에 독성 시험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가 나노기술에 대한 영향 평가에 400만 달러(약 40억 원)를 쓰는 등 각국이 ‘나노의 두 얼굴’을 조사하고 있다.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 이조원 단장은 “아직 국내에서 관련 연구가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나노기술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연구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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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만날 수 있을까
2005년 08월 14일 | 글 | 강석하 / 인터넷 과학 통신원 충북의대 기생충학교실 연구원ㆍscattrev@hanmail.net |
 

수천억개의 별을 가진 은하가 수천억개인 점을 생각하면 지구와 유사한 행성이 어딘가에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무더운 여름, 잠시 더위와 일을 잊고 시원한 파도소리가 들리는 백사장에 누워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상상만으로도 설레지 않나. 이런 낭만적인 상상의 연장선에서 누구나 한번쯤 ‘혹시 저 별 어딘가에 누군가 살고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봤을 것이다.

지난 달 과학잡지 사이언스가 선정한 향후 25년 내에 맞닥뜨리게 될 과학계의 25가지 문제 중에는 ‘우주에는 우리뿐인가?’라는 문제가 포함돼 있다. 사이언스는 지구 외 행성에 지적인 생명체가 존재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우리가 그들을 만나게 될 지를 생각해야한다고 말한다. 한 술 더 떠 운이 좋으면 25년 내에 외계의 지적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지도 모르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외계 생명체를 발견하려는 가장 큰 시도는 전파를 통해 외계의 지적인 생명체가 보냈을지 모르는 신호를 찾는 SETI(Search for Extra 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로 45년전에 시작됐다. 현재까지 특별한 신호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SETI는 많은 일반인들과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생물학자들은 다소 회의적이다.

생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외계 지적 생명체를 발견할 가능성은 다음 두 질문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외계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와 ‘우리가 그들과 교신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이다.

외계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일반인에게 ‘외계 생명체’를 말하면 대개 인간과 같은 지적 생명체를 떠올린다. 하지만 생물학자들이 생각하는 ‘외계 생명체’는 자신을 복제하는 능력을 가진 분자 복합체다. 생물학자들은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생명체가 외계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과학자들이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할 때는 이런 의미의 생명체를 말한다.

실제 특정 조건에서 분자들이 생명체로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 과학자들에 의해 제안됐다. 지구를 예로 들면 생명체가 등장하기에 적합한 상태가 된 것은 38억년전으로 추정되며, 최초의 미생물은 35억년전부터 나타났다. 약 3억년 사이에 생명체가 탄생한 것이다. 따라서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행성이 많다면 생명체를 잉태한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

지구인과는 다르지만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외계인이 등장한 영화 ET의 한장면.
두번째 질문으로 넘어가보자. 우리가 외계인과 교신하려면 외계 생명체가 지능을 갖도록 진화해야 한다. 생명의 출현이 곧 지적인 생명체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일까.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지적일수록 더 좋다(Smarter is better)"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작고한 20세기의 다윈이라 불리는 에른스트 마이어는 높은 지능을 갖는 것이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세이건의 주장을 비판했다. 그는 세이건의 말이 옳다면 현재까지 지구상에 출현했던 약 10억 종의 생물들 중에 높은 지능을 갖는 생물이 수백만 종이 돼야 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또 그는 동물계에서 눈의 진화가 독립적으로 40번 이상 일어났고, 반딧불이와 같은 생물발광의 진화는 독립적으로 26번 이상 일어났다며, 고도의 지능이 눈이나 생물발광처럼 보편적으로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는 특성이라면 지능 역시 다양한 계통에서 여러번 진화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능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생명체의 보편적 특성이 아니라 아주 특수한 예외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뇌는 굉장한 사치품이다. 신생아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60%가 뇌에 사용된다. 인간이 어떻게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뇌를 갖도록 진화했는지는 현재 진화생물학자들이 골몰하는 문제 중 하나이다.

또한 진화생물학자들은 진화는 어떤 정점을 향해 발전해가는 것이 아니라 단지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애초에 인간처럼 고도의 지능을 갖도록 진화해야할 이유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단지 그렇게 될만한 환경에 놓였기 때문에 현재의 인간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다.

20세기의 다윈 에른스트 마이어 박사
따라서 문명을 이룰 정도의 지능을 갖도록 진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더욱이 그들이 우리와 교신하려면 전파를 이용해야 하고, 지구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야 하며 적절한 시기에 전파를 보냈어야 한다. 그들이 100년 전까지 전파를 보내다 멸망했다면 우리는 그들의 메시지를 포착할 수 없다.

마이어는 이 모든 확률을 계산해보면 SETI를 통해서 외계인과 교신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생물학자인 마이어는 여기에 더해 가능성도 없고 실용성도 없는 외계 생명체를 찾는 데에 쓸 돈을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열대 우림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생물들을 연구하는데 써야 한다고 비판했다.

사람들은 외계인의 존재여부에 관심이 높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우주전쟁’에서 외계인이 잔혹한 살인마로 그려졌다. 반면 외계인을 추종하는 라엘리안이라는 단체도 있다. 우리가 외계인을 만날 가능성이 생물학자들은 희박하다고 얘기하지만 밤하늘의 별을 보며 저 하늘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외계인을 상상하는 일까지 막을 순 없다. 한 편의 연애소설처럼 저 하늘 어딘가에서 우리를 애타게 찾고 있는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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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5-08-15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만나는 것'은 어렵다 해도 단 한번만이라도 '발견' 혹은 '교신' 하는 것은 언젠가 가능하지 않을까 꿈꾸어 봅니다.

현실적으로는 에른스트 마이어 박사의 지적이 맞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SETI에는 돈이 얼마 들지 않는걸로 알고 있거든요.

아레시보 망원경에서 전파를 탐지하는 것은 다른 연구용으로 탐지하는 전파를 곁다리로 얻어서 분석하는 것이고, 자료의 분석은 세계 몇십만명의 개인 컴퓨터를 이용해서 하니까요.
아마 돈은 이런 자료를 보내고 받고 하는 작은 서버 관리비만 들 것 같습니다.
그마저도 비용의 대부분을 일반인들의 기부에 의해 운영되고 있구요.
이정도도 아깝다고 하는 것는 너무 삭막하지 않을까요? ㅜㅡ

헤헤... 개인적으로 SETI 자료 분석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교신, 아니 외계 전파를 한번만이라도 수신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라주미힌 2005-08-16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인간의 수명이 100년도 안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죠.
 

질문

사리가 뭐 돌처럼생긴것가튼데 자세히 간단하게 알기쉽게 아리켜 주세요~

답변

ineedxxxxx (2004-02-22 16:02 작성) 
 
수행을 많이 하신 분의 몸에서 나오는 수행의 결정체 같은 건데요.

이번에 서옹큰스님 다비식때 신비로운 사리출현이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넣지 않고 밀봉해서 묻어둔 항아리에 사리가 출현한 것이죠.

이것은 현대과학으로는 풀기 힘든 신비로운 일인데.
어쩌구 저쩌구...
양의 성질을 가진 수행의 힘이 삼매의 불로 타오르는 다비과정에서 음의 기운을 찾아 들어가게 되고 항아리 안에 있는 물을 만나는 순간, 순식간에 응결되어 명당수 안의 사리로 나타난 것입니다.
어쩌구 저쩌구...

 
 
내용 추가 다른 의견

 
redxxxx
2005-08-14 01:51 화장터 가서 화장하는 사람한테 물어봐라...웃는다...ㅋㅋㅋㅋ
<------------------  너무 현실적이고 시니컬한 흐흐
 
hunxxxxx
2005-08-14 00:48 다른의견  선생님들도 화장하면 사리가 나온다던데... 그래서 저희 학교 쌤이 그러는데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화장하면 사리가 나온다더군요 침이랑 관련이 있는건가? =ㅁ=
<---------------- 참 상상력하고는.. 흐흐
 
qkrgxxxxxxxx
2005-08-13 23:21 사리는 요로나 담낭 등의 결석이 아니고요.. 그냥 매장하면 안생기고요... 고온에서 화장할 때 리튬(Li)을 비롯하여 티타튬, 나트륨, 크롬, 마그네슘, 탈슘, 인산, 산화알루미늄, 불소, 산화규소 등이 뭉쳐서 생깁니다....... 화장장의 온도와 원소들의 구성비가 중요합니다....원소에 따라 사리의 색깔 과 크기 형태가 달라 집니다...일부 나라에서 이걸 만들어 유골함에 봉안하는 것이 유행이죠....우리나라도 이 시스템 도입되었습니다.... 가족유골을 사리로 만들어 보관할 수 있는 거죠....
<---------------가장 그럴듯...
 
chuxxxx
2005-08-13 23:20 화장터에서 일반인의 몸에서는 사리가 안나오는 이유는 사리를 추가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ㅡ,.ㅡ;;;
<--------------- ㅎㅎㅎㅎ  언어의 유희를 아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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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정해진 정답은 없다. 더 많은 사람이 선택하면 그것이 정답이다. 인터넷을 활용해 옳고 그름이 다수결로 결정 나는 세상이 오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기업 구글은 최근 ‘구글 번역’(translate.google.com)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사이트에 “유엔은 소말리아 파병을 결의했다”는 한국어 문장을 입력했더니 “U.N. resolved a Somalia dispatch of troops”라는 문장으로 번역했다.

정확한 번역인 “The U.N. made a resolution to dispatch troops to Somalia”와 비교할 때 약간 틀리지만 영어권 사람들이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이 번역기를 만든 구글 직원들은 한국어를 전혀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해답은 인터넷에서 ‘다수결의 원칙’을 활용한 데 있다. A라는 문장이 어떻게 번역됐는지를 통계적으로 조사해 ‘B’라는 번역이 가장 많으면 ‘A는 B’라고 번역하는 방식이다.》

○ 옳고 그름의 기준이 바뀐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세상에는 미리 정해진 ‘정답’이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런 믿음이 인터넷 때문에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많은 사람의 생각을 모아 정답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

구글 번역은 권위 있는 외국어 전문가들이 만든 번역기보다 효용성이 높다. 미리 번역 방식이 입력된 번역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글은 지금까지 이루어진 수많은 번역을 조회해 빈도가 가장 높은 경우를 올바른 번역으로 채택한다. 유엔회의록 원본과 번역본을 사용해 통계를 내면 모든 언어를 다 번역할 수 있다. 표본이 많을수록 정확도는 더 높아진다.

한국의 인터넷 기업 NHN의 ‘네이버 지식검색’은 “모르는 게 있으면 네이버에 물어보라”는 신조어(新造語)를 만들어냈다. 이 서비스는 누리꾼(네티즌)이 질문을 하면 다른 누리꾼이 답을 올려 가장 ‘그럴싸한’ 정답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답이 틀리면 다른 누리꾼이 지적해 좀 더 나은 답으로 고쳐지고 여기에 다른 의견이 덧붙여져 더 나은 답으로 변해간다.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신뢰성은 높아진다.

○ 정답은 다수결에 따른다?

다수결의 원칙이 늘 옳은 건 아니다. 다수결을 무조건 적용하다보면 진리가 왜곡되거나 옳은 소수 의견이 묵살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터넷이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해 준다고 지적한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黃相旻) 교수는 “구성원이 적은 집단에서는 틀린 지식이 확산될 수 있지만 수백만∼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오류를 지적하는 사람이 반드시 나타나므로 올바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인터넷 기업 온켓의 허진영(許振榮) 이사는 “인터넷에서는 다수의 의견이 모여 지배적인 의견이 되지만 소수의 의견도 공존한다”며 “소수 의견이 ‘기록’으로 살아남아 동의를 늘려가면서 다양성이 보장되는 게 인터넷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여전히 반론도 가능하다. 표본이 많을수록 ‘다수의 의견’이 진실에 가까워질 가능성은 높지만 과연 모든 진실이 꼭 ‘다수’에 있는 것인지, 한발 더 나아가면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진실이 과연 있는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논란이 남기 때문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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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8-1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왓 재밌다

라주미힌 2005-08-1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망 알고리즘하고도 비슷한 구조네요...
 

연극배우는 왜 얼굴(두상)이 클까?



TV 탤런트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작지만 연극배우 중에는 ‘얼큰이’가 많다.

영화 ‘올드 보이’로 뜬 인기 연극배우 오달수 씨가 대표적인 예. 그가 2004년 유지태와 연극 ‘해일’에 출연했을 때는 “어깨는 지태가 2배, 얼굴은 달수가 2배”라는 농담 같은 진담도 나돌았다. 연극계에서 유명한 그의 별명은 ‘(대극장인) 오페라극장 2층에서도 표정 연기를 볼 수 있는 배우’. 사실일까?

“사실이다. 몇 년 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눈물의 여왕’이라는 작품을 했는데 2층 객석에서 공연을 본 사람이 ‘그 먼 곳에서 얼굴을 알아 볼 수 있는 배우는 너밖에 없었다’고 하더라.”(오달수)

하지만 그는 “연극배우에게 큰 얼굴은 단점 아닌 장점”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실제로 ‘큰 바위 얼굴’이 치명적인 TV와 달리 연극은 큰 얼굴이 유리한 장르.

국립극단의 이윤택 예술감독은 “연극에서 발성과 성량이 좋으려면 머리통, 가슴통, 배통이 커야 한다”며 “박정자, 유인촌 같은 명배우들도 (머리가) 다 크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외국 유명 극단들은 아예 두상 크기를 보고 배우를 뽑기도 해 머리가 큰 서양 연극배우도 많다”고 말했다.

분장사 최은주 씨도 “얼굴 면적이 클수록 캐릭터나 표정을 살려 분장으로 표현할 여지가 많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 ‘얼짱’의 주요 기준이 작은 얼굴이다 보니 여자 연극배우들은 큰 얼굴만큼 고민도 크다. 분장 때 젊은 여배우들로부터 최 씨가 가장 많이 듣는 주문 역시 “얼굴 좀 작아 보이게….”

연극배우 서이숙(39) 씨는 “나이 어린 여배우일수록 작은 얼굴에 대한 갈망이 크지만 경력이 쌓이면 무대에서만큼은 연기만 뛰어나면 다른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극하는 여배우 중 광대뼈나 턱을 깎은 경우는 거의 없다.

“연극을 하기 전까지, 아니 연극을 시작하고도 한동안 큰 얼굴이 고민이었다. 내가 왜 이런 ‘천벌’을 받나 싶었고, 캐스팅이 안 돼도 큰 얼굴을 탓했다. 하지만 연기 잘 하는 여자 선배들을 보면서 이젠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당당해졌다.”(M극단에서 가장 머리가 큰 31세 여배우 K 씨)

삶의 희로애락을 다양한 표정 속에 담아내는 ‘얼큰이’들. ‘얼짱’보다 더 멋진 ‘얼큰 얼짱’ 파이팅!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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