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을 중단하소서” 지율스님 28.3kg, 이대로는 사망 불가피
시민종교단체연석회의 단식 중단 호소…자성의 목소리도
입력 :2006-01-16 11:59   김유정 (actionyj@dailyseop.com)기자
▲ 지율스님 ⓒ코리아포커스 김흥구 기자  
천성산대책위원회를 비롯해 천성산을 위한 시민종교단체연석회의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지율스님이 입원 중인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을 방문해 스님에게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대책위 관계자 및 일부 취재진에게 공개된 병실 안에서 지율스님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9층 병실에 누워있는 그는 링거는 꽂지 않았고 의식이 분명한 듯 눈을 뜨고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지율스님은 오히려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어 오랜 단식으로 인한 고통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으나, 얼굴과 팔엔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고 몸무게가 점점 줄어 체구는 마치 어린아이 같아 생명의 불꽃이 점점 꺼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륵사 주지 세영스님은 지율스님에게 “이제 그만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하라는 게 어르신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의견”이라고 전했고 백남석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대표 역시 “스님이 천성산지기인 만큼 스님이 살아야 천성산이 산다”며 건강을 회복하길 기원했다.

이들의 말에 지율스님은 아무 말 없이 두 손을 모으고 합장한 뒤 다시 평온한 표정을 지은 채 천장을 응시했다.

이날 대책위 측은 열흘 넘게 계속되는 지율스님의 단식에 담겨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천성산 공동조사의 정확한 진행상황을 알리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율스님의 주치의인 김영권 중환자실장은 “지난주 월요일엔 스님의 몸무게가 29kg이라고 말했는데 6일 사이에 0.7kg이 감소해 현재 몸무게는 28.3kg”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지율스님은 의사표시를 아직까지 명확히 하고 있지만 혈압과 맥박이 지난주보다 다소 빨라졌고 간혹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 비해 팔에서 시작해 감각 이상이 더 심해지고 있고 물 섭취량과 소변량도 점차 줄고 있다.

김 실장은 “지난번에 스님이 꺼져가는 마지막 빛을 발하고 있다고 비유했었는데, 이 상황이 그대로 지속되면 사망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일 의식이 없어지거나 치명적인 경색이 나타나게 되면 사망하거나 치료 중에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 본인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천성산 공동조사의 경우, 오는 20일 민간조사위원측과 철도공단 간에 공동조사전체위원회가 소집되면 지난해 11월 23일 중단됐던 조사가 재개된다.

현재 현장조사 및 데이터 분석 작업이 거의 완료된 상태며 전문가의 최종 검토를 거쳐 공동조사 보고서는 2월 20일쯤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지율스님이 환경을 걱정하고 스스로 아파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에 대한 공감 없이 흥미위주로 방관하고 있지 않은가”고 물은 뒤 “매 순간이 괴롭고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을 감내하고 있을 스님의 소리 없는 메아리에 우리가 어떻게 화답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천성산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한 뒤 향후 천성산 문제에 대한 학문적, 기술적 양심선언을 받기 위한 (가칭) 천성산 진실센터 운영계획 등을 설명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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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1-16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ㅠ.ㅠ

숨은아이 2006-01-16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