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우려했던 일이 기우가 아닌 일이 된 것을 보니...

아... 반 만년 역사는 단절될 수 없는 연속이란 점을 잠시 잊고 싶어했던 것 같다.

 

전과 40범이 만들어낸 선례가 있었고,

인간백정 쿠데다 세력의 무병장수라는 선례가 있었고,

친일 친미의 뿌리가 대대손손 지배계층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던 선례...

 

역사 청산의 한 발작도 떼지 못한 죗값을 치르고 있는 것이고,

우린 또 다시 머물러 있음으로써 다음 세대가 치르게 될 죗값을 지켜볼 것이다.

이것이 한반도의 신화이고 유산이다.

세련된 훈육시스템과 그들만의 인프라, 게임의 규칙을 뽀개버리는 일이

이런 시스템에서 가능할까. 정말 회의적이다.

 

대중의 메세지는 늘 한결 같다.

밥만 먹여주면 된다.

이것 앞에서는 모두가 무력하다.

근로시간 단축, 임금,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싸웠던 이들의 보람도 느껴볼 새 없이

과거의 노동환경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봐도 그렇다.

유신의 기억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덜 처참했고, 덜 잔인했으며, 덜 폭력적이었던 것 같다.

일제의 착취와 전쟁의 참상이란 더 깊은 상처들이 많았으니까.

보다 나쁜 상황을 늘 옆에 두고 있으면 기준은 늘 그것이 된다.

 

박근혜라는 상황, 우린 또 어떤 기준으로 '점진성'을 논할까.

 

박정희의 망령이 노무현의 망령을 이겼고,

박정희의 뻔뻔함이 노무현의 뻔뻔함을 이겼다.

국가 경제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신자유주의의 추억보다는 강렬할 터,

귀신들 싸움에 산 사람들만 고난하다.

 

확실한 건 적어도 이 땅의 1500만명은 만족하며 살고 있다.

그게 우리의 위안이라도 된다면 좋겠건만...

 

과연? 과연? 과연?

 

평생 목줄을 하던 개의 목에 목줄을 풀어주면 편할까 불편할까.

사람이라고 별반 다를 것 없다.

익숙한 것으로의 회귀, 불안으로의 도피

 

정치는 대중의 불안과 환상만 있으면 충분한 것이니까.

때만되면 시장에서 떡볶이와 오뎅을 쳐먹으면서 난 너희들을 안다고 말하는  

그들의 상상력에 비해 우리가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더 나을 것도 없다는게

이번 선거가 주는 교훈이다.

 

짜증나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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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2-12-20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직 박근혜가 되는건 너무 쪽팔린다는 일념으로 투표했는데...
뭔가 우왕좌왕하던 민주당 선거운동도 짜증나고,
통진당 사태도 울화통이 치밀고,
여하간 이명박은 강을 파헤쳤으니 박근혜는 아버지 처럼 산을 밀건지도 궁금하고 그렇네요.

라주미힌 2012-12-20 09:35   좋아요 0 | URL
투표율만 높으면 문이 된다는 착각은 어디서 시작한건지도 모르겄고,
박근혜를 떨어뜨리자라는 깃발만 달랑 나부끼는 것도 너무 부실했고,
뭘 믿고 문은 안을 밀어내고 '아름다운 단일화'라 말하는지도 의아스럽고..
하여간 이번엔 정책이고 뭐고 고민할게 별로 없었다는게 안좋았다고 봅니다.

가장 존재감 있었던 사람이 난파선 선장인 이정희였으니 -_-;;

산을 깍지는 않을거 같고.. 지하 수백미터 밑에다가 고속지하철 짓는 일이 남았지요..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서울 집중화에 또 한몫 할 것임.

saint236 2012-12-2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선거를 한마디로 평하자면, 죽은 정희가 산 철수를 이겼다가 아닐까요?

라주미힌 2012-12-21 12:28   좋아요 0 | URL
후유증이 커요;;;; 기나긴 암투병 끝에 빈곤의 수레를 다시 끌어야 할 팔자 같은 기구함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