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가정과 사회의 대표성을 갖지는 못하더라도 보편적인 모습을 집약해 놓은 듯 하다.
자녀의 두뇌에 새기는 영어 단어와 빼곡한 학원 스케줄,
조직 사회에서 '非주류', '非육류', '非남근성'의 위상,
돈벌이로 전락한 펭귄 아비,
가부장제의 끝자락에서 바둥거리며 전향을 시도하는 노년층까지...
흡사 숫컷들의 수난 연대기를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사회에서 가장 보호 받아야 할 아이들과
최소한 여성보다는 주류일 것 같은 남성 직장인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
경제축으로 자리잡고도 늘 외로운 기성세대에 이르기까지
늘 중심에 있어도 바깥의 영역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현대인의 불안과 고독을 무겁지않게
말하고자 하는 영화다.
우스꽝스럽지만 그것이 우리 삶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것을 어찌하겠는가.
누구든지 가역적 관계에 놓일 수 있기에
젠더나 연령 같은 기준이 아닌, 살아가는 인간들 모두의 문제로 다룬다.
경쟁과 상하관계의 중산층(?)적 삶에서 모두는 그저 개인이고 누군가를 그리워할 뿐이다.
화해 할 수 밖에 없는 엔딩...
감독이 두 발을 내리고 있는 세계가 동화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 못마땅하지만,
시선이 따스한 것까지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