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곰팡이가 슬어 있는 전화번호들이 꽤 있다.
인맥(?)관리라고는 전혀 안하기에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도 모를 친구나 선후배들의 얼굴이
녹슨 청동마냥 푸르스름하다..
안하다보니 안하게 되는게 인간 관계인지라..
라디오 주파수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 찾듯이 늘 찾아댕겨야 하는게 피곤한건지..
이놈의 게으른 근성은 과거는 과거로 흘려보내는데 재주가 있다.
에이.. 6년 쓴 전화번호 한번 바꿔보자! 대단한 각오를 하고,
오늘 밤에 그냥 스팸문자 보내듯이 두 개의 그룹에 뿌려보았다..
걔중에 13년만에.. 고딩 동창.. 조씨 한테서 연락이 왔다.. 헐..
얘가 군대 간 이후로 연락이 똑 끊어졌었는데, 옆집에 살던 놈마냥 기어나오는기라.
냉큼 전화를 해보니, 툭 튀어나오는 전라도 사투리 -_-;;
(자기도 전화번호 사수하고 있었단다. 휴대폰 번호는 분신이나 다름없고만)
지방으로 일하러 다니면서 고생해서 그렇게 됐다나.
고등학교 수학여행(제주도) 갔다가 그곳 주민인 어떤 아저씨한테서 코가 크다고 극찬을 받던 조...
피부도 아주 새까맣고 ... ㅋㅋㅋ
인천 오면 연락한덴다... 많이 변했겠지...
진짜 보고 싶은 얘들 몇명 있는데.. 얘네들 어디서 찾나..
근데 지금 본다고 예전 친구같을까..
꾸준하게 같이 세월을 걸었어야 했는데... 가끔은 이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