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곰팡이가 슬어 있는 전화번호들이 꽤 있다. 
인맥(?)관리라고는 전혀 안하기에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도 모를 친구나 선후배들의 얼굴이
녹슨 청동마냥 푸르스름하다..
안하다보니 안하게 되는게 인간 관계인지라..
라디오 주파수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 찾듯이 늘 찾아댕겨야 하는게 피곤한건지..
이놈의 게으른 근성은 과거는 과거로 흘려보내는데 재주가 있다. 

에이.. 6년 쓴 전화번호 한번 바꿔보자! 대단한 각오를 하고,
오늘 밤에 그냥 스팸문자 보내듯이 두 개의 그룹에 뿌려보았다.. 
걔중에 13년만에.. 고딩 동창.. 조씨 한테서 연락이 왔다.. 헐..
얘가 군대 간 이후로 연락이 똑 끊어졌었는데, 옆집에 살던 놈마냥 기어나오는기라.
냉큼 전화를 해보니, 툭 튀어나오는 전라도 사투리 -_-;;
(자기도 전화번호 사수하고 있었단다. 휴대폰 번호는 분신이나 다름없고만)
지방으로 일하러 다니면서 고생해서 그렇게 됐다나.
고등학교 수학여행(제주도) 갔다가 그곳 주민인 어떤 아저씨한테서 코가 크다고 극찬을 받던 조... 
피부도 아주 새까맣고 ... ㅋㅋㅋ

인천 오면 연락한덴다... 많이 변했겠지... 
진짜 보고 싶은 얘들 몇명 있는데.. 얘네들 어디서 찾나..
근데 지금 본다고 예전 친구같을까..
꾸준하게 같이 세월을 걸었어야 했는데...  가끔은 이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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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8-11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담하건대 오랜만에 만나도 동창은 한순간에 과거 그 시간으로 돌아갑니다.
우린 30년이 지나서 만났어도 처음에만 쭈삣거렸지 바로 그 시절로 돌아가더라고요.
친구는 오래 묵을수록 좋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8-11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님 다시 연락해보세요.
우리가 앙상한 인간관계들을 회복시킬 방법이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

머큐리 2009-08-11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찾아가는 인간관계가 힘들면 찿아오는 인간관계라도 알뜰하게 ...ㅋㅋ 그나저나 두 그룹에 끼어주어 너무 고맙다는...ㅋㅋ 신규번호 접수했쓰~~

무스탕 2009-08-11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엄니는요 근 40년만에 고등학교 동창 한 분을 우연히 만나신거에요. 그래서 그 아주머니랑 모임갖는 다른 친구분들까지 모두 만나셨죠.
(울 엄니가 타향에서 학교를 졸업하셔서 졸업후에 연락이 안되고 헤어지셨거든요)
그래서 지금 몇 년째 동창분들이랑 만나시는데 그저 좋으시대요.
'이렇게 떨어져 있다 만나도 친구들이니까 하나도 어색한게 없어' 하시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