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이 실종된 날들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기를 쓰고 그 안에서 시간을 내어 비틀어 쥐어짜면 내 정신은 즐거우나 육체는 바스러져간다.

새벽 세 시, 귀가 중 택시가 집 앞에서 유턴을 할 때 바로 옆차선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다가

주차되어 있던 5톤 트럭의 뒤에 차를 부딪히며 반바퀴 돌아서 섰다.

교통사고를 보는 일은 언제고 섬찟하다.

커피 같은것 아무리 마셔봐야 기획안 회의때 멍한 머리로 하품이나 하다가

결국 맘에 드는 아이디어는 생각한 것의 반 밖에 말 못하고 회의 마무리.

토요일에도 또 출근.

결국, 악순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를 쓰며 시간을 내어 비틀어 쥐어짜련다.

나한테 내일이 있다고 그누구도 장담해줄 수 없고, 또한 나한테 오늘밖에 없노라고 누구도 말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판단은 나의 몫.

그래서 나는, 오늘이 언제나 마지막이라고 여기련다.

동시에 내일이 있는게 아니라 먼 미래만 있다고 생각하련다. (사실 이 둘의 간극은 아주 크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05-12-17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 구드님 너무 챗바퀴가 빨리 도는것같죠. 춥지만 하늘을 ㅏ라보세요. 잠깐의 여백이 떠오를 거예요

2005-12-19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슬픔이 그렇게 멀리까지 흘러갔구나.

그렇구나, 나는 슬픈거였구나.

짜증내고 힘들고, 답답해 하던게 결국 슬퍼서 그런거였구나.

더이상 강해지고 싶지도 않고 어떤 다짐도 하고 싶지 않았던 내가

조금은 달라지려고 한다.

슬픈건, 익숙한 체념에서 벗어나는 과정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이 겨울의 슬픔은, 다른 때와는 다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5-12-15 0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15 0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owup 2005-12-15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느낌 알아요. 내 슬픔이 거기까지 갔구나, 하는. 언젠가 저렇게 중얼거린 적도 있는데. 요즘 님 페이퍼는 늘 자기 구두 끝만 바라보며 걷는 아이 같아요. 넘어질 것 같아서 불안해요. 괜찮죠?

이리스 2005-12-16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저 속삭이신님 / 고맙기는... --;
나중 속삭이신님 / 그런건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나무님 / 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난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병원 특진 예약은 생각보다 그리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한 5일 정도였나? 여하튼 오늘이 바로 그 특진날. S 대학병원에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마치 시골 장날처럼 북적댔다. 내과 대기실에 있자니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 평균연령이 65세 정도 되는듯 했다. 후아.. 나 혼자만 젊은..

12시 예약을 하고 갔으나 12시 50분에 겨우 진료를 받았다. 의사가 어찌나 말을 빨리 하는지 나는 한국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몇 마디 못알아들었다. 하지만 의사가 야속하진 않았다. 1시간 가량 기다리면서 얼마나 많은 환자들을 그 시간내에 진료해야 했는지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럴 줄 알면서 찾아온 내탓이려니..했다.

물혹은 대체로 어떤 진료없이 그저 경과를 지켜보는게 통상적이라고 하지만 1년이 지났고 이게 두배 이상 커졌으므로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검사는 15일, 결과는 20일에 나오고 나온 결과를 가지고 다시 진찰 받기로 했다. 훗, 생일 전날에 결과를 알게 되는 군.

진료비는 약 20만 원... 하긴 건강은 돈 얼마를 줘도 결코 살 수가 없으니 진료비에 투덜댈 게 아니지. 나도 그냥 이 물혹이 안커지고 고만고만했다면 동네 내과에 갔거나 어쩌면 아예 안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구두굽 높이 만한 혹이 있다고 생각하니 이게 도대체.. 심지어 불어난 몸무게도 이 물혹 탓을 하게 되니, 병원에 안가는게 오히려 스트레스였다.

어쨌거나 또, 피 뽑아야 한다. 이런... 젠장!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5-12-13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5-12-13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 수술 안할 수 있기를 바랄뿐이죠. -_-; 네.. 님의 서재에 바로.. 흐..

2005-12-13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5-12-13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 둬.... 둬헉!!!!!!

panda78 2005-12-13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알라딘에도 찾아보면 은근히 많을 거 같아요.
저 국민학교 땐 한반에 5명 있었던 적도.. ;;;

물만두 2005-12-13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되시리라 믿어요.

비로그인 2005-12-13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하건데 낡은구두 님의 서재에 처음 와보았고, 오자마자 물혹 이야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모쪼록 잘 되시길 바랍니다. 얼마전 저역시 페이퍼에 아주 공개적으로 밝혔듯이 지병을 하나 얻게 되었고,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다시 다른 병원을 찾고, 그런 일들이 어떤 마음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무서운 이야기들을 잔뜩 듣고 무섭게 기다렸지만 낡은 구두 님은 느긋하게 기다리셨다가 별 일 아니시기를 바래요.

프레이야 2005-12-1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 모쪼록 별일 아닌 걸로 끝나기 바랄게요. 전에 저도 저절로 없어진 적이 있거든요.

이리스 2005-12-13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 으헛.. 그렇군요. --;
만두님 / 넵, 감사합니다.
주드님 / 고백씩이나 ^^ 요. 감사합니다.
배혜경님 / 네, 사실 저절로 사라져주기를 바랄 뿐이죠. -.-

날개 2005-12-14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일 없기를 바랍니다..
대개는 그냥 두어도 된다던데.. 님의 경우도 그런 경우이길..

검둥개 2005-12-14 0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별 일 아닌 거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조마조마하시겠지만 맘 편하게 조금이라도 낙천적으로 생각하도록 하세요.

비연 2005-12-1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일 아니시길...물혹은 여차하면 제거할 수 있으니..넘 걱정마시구요^^

하늘바람 2005-12-1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검사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힘들고 지친답니다. 힘내세요.

이리스 2005-12-1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 ㅠ.ㅡ 네, 그러면 좋겠어요.
검둥개님 / 옙, 낙천적인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비연님 / 네, 감사합니다. ^^
하늘바람님 / 그쵸.. 흑.. 감사합니다.. ^^


진주 2005-12-14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잘 되기를.......^^

2005-12-14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5-12-14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 넵, 감사합니다!

panda78 2005-12-15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뮤지컬 공연장에 최소한 15분 전에 도착하신 후
매표소에서 "알라딘에서 한 뮤지켈 티켓 이벤트 당첨자입니다"라고 말씀하시면
성함과 이메일 주소를 여쭤 본인 확인을 거친 후 입장권을 드릴겁니다.
 
지정된 날짜에 꼭 가셔야하구요,
다른 당첨자분과 날짜를 맞교환하시거나
다른 분께 양도하신 분들은
원래 가기로 하신 날짜의 당첨자 성함과 이메일 주소를 불러주셔야 착오가 없습니다.
(저에게 변경/양도 요청하신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바꿔서 또는 대신 가시는 분들께 꼭 본인의 성함과 이메일 주소를 확인해주세요.
공연사에서 저에게 명단을 받은 후에는 수정이 불가하다고 통보가 왔습니다.
그쪽도 이런 업무를 여러 단계를 거쳐 일하기 때문에 혼선이 온다고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공연 날짜와 시간은 12월15일 저녁7시30분, 16일 저역 7시30분입니다.
장소는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입니다.
 
▶ 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

▶ 버 스
3, 5, 5-1, 12, 13, 20, 25, 113, 361번
-동성고 앞 하차

그럼, 좋은 공연 관람되시기 바랍니다.
 
지기님 말씀. ^^

마늘빵 2005-12-16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방금 치과 갔따왔어. 충치있대. 5천 5백원 냈는데 월욜날 다시 오래. 때운다구. 나중엔 신경치료 해야된대. 그럼 비싸대. ㅠ_ㅠ
 

나의 도피처는 언제나, 변함없이 추억이다.

귀를 틀어막고 나는,

추억으로 들어가 앉아 한참을 보낸다.

누군가 그랬듯, 추억이 없다면 인간은 삶을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의 도피처로서의 추억이, 내 은둔지로서의 추억이 존재하는 한

나 역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몇몇 추억에게, 이 모든 고마움을 전한다.

나 역시 누군가의 추억으로, 누군가의 은둔지로서의 추억이기를 바라며.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주 2005-12-13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추억이 없다면 우린 얼마나 가난한 사람들일까요....^^

로드무비 2005-12-1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시만 들어갔다가 얼릉 나오셔요.^^

물만두 2005-12-13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그래요~

마늘빵 2005-12-13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리스 2005-12-13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 추억만으로 이미 부자, 네요. ^^
로드무비님 / 그럼요. ^^;
만두님 / 우리 그럼 가끔 따로, 같이 들어가요!
아프군 / 흐흐..

하늘바람 2005-12-14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그런데 도피하지말고 여행가요
 

이 정도면 겨울 같지 않나?

동장군께서 요며칠간 겨울 폼 잡으려 애쓰는 듯 살짝씩 제대로 춥다.

미친# 널뛰듯 일요일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 한주도 별 다를 바 없었고 다가올 한 주 또한 그러하리라.

하지만 오늘 나는 3과목의 시험을 치렀고 밀린 레포트 2개를 냈고 제때 맞춰 1개의 작품을 냈다.

이러구러 해서 결국 졸업이란걸 하게 되려나? 아직 졸업과제 심사가 남았으니 알수없지만.

야근과 휴일근무를 안하는 날이 더 적은 직장에 다니며 공부하는게 여간 스트레스 쌓이는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정도 해냈다는 생각이 들자 뿌듯했다. 결과에 상관없이.

사뒀던 보졸레 누보를 조금전에 땄다. 작년에 사둔 크리스마스 장식 전구도 찾아서 방에 걸고 불을 밝혔더니 제법 예쁘다. 말린 파인애플을 안주 삼아 보졸레 누보를 마시는 겨울밤.

기록하고 싶지 않은 삶을 살았던 몇 년이지만, 적어도 오늘 만큼은 기록하고 싶다.

어쩌면 내년에는 아주 오랜만에 다이어리를 쓸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생각을 잠시나마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