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과 서의 차 이야기 한길 헤르메스 1
이광주 지음 / 한길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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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놀이야 말로 놀이 중의 놀이 문화 중의 문화로서 이해하고 싶다. 이것이 이 책에서 동양 차문화의 화두로서 놀이를 내세운 이유이다. 놀이를 본질로 하는 차 문화는 사교의 홍차문화가 감히 넘볼 수 없는 멋스럽고 그윽한 판타지 공간을 우리 앞에 펼쳐준다.차와 차밭을 찾고, 그것이 거둬들인 현란한 문화세계를 편력하는 나날은 참으로 벅찬 정념의 시간들이었다.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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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zaa 2006-04-27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백산맥이던가. 차를 녹차라고 천박하게 부른건 일본놈들이다, 라는 대목이 있어서 어린 마음에 꽤 어리둥절 했었는데. 그럼 뭐라고 구별하지? 하고. 약간은 이거 우리거 최고~ 마인드에서 나온 말 아냐? 라는 생각도 들어.

이리스 2006-04-27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런 구절이 있었구료.. 흠흠.. 우리것이라고 다 최고는 아닌데.. --;;
 
나비와 전사 - 근대와 18세기, 그리고 탈근대의 우발적 마주침
고미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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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탈근대, 18세기라는 새 개의 그물망이 교차되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솔직히 이 낯선 배치 앞에서 나 역시 두렵고 떨린다. 다행히도 근대성의 지층을 탐사할 때는 푸코가, 동아시아 지성사의 심연을 자맥질할 때는 연암 박지원이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두 사람은 지난 10여 년 간 내 공부의 버팀목이었다. 푸코를 통해 근대성이 얼마나 견고한 요새로 둘러싸여 있는지 실감했고, 연암을 통해 그 요새를 돌파하는 것이 얼마나 유쾌한 질주인지를 배웠다.

푸코가 고고학적 탐사를 무기로 근대성의 지축을 뒤흔든 전사라면, 연암은 그 위를 사뿐히 날아올라 종횡으로 누비는 나비다! 진정 그들로 하여 '앎과 혁명'을 다시 구성하는 길 위에 설 수 있었다. 전사가 되거나 나비가 되거나 - 그들이 나에게 열어준 매혹적인 갈림길!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연암과 푸코, 두 사우에 대한 나의 '헌정 앨범' 이기도 하다.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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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와 우키요에, 그리고 에도 시절 - Art 020
마쓰오 바쇼 외 지음, 가츠시카 호쿠사이 외 그림, 김향 옮기고 엮음 / 다빈치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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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누워서 소가 된들 어떠하리, 복사꽃 피었네
- 부손 -54쪽

타버린 숯이여, 예전엔 흰 눈 쌓이 나뭇가지였겠지
- 다다토모
-290쪽

에도 시대의 미술은 도시라는 공간과 서민, 특히 쵸닌들의 문화라는 환경을 중심으로 매우 역동적으로 전개되었다. 미술이라는 현상은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적 지형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것이지만, 에도 시대는 그 생동감과 참신성에서 일본의 다른 시대를 뛰어 넘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키요에와 당시의 문예에 대한 관심과 출판의 성행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마도 에도 시대의 이러한 자생적인 역동성이 일본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유럽의 미술 문화로까지 연결된 측면이었을 것이다. -34-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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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홀릭 1 - 변호사 사만타, 가정부가 되다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4월
구판절판


나는 시계에 중독되지 않았다. 하지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 당신도 시간을 6분 단위로 나눠 산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내 근무 시간은 6분 단위로 계산해 의뢰처에 청구하게 되어 있다. 모두 다 전산화된 타임시트로 처리되어 항목별로 정산된다.

처음 카터 스핑크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내가 하는 일을 분 단위로 적어야 한다는 사실에 나는 약간 머쓱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곤 했다. '6분 동안 내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그럼 뭐라고 적지?'

11:00-11:06 멍하니 창밖 응시
11:06-11:12 길거리에서 우연히 조치 클루니와 마주치는 공상
11:12-11:18 내 혀로 코를 핥는 방법에 대한 탐구 -23-24쪽

엄마는 여자가 남편 성을 따르는 걸 용납하지 못한다. 엄마는 또한 여자가 집에서 요리, 청소, 혹은 타자 연습이나 하며 허송세월하는 것도 용납하지 못하며, 모든 여자들이 남자보다 천성적으로 머리가 좋으므로 당연히 남편들보다 훨씬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것이 엄마의 지론이다.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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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4-21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알라딘에서 주문해서 오늘 받기로 되어있는데, 묘하게 기대됩니다. 소피 킨셀라의 글은 언뜻 허무맹랑해 보이고 비어있지만 반박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거든요. 제게는 그랬습니다.

하늘바람 2006-04-21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그런다고 자기 삶이 그렇게 되는 건 아닌데 우리 시대 수많은 솔로 들이 워커 홀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리스 2006-04-22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 / 가볍고도 꽤 괜찮은 글이죠.
하늘바람님 / 그런가요?
 
햇빛 찬란한 나날
조선희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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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은 우리를 구원한다. 진정 새로운 것이 아닐지라도 새롭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 망각의 힘이다. 하지만 그 기능은 선택적이어서 행복의 기억은 흔적도 없이 거둬가면서 불행의 기억들은 조각들을 남겨두곤 한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새벽에 깨어난 부지런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창밖에서 들려오는 대신 내 안에서 밤새 잠들지 못한 회한과 자책의 기억들이 일제히 달려든다. 친구를 상처 입고 떠나가게 만든 무지와 어리석음. 행운으로 시작해 불운으로 막을 내린 몇 가지 모험들. 단순한 실수에 과도한 수모.-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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