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城) - 김화영 예술기행 김화영 문학선 4
김화영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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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어갈 때면 종종 상상해 본다. 매 순간 내 몸이 허공 속에서 꼭 그 용적만큼만 차지했다가 다음 순간 또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순간적으로 비워놓은 내 몸의 용적만큼과 허공과 그 허공의 연속인 터널을 상상해본다. 여행은 그 터널 속에 내 심신과 열망, 그리고 삶에 대한 사랑을 가득가득 채우면서 흐르는 일이다.

이렇게 흐르며 세상과 사람을 바라볼 때 어여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며 또한 그 어여쁜 뒷모습 애틋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무엇보다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말해야 한다. " 이 땅 위에 살아서 저것들을 바라본 이는 행복하여라(Heureux celui des vivants qui a vu ces choses)."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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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의 알제리 기행 - '바람 구두'를 신은 당신, 카뮈와 지드의 나라로 가자!
김화영 지음 / 마음산책 / 2006년 5월
품절


본다는 것은 나의 존재와 대상의 존재에 대한 긍정이요 믿음이다.
본다는 것은 존재함이요 그 존재함의 행복감이다.
그것이 바로 '이 땅위에서 본다는 것' 이다.
-66쪽

그곳에는 무겁고 틈새 하나 없는 거대한 침묵이 - 어떤 저울의 균형과도 같은 그 무엇이 지배하고 있다. 새들의 비명, 구멍이 세 개 뚫린 피리의 고즈넉한 소리, 염소들이 바스락 거리며 발을 옮겨놓는 소리, 하늘에서 울려오는 어렴풋한 소음, 그 하나하나가 다 그 장소의 침묵과 황폐함을 만들어내는 소리들이었다. - 알베르 카뮈 -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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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계절 - 양극화 세계에 희망을 말한다
월레 소잉카 지음, 이완기 옮김 / 루비박스 / 2006년 3월
절판


"오늘날 인간의 심리 속에 스며드는 공포는 무엇보다 인간 자아와 의식 속으로 파고 들어와 자존심을 훼손시켜 결국 내면의 존엄성을 앗아가는 자기 이해능력 상실로 귀결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존섬엇은 오늘날 국가, 유사국가의 폭력, 그리고 종교의 수사학적 광기가 강제하는 굴욕의 반 테제다.

소잉카는 개인 차원에서 분 아니라 국가와 세계 차원에서도 존엄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잉카는 굴욕을 강제하는 현실의 정치학과 그 대안에 대한 탐색을 늦추지 않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에 대한 소잉카의 개입과 유엔의 책무와 유엔 산하 문명간대화외원회 같은 국제기구들의 역할에 대한 강조는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있다. 소잉카의 폭넓고 균형적인 시각은 오늘날 국제 정세와 인간 조건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005년 3월
옮긴이 -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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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라도 좋다 이 지독한 삶이여, 다시
도다 세이지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3월
구판절판


중학교 때 철학책에선 섹스를 작은 죽음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오르가즘을 작은 죽음이라고 합니다. 왠지는 모릅니다. 마침 그 무렵 같은 반에 어떤 병을 앓고 있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병은 혈액이나 섹스에 의해서만 감염되므로 보통 생활을 하는 덴 지장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아직 편견과 차별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녀가 왜 굳이 힘들여 학교를 나오는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나는 멀리서 바라보곤 했습니다.

대학에서 알게 된 다른 아이도 같은 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충분한 지식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친구들로부터 보호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병을 앓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병을 앓고 있는 사람 특유의 강인함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은 그녀의 집에서 자던 날 밤이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차별에 괴로워하지 않던 그녀의 눈에는 죽음이 명확하게, 명확하게 보였던 것입니다. 5년 후에 그녀는 죽었습니다. 중학교 때의 그녀와 대학 때의 그녀, 어느 쪽이 더 행복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나에게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키스도 합니다. 섹스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거의 100% 감염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늘 어떤 종류의 각오를 합니다. 이 일로 인해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다라고 말이죠. 우는 것은 이런 내 자신이 기쁘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때 처음 나 나름대로 작은 죽음을 이해했습니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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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9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워커홀릭 2 - 변호사 사만타, 가정부가 되다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4월
구판절판


그녀는 일생일대의 실수란 없다는 사실, 인생을 망치는 일이라는 것은 없다는 사실, 알고 보면 인생은 무척이나 회복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터득한다. 사만타는 스물아홉이다. 어디든 갈 수 있고뭐든 할 수 있는 나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걱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고무처럼 회복력이 뛰어나니까. 충분히 사랑스러우니까. 그녀는 이제 서두르지 않을 거니까.

참고로 서른아홉도 그런 나이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뭐든 할 수 있으며 어떤 존재든 될 수 있다. ^^
2006. 4 옮긴이 노은정
-319-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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